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기술은 우리 역사와 함께하고 있다. 삼국시대에 만들어진 금동반가사유상(국보 제78호와 제83호). 신비로운 미소와 옷 주름까지 세밀하게 표현된 기법은 주조기술을 넘어 예술이 되었고, 수은 아말감법으로 금을 입힌 표면처리기술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고려 상감청자에서 빛나는 영롱한 비색은 정교한 열처리 기술의 결정체요 왜구 침략을 막은 거북선은 뿌리기술이 만들어 낸 걸작이다. 역사 흐름 속에 뿌리기술은 동시대 문화와 삶의 질을 좌우한다.
뿌리기술을 바탕으로 한 산업이 바로 뿌리산업이다.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선봉에 서 있는 자동차, 조선, 반도체, 디스플레이산업 등이 고속 성장을 할 수 있는 이유도 뿌리산업이 든든히 버텨준 까닭이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지금 4차 산업혁명시대 문턱에 서 있다고 한다. ICT와 제조업 융합으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지금보다 앞으로 더 많이 개발되고 우리 삶과 함께할 것이다. 뿌리기술은 과거와 현재, 미래의 연결고리가 되어 첨단화되고 진화할 것이며 뿌리산업도 새롭게 변신할 것으로 믿는다.
뿌리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는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을 2011년 7월 제정하였고, 이를 근거로 2012년 3월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를 설립하였다. 센터는 산업부와 중기부로부터 뿌리 산업 발전에 필요한 지원 사업들을 위임받아 다양한 정부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발간되는 「뿌리산업 백서」는 지난 5년 동안 추진한 정책 지원 현황과 지속가능한 뿌리
산업 육성을 위한 계획을 담고 있다. 또한 뿌리산업을 구성하고 있는 6대 업종(주조, 금형, 소성 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별 기술·기업·통계자료도 수록하였다.
뿌리산업은 우리 삶에 녹아있는 전통산업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 백서를 통해 많은 분들이 뿌리산업을 이해하고 정부·산업계·연구계 등에서도 유용한 정보로 활용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