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월 1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북남 사이에 제기되는 모든 문제는 ‘우리민족끼리’ 원칙에서 풀어나가자”고 했다. 그가 얘기한 ‘민족’은 무엇인가? 한국 민족주의는 산업화, 민주화 과정을 거치면서 충분히 성장했다고 여겨지지만 이념의 저변에는 아직 정리되지 않고 남아있는 갈등의 뿌리가 있다. 그것은 식민지배에 대항하고자 했던 저항민족주의, 낭만적 민족주의 요소와 자유민주주의체제를 뿌리내리고자 했던 시민민족주의의 흐름이다. 민족, 민족주의 그 흐름의 실체가 무엇이기에 갈등과 반목의 골을 메우지 못하고 혼란의 세기를 넘으려 하는가 하는 안타까움이 끊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 연구는 우리에게 민족(nation), 민족주의(nationalism)가 과연 무엇이기에 왜 갈등과 혼란의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지 낭만적 민족주의에 대한 비판을 통해 그 연원을 알아보고자 진행한 결과물이다.
민족은 역사적이고 실천적인 개념이다. 민족을 어떻게 규정하고 공유해야 하는가의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한국 민족주의의 형성·전개 과정에서 남북한의 낭만적 민족주의에 대한 문제를 비판적으로 고찰해 보고자 했다. 낭만적 민족주의는 문화, 언어, 혈통 등의 종족적 요소를 포괄한다. 그 중 문화는 광범위한 개념으로 일반화가 쉽지 않다. 그것은 국가적 이데올로기로 오용될 위험성을 지녔고 오늘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보편적 가치를 뛰어넘어도 된다고 착각할 수 있는 문화적·낭만적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 민족주의 개념에 대한 루소(Rousseau)의 ‘주권재민’ 사상을 중심으로 한국 민족주의 흐름의 근원과 그 정체성을 파악한다. 오직 개인의 자유와 평등에 대한 이념적 가치 기준에서 낭만적 민족주의를 평가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