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는 사회변화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1850년대에서 1990년대까지 광고의 태동과 발전
이 책은 1850년대에서 1990년대까지 서양 근현대 광고의 태동과 발전을 연대기적으로 살펴본다. 주로 미국의 경험을 중심으로 하여 시기별로 ①광고의 발전과 연관 있는 사회경제적 상황, ② 광고산업의 특징과 변천 양상, ③광고 크리에이티브 전략, ④ 유명 광고인의 대표적 캠페인, ⑤ 광고메시지에 내재된 지배적인 가치관, ⑥광고 메시지의 문화적 파급효과 등을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한다.
마케팅적인 측면보다는 문화적인 측면에서 광고에 접근하고 있으며 역사적 사실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커다란 주제 ―브랜드의 등장과 소비 사회의 성립, 제1·2차 세계대전, 대공황, 1970년대 경기 침체기 등 사회 위기의 광고 양상, 광고 크리에이티브 혁명기에 등장한 주요 광고 철학들, 신자유주의 도입과 광고의 글로벌화, 포스트모던 사회의 도래와 광고 표현 전략의 대변화 등 ― 를 중심으로 광고의 역사를 서술한다.
이미 출간된 광고 관련 도서는 마케팅적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 대부분으로 광고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서술한 책은 극히 드물다. 하지만 모든 학문의 기초는 그 역사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 미디어와 관련된 분야도 예외는 아니라서 언론의 역사, 방송의 역사, 매체의 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방대한 역사적 기록들이 수집되어왔고, 기록하는 사람의 시각이나 목적에 따라 이미 화석이 되어버린 세월의 의미가 상이하게 또는 동일하게 구성되어왔다.
광고의 역사에 대해 상대적으로 논의가 부족한 이유는 광고를 실용적인 학문으로 인식해 현업의 관심사를 반영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는 경향 때문이다. 광고의 역사에 대해서는 오히려 문화연구나 사회학의 전통에서 더 많은 이야기가 존재한다. 주로 소비사회의 등장과 소비주의 형성에 대해 논하면서 초기 산업사회가 성장하는 과정 중에 광고가 수행한 역할을 진술하는 ‘주변적인 광고사’들이 그 예이다.
그러나 광고인들, 광고산업, 광고의 메시지, 광고조사 등은 당대의 감정구조와 사회상·경제상을 나타내는 독립적 담론을 구성한다. 광고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사회적·경제적 변화에 따라 광고의 메시지 형태나 내용이 일정한 패턴으로 생성되고, 성장하고, 소멸하는 양상을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다.
이 책은 1850년대에서 1990년대까지 광고의 태동과 발전, 변화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광고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돕는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명제는 광고의 세계에서도 불변의 진리인 듯하다. 예술성이 강조된 광고와 이성적이고 사무적인 광고는 시계추가 순환 하듯 우열을 겨루면서 광고의 매력을 지속시켜왔고 이런 경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광고의 역사에서 드러나는 주기성과 순환성에 대한 이해는 향후 다가올 시대를 예측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광고에 관심 있는 이들은 물론 일반독자들에게도 유용하다.
내용 소개
제1장 | 광고가 탄생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서 산업혁명과 그에 따른 사회변화 양상, 광고가 존재하기 위해 필요한 또 다른 충분조건인 대중매체의 발달 등을 살펴본다. 그리고 광고발전의 초창기 과정에서 나타난 광고대행사의 등장, 광고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 인식 등을 다룬다.
제2장 | 19세기 말 포장혁명, 브랜드화 등으로 소비자경제가 급속하게 성장해 소비지향적인 생활방식이 확산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광고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1800년대 후반에서 제1차 세계대전에 이르는 이 시기에 광고는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게 되고 이때 광고인들이 고안해낸 카피라이팅 방식은 오늘날까지도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제3장 | 전쟁과 대공황 시기의 광고를 살펴본다. 전쟁기의 광고는 소비를 장려하는 기구로서 기능을 멈추고 전쟁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프로파간다적 성격을 강화한다. 그리고 대공황 시기의 광고는 경제 불안정에 대해 사람들의 공포나 불안감을 자극하는 선정적인 내용, 타사 비교광고를 선보인다.
제4장 |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불황의 그늘에서 벗어나 경제적 안정을 이룬 전후 경기의 광고양상을 살펴본다. 경제적 호황은 광고가 성장하는 데 최적의 환경을 조성했지만 지나친 풍요는 오히려 창의성의 빈곤을 가져왔고 광고의 크리에이티비티는 점점 시들어간다. 이 시기에 등장한 베이비붐 세대는 물질주의를 조장하는 광고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차츰 크리에이티브 혁명의 기운이 싹트게 된다.
제5장 | 과거 관습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광고철학을 탄생시킴으로써 크리에이티브 혁명기를 이끈 로저 리브스, 레오 버넷, 데이비드 오길비, 빌 번바크 네 광고인의 생애와 소신, 주요 캠페인을 살펴본다.
제6장 | 1970년대 광고는 경기불황의 여파로 1950년대에 추구하던 직접적 광고방식인 하드셀 기법으로 회귀한다. 1980년에는 신자유주의 노선이 도입되고 인수합병을 통해 거대해진 기업들이 전 지구적으로 진출한다. 시장의 발달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는 광고시장도 국제적으로 확대된다. 그리고 뉴 크리에이티브 혁명기라고 불릴 만큼 표현기법에서 창의성을 되찾았다. 마지막으로 인터넷의 발달로 다매체시대에 진입하게 된 1990년대 사회에서는 광고수용자의 세분화·파편화, 엽기·복고·향수 등 광고메시지 전략, 닷컴광고의 유행과 몰락, 온라인 광고의 등장 같은 특징이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