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부터 1970년대까지, 대학과 대학생의 문화
이 책은 [한국 근현대 학교 풍경과 학생의 일상] 총서의 하나로, 일제강점기부터 1970년대까지 길지 않은 우리나라 대학의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대학과 대학생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위상을 차지하고 있고, 어떠한 이미지로 표상되는지 알아본다. 또 근대 학교제도의 정점인 대학이라는 기관과 대학생의 부침을 통해 한국적 근대인의 형성과 근대문화의 단면을 드러내고자 한다. 특히 대학이라는 공간을 매개로 일상을 살아가는 대학생의 다양한 삶의 면모를 문화사, 생활사의 측면에서도 다룬다.
여기서는 대학교육의 대중화 이전 단계, 즉 엘리트 교육 단계에 한정하여 대학, 대학문화, 학생문화를 다룬다. 대학 취학률 15퍼센트 이하의 시기를 대학의 성장 시대라 칭하고, 모두 다섯 시기로 나누어 교육 정책, 교육 활동, 학생문화에 대해 살펴본다.
학교제도의 정점인 대학과 사회적 추제로서의 대학생,
그 속에서 살펴본 대학문화
1장에서는 일제강점기 고등교육의 길이 열리는 점에 주목해 제국대학과 전문학교라는 위계적이고 차별적인 고등교육 체체가 제도적으로 성립됨을 살펴본다. 그리고 대학문화가 대학과 전문학교, 관공립과 사립, 일본인과 조선인 대학생이라는 중층적 구조로 계층화되는 모습을 드러내고자 한다. 더불어 조선인 대학생의 욕망과 좌절, 출구 모색 등도 살펴본다.
2장에서는 미군정기 고등교육 구조가 4년제 종합대학으로 수렴되고 사립대학 설립이 늘어나 부실한 출발이 시작된다는 관점에서 접근한다. 고등교육 기회를 확대 제공하고, 대학 체제를 새롭게 디자인하려는 노력 속에서 나타난 국립서울대학교설립안(국대안)을 조명한다.
3장에서는 1950년대 대학의 양적 성장이 대학망국론으로 이어지는 정책적, 사회적 조건을 살펴본다. 고등교육 팽창과 미국의 원조로 인한 대학 사회의 변모를 살펴보고, 미국에 대한 선망의 문화와 반공교육 강화, 군사교육 강화라는 현실을 그려낸다. 그리고 대학생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시선과 대학생의 일상을 통제하려는 국가의 시도를 다룬다.
4장에서는 1960년대 대학 부실, 대학 정비의 실태를 살펴본다. 고등교육 기회를 제한하는 정책을 썼지만 정원 외 초과 모집, 청강생제도 등으로 인해 대학 인구가 감소하지 않는 현실을 논의한다. 또 대학생의 낭만, 사회 참여 등의 열정, 등록금 부담과 취업난 등의 좌절을 그려내고자 한다.
5장에서는 1970년대 실험대학을 통한 대학의 개혁 노력을 알아본다. 국가, 대학, 경제발전이 삼각 연대를 형성하고 이데올로기로 떠오르는 과정을 살펴본다. 또 대학문화가 청년문화를 주도하는 한편, 정치적 억압으로 인해 저항문화가 싹트는 모습도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