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팔과 다리의 가격

팔과 다리의 가격

  • 장강명
  • |
  • 아시아
  • |
  • 2018-07-30 출간
  • |
  • 136페이지
  • |
  • 128 X 188 mm
  • |
  • ISBN 9791156623533
판매가

12,000원

즉시할인가

10,800

배송비

2,300원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10,80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장강명 작가가 기록한 20세기 한반도의 마지막 비극
‘굶어서 죽기까지’

1990년대 중반, 북한에 대기근이 일어나 약 33만 명이 숨졌다. 이 기근을 ‘고난의 행군’이라고 부른다. 장강명은 고난의 행군 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에 집중한다. 굶는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한 마을 사람들이 모두 굶주리면 어떤 사건들이 일어나는지, 인간의 존엄이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는지, 그런 가운데에서도 동시에 인간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가치를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해.

사람이 굶으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에 대해 먼저 이야기한다. 매우 배가 고파진다. 몸에 축적한 지방층이 없는 상태에서 두 끼 이상을 연속해서 거르면 허기가 통증에 가까운 감각으로 바뀐다. 2, 3일을 내리 굶으면 소화기관이 활동을 멈추고, 더 이상 대변이 나오지 않는다. 여성들은 생리가 끊긴다. 윤리감각이 무너진다.

조금 더 굶으면 위생관념이나 수치심마저 사라진다. 헛것을 보거나 환상에 자주 빠진다. 미래를 대비하는 태도와 능력을 잃어버린다. 시야가 극도로 좁아지며, 먹을 것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게 된다. 더 시간이 지나면 이기심도 이타심도 모두 증발한다. 고통마저 사라진다. 마지막에는 항문이 열린다. 숨을 가쁘게 내뱉고 들이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 얼마 뒤에는 그 일조차 멈추게 된다. 죽는 것이다.

미증유의 대기근 ‘고난의 행군’에 대해

북한 사람들은 1990년대 중후반 당시 그들이 겪던 대기근을 ‘고난의 행군’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미공급’이라고 불렀다. 식량배급이 끊어졌다는 의미다. 이 참사에 ‘고난의 행군’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북한 당국자들이었다. ‘고난의 행군’이라는 용어는 김일성이 일제시대에 벌였다는 항일운동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북한 당국자들은 김일성의 당시 투쟁정신을 본받아 위기를 극복하자며 대기근에도 같은 이름을 붙였던 것이다.

보통 4인 가정이 한 번에 받아오는 배급량은 25킬로그램이었다. 어린 아이가 들어갈 수 있을 만한 커다란 자루에 옥수수를 한가득 받아 온다. 다음 배급일까지 그걸로 지내는 것이다. 1993년이 되자 제 날짜가 아니라 며칠 뒤에 식량이 나오는 식으로 식량배급에 차질이 생기는 날이 생겼다. 1994년 여름이 되자 식량 사정이 더 안 좋아졌다. 공장에서는 직원들을 상대로 ‘이번 달에는 배급이 없다’는 공지를 했다.

1995년에 완전히 배급이 끊겼다. 이제 ‘굶어 죽는다’는 것은 운 없는 몇몇의 문제가 아니었다. 평범한 북한 주민들의 국가관이 바뀌기 시작한 것도 이때쯤이었다. 배급이 끊기자 전력이나 철도 같은 사회기반시설도 급속도로 엉망이 되어 갔다. 아침에 눈을 뜨면 어제는 누가 굶어 죽었다더라, 누구도 굶어 죽었다더라 하는 이야기뿐이었다. 이제 이웃이 죽어도 문상을 가지 않았다. 그래도 배급소 문은 열리지 않았다.

학포탄광, 그리고 소년의 팔과 다리

이 책에서 다루려고 하는 사건은 거의 대부분 함경북도 회령시의 한 탄광마을에서 일어난다. 학포탄광은 정치범수용소는 아니었지만 몹시 척박한 땅이었고, 마음대로 이사를 할 수 없는 북한에서 일종의 유배지였다. 마을 사람들 거의 대부분은 출신 성분이 안 좋은 사람들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었다. 6·25 전쟁 때 잡힌 국군포로 중 북한으로 전향한 사람들과 그 가족, 북한 출신이지만 원래 살던 곳에서 추방된 이들 ‘소개민’, 그리고 출신 성분이 좋은, 일종의 특권 계층. 소년의 집은 여기에 해당했다.

1996년 3월 7일, 며칠 만에 학포탄광에 화물열차가 밤 시간에 들어왔다. 소년과 어머니는 여동생을 데리고 나가기로 했다. 열차에서 뛰어내리는 것은 자신이 하겠다고 소년이 나섰다. 회령역이 가까워졌다. 소년은 화물칸 아래로 내려갔다. 부담감에 가슴이 떨렸다. 소년은 무서웠고, 의식도 가물가물했다. 똑바로 서 있기도 힘들었다. 소년은 이날 끝내 기차에서 뛰어내리지 못했고, 열차에서 뛰어내리기 직전 전봇대에 부딪혔다.

소년의 왼쪽 다리의 무릎과 발목 사이가 잘려져 있었다. 피는 잘린 부위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게 아니라, 숨을 쉴 때마다 물총을 쏘듯이 간헐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절단 부위는 너덜너덜했다. 허벅지 뒤쪽의 살가죽은 다리에 붙어 있는 상태였고, 허연 다리뼈도 툭 튀어나와 있었다. 그 아래로 살덩어리들이 핏물 속에 떨어져 있었다. 허벅지 뒤쪽의 피부는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반면, 허벅지 옆과 앞의 피부는 위로 말려서 올라오고 있었다. 소년은 뿜어져 나오는 피를 막으려고 손을 뻗었다가 왼손 역시 정상이 아님을 깨달았다. 넷째와 새끼손가락은 잘려 없었고, 중지는 덜렁거렸다.

어떻게 살 것인가
“아직 남은 팔과 다리가 있잖습니까.”

소년 지성호는 다리 끝에서부터 가슴으로 어떤 의지가 서서히 차오르는 걸 느꼈다. 어느 맑은 봄날이 그런 의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풀과 나비와 제비가 그런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면…… 이 책도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방에는 온통 피와 고름 냄새가 가득했는데 문풍지를 올리니까 싱그러운 풀냄새가 나더라고요. 한국에 와서 아름다운 풍경을 많이 보고, 봄에 벚꽃 구경도 했지만, 그날처럼 아름다운 봄날을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 남은 팔과 다리가 있잖습니까. 그걸로 뭐든지 할 수 있다, 살아야겠다, 살아야 한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이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소년 같은 얼굴을 한 청년이 말한다. 이 피와 고름의 이야기에 창문을 만들어 열어주면서. 잘려 없어지지 않은, 그가 갖고 있는 팔과 다리의 힘에 대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대해서. 그건 당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인물 논픽션/픽션 ‘이 사람’ 시리즈

인물 스토리텔링 논픽션/픽션 ‘이 사람’ 시리즈를 론칭한다. 김민정 작가가 만난 모델 ‘한현민’, 장강명 작가가 만난 북한이탈주민 ‘지성호’, 정지아 작가가 만난 한국 근대 최초의 여성 소설가 ‘김명순’, 이승우 작가가 만난 ‘최형상’, 박민규 작가가 만난 ‘보통 사람’, 김응교 작가가 만난 일본의 국민작가 ‘미야자와 겐지’, 그리고 김현 시인까지 시리즈는 계속될 예정이다. 평범/특별, 생존/작고, 내국인/외국인, 실재/가상 상관없이 작가가 이야기하고 싶은 인물을 자유롭게 집필하여 깊숙이 들여다본다.


목차


0. 이 책을 쓰는 이유에 대하여
1. 굶을 때 생기는 일에 대하여
2. 탄광마을의 삶에 대하여
3. ‘미공급’ 사태에 대하여
4. 귀신이 나오는 집
5. 비명을 지르는 밤
6. 어떻게 살 것이냐
작가의 말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 070-4821-5101
교환/반품주소
  •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856 303호 / (주)스터디채널 / 전화 : 070-4821-5101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