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말
나의 저서 『자기존재와 법』이 한국어로 출판되는 것은 본인에게 큰 영광이자 기쁨이 아닐 수 없다. 깊이 감사드려야 할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이 책을 번역한 손미숙 박사이고, 또 한 사람은 이 책을 출간한 토담미디어의 홍순창 실장이다. 손 박사는 독일어만 완벽하게 구사하는 것이 아니라, 내 저서의 근간이 되는 철학 사상에도 정통하다.
이 책이 다른 대륙의 다른 언어로 번역되고 이 책을 출간한 홍 실장과 같은 용기 있는 출판인을 만난 사실에서 좋은 점은 이로 인해 이 책의 핵심 사상 중의 하나가 분명해진다는 것이다: 인간은 언어나 문화에 상관없이 ‘자기존재’이며, 모든 문화적이고 국가적인 특성과 무관하게 자기 자신을 하나의 통일체로 이해하는 자각적인 존재이다. 이를 이 책의 제1장에서는 ‘자율성’으로 표현한다. 또한 불교와 유교 및 서구의 주체성을 예로 들어 자율성은 각각 어떻게 묘사될 수 있으며, 분명 자기중심적인 개별성을 말하는 것이 아님을 밝히고 있다.
이 책의 제2장에서는 제1장의 사고가 확장된다. 자기존재는 오로지 타인과의 관계에서 나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자립적인 존재성과 공동체, 통일성과 차이성이 어떤 방식으로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과제가 해결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호적인 승인의 토대에 법은 기인한다. 끝으로 서로 이행하는 법적인 현존의 세 지평이 펼쳐지게 된다: 그것은 바로 인간계의 곳곳에서 인격체 상호 간의 법관계, 헌법에 기초하여 제정된 공동체(국가), 그리고 국가들 서로 간의 관계이다.
- 손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