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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의 몸

일상속의 몸

  • 김종갑
  • |
  • 쿠북
  • |
  • 2009-12-24 출간
  • |
  • 304페이지
  • |
  • 153 X 224 mm
  • |
  • ISBN 978897107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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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과거 신분제 사회에서 의식주의 문제는 ‘아랫것’들의 소관이었다. 그런데 20세기 중반 이후로 이른바 아랫것들의 소관이었던 일상이 학문적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다. 왕과 영웅의 거창한 대문자 역사가 아니라 소시민들의 애환이 담긴 일상이 연구되기 시작하였으며, 고급문화에 의해서 억압되었던 대중문화도 점차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하였다. 이른바 미시사 연구, 풍속사, 일상사 연구, 문화 연구, 인류학, 사회학 등.
일상을 향한 관심의 팽창, 과거에 상향적이었던 고급 담론들의 하향적 전향은 하나의 독립적이거나 개별적 사안이 아니라 우주관 및 세계관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우선 무엇보다도 신분제의 철폐라는 사회적 지각 변동을 손꼽을 수가 있다. 신분의 평등은 정신과 육체의 평등을 의미하는 사건이기도 했다. 그것이 우주적 규모로 무한히 확대되다 보면 신과 악마의 대립도 해소되었다. 그러면서 신이 십계명의 권위로 금지했던 인간의 온갖 육체적 욕망도 판도라의 상자에서 뛰어나와 소리치면서 거리를 활보하게 되었다. 이제 진리는 하늘에 외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세속적으로 먹고 마시며 입고 즐기는 바로 여기hic et nunc에 내재하고 있다. 헤겔은 법철학의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여기가 로도스 섬이다. 여기에서 춤추어라.” 일상이 삶의 무대이며 도약판이다.
그러나 일상의 긍정은 쾌락주의의 부활이 아니다. 일상인으로서 인간의 위상은 일상 이외에 마땅히 기댈 초월적 언덕이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정신이 중요시되던 시절에는 의식주와 육체적 욕망의 충족 등이 우리 자신의 정체성과는 무관한 것이었으며, 일상을 아랫것들에게 맡길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무엇을 어떻게 먹고 마시며 입는가, 어떻게 놀고 욕망을 충족시키며 휴식을 취하는가 하는 질문들이 우리의 정체성과 뗄 수 없이 깊은 관계를 맺게 되었다. 예술가들처럼 우리는 일상에서 자신을 새롭게 창조해야 하는 과업을 짊어지게 된 것이다.
9개의 글이 실린 이 책은 다루는 주제와 소재와 따라서 3부로 분류되었다. 제1부에서는 시각 문화라 일컬어지는 현대 사회에서 지나치게 이미지에 집착하는 현대인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함께, 그렇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몸이란 무엇인가 하는 현상학적 질문이 에로티즘이라는 공명판을 울리면서 대답되고 있다. 제2부는 보다 일상적인 지평에서 병이 들고 늙어가는 몸, 그리고 피부색의 차이가 인종차별주의로 재생산되는 현실에 대한 접근들이다. 제3부에서 일상의 몸에 대한 논의는 재현의 관점에서 이루어진다. 영화와 잡지, 미술, 판소리라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몸이 어떻게 재현되는지가 논의의 초점이 된다. 여기에서는 성적인 몸이 가장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첫째 글 <현대 사회의 이미지 과잉과 주체>. 글로벌화된 이미지를 소비하는 현대인들의 모습, 아버지의 이름이 대표하는 상징적 허구와 우리 모두를 본다고 가정되는 응시로서의 상상적 허구의 상실, 부유하는 이미지들 속에서 잃어버린 정체성을 찾아 과거의 전통으로 회귀하려는 경향, 신체를 이미지화된 신체로부터 본연의 모습으로 되돌려놓으려는 예술가들의 절박한 시도들을 소개함으로써 어떤 대안을 내놓기에 앞서 이미지 과잉이 야기한 현대 사회의 증상들을 찾아내고 분석하는 것이 이 글의 목표이다. 이 글의 결론부에서 저자는 무시간적인 삶을 사는 주체들이 다시금 자신의 시간을 능동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둘째 글 <에로티즘을 위한 몸 감각의 분석>. 우리 몸에는 손과 발처럼 쉽게 볼 수 있는 부위가 있는가 하면 심장과 허파 같은 장기는 물론이고 등처럼 볼 수 없는 부위, 비가시적 영역, ‘불투명한 구멍’이 있다. 이 불투명한 구멍으로 인해서 우리는 온전하고 완벽한 주체가 될 수 없다. 우리는 그러한 결핍을 견디지 못하는 나머지 그것을 타자의 몸을 통해서 채워넣으려는 충동이 생겨나게 된다. 타자를 그냥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훑어보고 어루만지고 쓰다듬고 싶어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것이 바로 에로티즘의 존재론적 맥락이다. 몸은 감각덩어리로서 살chair이기 때문에 에로틱할 수밖에 없으며, 세계와 우주도 살이라는 점에서 에로틱하다고 저자는 주장을 한다.
셋째 글 <일상으로서의 질병과 몸>. 몸은 건강과 질병, 젊음과 늙음으로 이분화되지 않으며, 건강이나 젊음은 몸의 진화와 적응의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거쳐 지나가는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질병과 늙음을 정상적 몸과 대립되는 비정상적 몸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그럼에도 많은 현대인들이 무절제하게 의약품을 과다 소비하고 강박증적으로 운동을 하면서 표준적 건강과 젊음에 집착하고 있다. 그러면서 노화방지수술과 건강보험상품, 노인장기요양소 및 장례를 대행하는 상조회사 같은 이름 아래 몸의 의료화·상업화가 진척되고 있다. 그러나 질병과 노년, 죽음은 삶에서 삭제해야 할 어떤 것이 아니라 삶의 통합적 과정으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넷째 글 <성을 향유하는 노년의 예이츠>. 예이츠는 성적으로 왕성했던 젊은 시절에는 청교도덕으로 금욕적인 생활을 하였지만 발기가 불가능해진 노년에 접어들면서 스스로를 “야성적이며 늙고 사악한 남자”라고 칭하면서 성적 쾌락에 탐닉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 이유를 추적하고 설명하는 작업이 이 글의 목표로, 저자에 따르면 남성성은 두 가지의 형태로 발현될 수가 있다. 하나가 대상을 공격하고 정복함으로써 욕망의 충족을 꾀하는 남근적 성이라면, 다른 하나는 대상과 공존하면서 보살피고 배려하는 비남근적 성이다. 노년에 예이츠는 성을 공격적 무기가 아니라 쌍방적이고 자유로운 대화로서 경험하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것이 늙은이가 주책이 없다는 핀잔을 들을 정도로 노년에 예이츠가 마음껏 성에 탐닉할 수 있었던 이유라는 것이다. 노년의 성은 비공격적이며 대화적이기 때문에 아름답다지 않은가.
다섯째 글 <인종주의로 바라본 타자의 몸>. 근대와 함께 등장한 고전적 인종주의는 타자의 몸의 열등성에 대한 담론을 통해 주체를 형성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근대적 주체의 대립항에 열등한 타자의 몸이 놓이는 것이다. 19세기의 인종주의가 생물학적 차이를 근거로 차별과 지배를 정당화했다면 현대의 인종주의는 ‘인종 없는 인종주의’로 불리며 인종이 아니라 문화의 차이를 근거로 공존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편다. 오늘날의 ‘몸을 떠난 인종주의’는 신체적 차이의 다양성에 대한 인식을 은폐한 채 문화라는 개념으로 치환하고 있는 것이다. 인종주의를 비판하고 몸의 차이에 대해 제대로 말하기 위해서는 파농이 지적했듯이 타자와 만나는 일상의 생생한 경험을 복원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저자는 제안한다.
여섯째 글 <판소리에 나타나는 일상과 몸>. 판소리는 그 이전에 다루어지지 않았던 일상과 실제, 그리고 몸과 같은 요소들을 새롭게 전경화하려고 한다. 판소리에 나타나는 열거와 나열, 그리고 비유를 통한 사실적 묘사들은 하나의 서사 안에서 사건의 단순한 배경만으로 여겨지던 공간을 이야기를 구성하는 기호적 의미로 확대시키는 장치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판소리에 나타나는 몸 담론은 몸이 가지고 있는 생래적 욕망을 인정하고 유교적 도덕관념의 도구처럼 인식되던 인간의 육체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 의미를 다시금 조망한다. 결국 판소리에 나타나는 일상과 몸은 판소리가 그간 잊혀졌던 ‘일상’과 ‘몸’을 새롭게 주목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기존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당대 사회의 삶의 진실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일곱째 글 <패션, 여성의 몸을 바꾸다>. 한국 근대 사회에서 새롭게 ‘발견’된 몸은 여성의 치마와 저고리, 그리고 속옷을 바꾸어놓았고, 바뀐 옷은 다시 몸을 변화시켰다. 그 과정에서 여성의 몸은 곡선미와 각선미 같은 ‘S라인’으로 가꾸어야 하는 강박에 시달리게 되었다. 거들이나 코르셋에 비해 여성들에게 가장 보편화되어 있는 파운데이션 속옷인 브래지어는 여성들의 가슴 선을 아름답게 보정해줌으로써 타고난 신체적 ‘결함’을 ‘극복’하게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그러한 ‘선’의 미적 표준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 그리고 그 표준에 못 미치는 몸들로 하여금 ‘결함’으로 여겨 콤플렉스를 느끼게 하거나 이를 ‘교정’, ‘보완’하게 만든다는 것은 한편으로 여성들에게 억압일 수 있다. 그러나 억압/해방의 이분법으로 규정짓기 어려울 만큼 이러한 ‘S라인’에 대한 강박에는 복잡 미묘한 여성들의 욕망이 얽혀 있다.
여덟째 글 <영화 <맨발의 청춘>(1964)에서 젊은 몸 읽기>. 한편으로 생물학적으로 젊은 몸들이 있다면, 다른 한편으로 젊은 몸은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이데올로기적으로 재현이 된다. 이 글의 저자는 그와 같이 중층적으로 구성되는 청춘의 몸에 주목한다. 엄앵란과 신성일이라는 스타가 영화의 제도권 내에서 어떻게 자신을 청춘으로 기호화하고 서로를 구별하면서 스타로 자리잡게 되는지의 과정을 추적하고 있다. 특히 카메라의 시선은 당시의 젊은 몸들을 어떻게 일상적 풍경으로 담아내는지, 즉 재현 방식이 논의의 초점이다. 그러나 멜로물임에도 불구하고 <맨발의 청춘>에서 청춘의 몸은 정치적 저항성을 폭발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아홉째 글 <여성 미술가와 몸―성장, 사랑, 투쟁, 죽음>. 여성에 의한 여성 이미지가 뒤늦게 등장한 것은 반성적 주체로서 여성의 가능성이 오랫동안 부정되어온 탓이기도 하지만, 또한 이러한 상황이 여성 미술가에게 역설적으로 창조의 계기로 작용하였다. 여성 미술가들의 지적, 경제적 곤궁함은 직업 모델을 살 수 없었고 그로 인해 미술가들 스스로가 모델이 되었다. 이처럼 주체와 대상의 엄격한 이분법을 넘어서 주체와 대상을 일치시키는 새로운 재현 형식의 출현에 저자는 주목하였다. 여기에서는 여성들의 삶을 따라가며 일상의 몸을 탐구한다. 여성의 성장, 임신, 출산, 질병, 노화, 강간, 죽음을 중심으로 구체적 개인들로서 여성들의 삶을 되돌아본다.


목차


머리말: 일상을 작품으로 완성하기 9
후 주 287
찾아보기 298

1부 몸의 이미지와 살
현대사회의이미지과잉과주체_정지은 25
후근대 사회의 이미지 30
허구의 부재와 그 결과 36
현대인의 몸―상상적 몸에서 자기 상징적 몸에 이르기까지 43
자본주의적 가상으로부터 벗어나기 48

에로티즘을위한몸감각의분석_조광제 51
내 몸의 전신적인 촉감각이 지니는 근원성 56
내 몸과 남의 몸과의 관계 63
에로티즘의 성립 지점을 찾아서 72

2부 노화와 타자로서의 몸
일상으로서의질병과몸_최은주 79
비/정상으로서의 질병 82
일상과 질병 89
‘미래지향적 몸’을 향하여 98

성을향유하는노년의예이츠_김종갑 101
타자로서의 노년과 주체로서의 노년 107
젊은 시절의 예이츠: 상징적으로 분열된 주체 110
존재론적 균열과 남근 115
노년의 주이상스 118
실재로서의 노년 132

인종주의로바라본타자의몸_염운옥 139
타자의 몸을 말하기 143
식민지와 인종의 전시 150
몸을 떠난 인종주의? 153
인종주의를 넘어서 157

3부 기호와 재현으로서의 몸
판소리에나타나는일상과몸_서유석 161
실제와 일상에 대한 새로운 관심 163
판소리에 나타나는 일상과 몸 168
일상 속 몸의 발견과 긍정 176
일상에서의 욕망과 그 표출 185
판소리에 나타나는 일상과 몸의 의미 196

패션,여성의몸을바꾸다_이영아 199
조선 옷이 위생에 해로운 점 201
평면에서 입체로 옷이 바뀌다 207
S라인의 탄생 215
여성의 몸을 바꾼 브래지어, 억압의 도구인가? 222

영화<맨발의청춘>(1964)에서젊은몸읽기_임지연 229
엄앵란과 신성일, 청춘-스타-몸의 탄생 236
메트로-서울의 일상의 경험과 ‘맨발’의 우연한 불온성 246
젊은 몸, 담론의 균열지대에서 폭발하다 256

여성미술가와몸―성장,사랑,투쟁,죽음_김주현 259
거울 앞에 선 그녀 263
나는 그린다 고로 존재한다 266
그 여자들의 거울 270
전투의 장소―거울 깨뜨리기 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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