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달이 죽은 뒤 평강은 어떻게 살았을까?
한지는 천년을 간다. 구전은 이천 년을 이어 내려온다. 하지만 구전이 아무나 전하는 것은 아니다. 온달산성과 온달동굴, 온달의 이름이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까닭은 무엇일까? 온달의 이름이 현전하는 것은 평강 때문이었다. 스스로 궐문을 박차고 나온 평강은 백성들의 이웃이었다. 백성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불러주었고 일일이 백성들의 손을 잡아주었다. 훗날 그녀가 고구려의 어머니라고 불린 이유이다.
이십 년 넘게 복수를 꿈꾸던 온달에게 마침내 그 기회의 순간이 온다. 그런데 그 복수를 가로막는 사람이 있다. 평강이다. 원수의 가족들은 용서해주라며 평강이 백성들 앞에서 온달에게 무릎을 꿇는다. 제아무리 온달이 대장군이어도 평강은 천하의 고구려 공주다. 복수의 칼을 거두고, 온달은 아단성 전장으로 향한다. 평강공주 몰래 부하들에게 원수를 갚으라는 밀명을 내리고. [평강 고구려의 어머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이다.
온달이 죽은 뒤 이야기가 끝나는 다른 작품들과 달리 [평강]은 제2막이 열린다. 역사소설이면서도 글은 쉽게 잘 읽힌다. 오래지않아 마지막 장을 덮는다. 재미도 있고 나름 감동도 있다. 일독을 권한다. 우리나라에 평강처럼, 고구려의 어머니라 불릴 만한 정치인이 등장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