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슈얼리티, 공간, 몸 - 지리한 지리학을 넘어 낯선 지리학들을 만나다
『섹슈얼리티 지리학』은 섹슈얼리티 지리학 분야의 최신 연구를 소개하면서, 이 분야에서 초창기에 제기된 질문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 최근에 등장한 긴장을 다룬 책이다. 섹슈얼리티 지리학과 퀴어 이론의 만남이 페미니즘과 퀴어 지리학의 새로운 탄생으로 이어질지를, 성애화된 차이, 사회적 관계, 제도, 욕망, 공간 등의 주제를 서로 밀접히 연결된 이론, 실천, 정치의 관점에서 조망하고 전망한다.
공간 위에 펼쳐지는 몸의 직접적인 물질성에 관해 다루는 섹슈얼리티 지리학은 1980년대에 등장하지만 섹슈얼리티, 공간, 장소에 관한 연구가 늘어나고 다양해진 시기는 2000년대다.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이 시공간적 맥락과 유동성이 지닌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지리학자들은 섹슈얼리티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지리적 특성을 띠게 되는지, 공간과 장소가 어떤 방식을 통해 성애화되는지 탐색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여기 모은 글들은 동성애자 정체성, 생활 양식, 몸에 체현된 실천을 살필 뿐 아니라, 이성애 규범성과 다른 형태의 성애화된 권력 관계도 탐문한다. 논의의 범주는 완결적이기보다는 유동적이며, 이성애자와 동성애자, 게이와 레즈비언, 동성애자/이성애자와 퀴어 같은 구분이 상호 교차하거나 중첩되거나 넘나드는 지점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