<1983년 중국 민항기 불시착의 진실 등이 담긴
한 전투조종사의 용기있는 고백과 자전적 기록>
6·25 한국전쟁 중에 태어나 폐허가 된 어려운 환경에서 스스로 개척하며 성장하고, 전투조종사가 되어 33년간 영공을 수호한 예비역 대령 임종국의 자전적 기록이다. 한 사람의 기록이지만 책은 시대적으로 격변하는 역사의 한복판을 마주했던 삶이었던 만큼 개인사 이전에 세상의 흐름과 변화를 보여준다.
책은 구체적으로 1983년 온 나라를 긴장 속에 몰아넣었던 중국 민항기 춘천 불시착 사건 당시 직접 임무를 담당했던 조종사로서 그에 얽힌 이야기와 드러나지 않았던 진실을 밝히고 있다. 또 책은 저자 자신이 개발한 여러 건의 창안이 뛰어난 직무발명으로 인정받고 채택되었음에도 제대로 이용되지 못하거나 형식적 도입에 그치고 도용되는 등의 군의 비효율적 체계와 예산 낭비의 문제를 잘 알려주고 있다.
독자는 전투조종사라는 저자 개인의 흔치 않은 경험과 군인으로서 최선을 다한 흔적을 통해서 우리의 시대상을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늘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우리 군의 모습과 실상을 접할 수 있다.
<최선을 다할 때 강한 군대라는 신념으로 이룬 발명>
저자는 33년의 군 생활 중 한직이라며 모두가 기피하는 곳에서 대부분 임무를 수행했다. 군인 각자가 자신의 직무에 최선을 다할 때 강한 군대가 된다는 신념으로 자신 스스로 언제나 맡은 자리에서 노력을 다해 왔던 저자는 어떤 보직이든 조직에서 자신이 걸어야 할 길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고 전임자들이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냈다. 그런 그에게 한직은 임무의 중요도와는 관계가 없고, 단지 남들이 알아서 챙겨주지 않는 자리일 뿐이었다.
저자의 노력은 끊임없이 효율적 전투기 관리와 방어체계 등을 고민하게 했고, 고민의 결과는 군 전력을 향상할 수 있는 직무발명으로 이어졌다. ‘과학적인 탐조등 운용방법’, ‘8방향 구역화망사격절차’, ‘컴퓨터를 이용한 저고도 대공방어작전 체계구성’ 등이 그러한 곳에 근무하면서 땀 흘려 이룬 결과이다. 뛰어난 직무발명 등으로 채택된 그러한 결과물은 군 내부에서 제대로 이용되지도 못했고, 저자의 공적(功績) 역시도 제대로 된 평가는커녕 심지어 그의 곁을 떠나 다른 곳에 가 있기조차 했다.
이는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군이 다른 요소를 우선하다 보니 빚어진 결과였고, 이러한 일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저자가 펜을 들어 기록하고 이 책을 펴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진실이 숨 쉬는 사회를 꿈꾸며 용기를 내어 쓴 책>
저자는 책을 펴낸 배경에 대해 이렇게 밝히고 있다.
“거짓으로 만들어지는 역사는 신뢰가 무너지는 거짓 사회를 생산해낼 뿐이다. 그때 있었던 사실을 그대로 엮어서 이러한 일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현재 나에게 주어진 임무라고 생각한다. 진실(眞實)이 살아 숨 쉬는 사회, 신사도(神士道) 정신이 우뚝 서 있는 사회를 이루는데 이 책 한 권이 작은 밑거름이 되어주길 바라며 용기를 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