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들극장이란?
배리어프리(barrier-free) : ‘장벽을 없앤다’는 뜻으로 고령자나 장애인들도 동등한 권리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건축학 용어로 시작되었다. 사회적 운동으로 퍼졌고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장애인을 위한 배려 서비스를 하는 영화나 공연 등 문화 분야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용어다. 그런데 이 용어는 일본과 우리나라 외에는 세계적으로 점차 사용을 지양하고 있고, ‘유니버설 디자인’ 등 새로운 용어로 대체 되어가고 있다. 배리어프리라는 말의 개념과 그 실천들은 장애를 없애는 데에만 한정 짓는 발상적 한계 문제가 지적되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장애를 강조하거나 은폐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가운데 ‘유니버설 디자인’ 등의 개념은 ‘장애’를 ‘정상’의 바깥이 아니라 ‘보편’의 범주 속에 포함시킨다는 면에서 차이가 있다.
보들극장 : 앞서 설명한 배리어프리란 용어가 갖는 한계는 물론 발음과 표기도 제각각인 이 낯선 단어에 대한 우리식 용어가 필요했다. 지은이와 함께 일하는 이들이 장애유형별 맞춤 연극을 창작하자고 결심하고 있었던 바 시각장애인에게는 보이고 청각장애인에게는 들리는 배리어프리 연극을 우리식으로 바꾼 용어다. 보이고 들리는 극장, 보들극장이다.
전도유망하던 KBS 아나운서는 왜 갑자기 방송국을 그만두고 연극한다고 뛰어다니고 있는 걸까?
저자는 방송국에 입사해 제법 성취도 이루었고, 보람도 느꼈지만 이내 벽에 부딪쳤다. 그녀 스스로 고백하듯 “그저 유명인이 되고 싶었을 뿐” 아나운서로서 무엇을 해야겠다는 꿈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자신이 연극을 좋아했다는 것을 자각했고, 방송국 생활을 통해 얻은 소통의 즐거움을 연극 현장에서 나누고 싶어졌다.
미련 없이 방송국을 퇴사한 후 대학원에 진학해 연극을 전공하며 장애인 연극(배리어프리 연극)을 만났고, ‘스튜디오 뮤지컬’이란 사회적기업을 만들어 장애인을 위한 연극과 뮤지컬을 제작해서 무대에 올렸다. 자연스럽게 ‘장애인식개선 교육 강사’로도 활동했으며, 이런 노력들을 인정받아 ‘서울시 혁신형사업’에 선정되기도 하고, 콘텐츠진흥원이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다수의 창작지원자금을 받기도 하고, 고용노동부 인증 장애인식개선교육 지정기관이 되기도 했다.
또한 소통의 즐거움을 장애인들과 나누고 싶었던 그간의 노력들이 보건복지부 장관표창, 사회적기업가페스티벌 우수상 등의 보상으로도 이어졌다. 2018년 11월에는 CBS 프로그램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세바시)’에 출연하여 장애인의 인권에 대해 강연하는 기회도 얻었다
이 책은 저자의 이런 노력들에 대한 지금까지의 중간보고이며, 자신을 진정으로 꿈꾸게 해준 ‘보들극장’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1부_나의 배리어프리 연극 도전기’는 에세이인데 배리어프리 연극에 도전하게 된 이유, 첫 무대의 추억과 감도, 왜 하는지에 대한 혼란과 보람, 함께 힘을 보태준 동료와 직원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2부_논문 : 장애유형별 맞춤 연극 창작법’은 일반인 관객과 장애인 관객이 공연예술에서 차별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과, 그 바람을 이루기 위한 저자의 오랜 고민의 흔적들이 논문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한예종 연극원 석사논문이기도 했던 이 논문은 서울문화재단의 ‘2018년 예술서적발간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3부_보들극장(베리어프리 연극) 대본 : 아빠가 사라졌다!’는 저자가 직접 대본과 가사를 쓴 뮤지컬 대본인데 지금도 꾸준히 상연되고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