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되울림으로 내면의 고통을 승화한 안광국 두 번째 시집>
첫 시집 <꽃이 떨어진 자리>를 펴냈던 안광국 시인의 두 번째 시집으로 밥북 기획시선 24권이다. 1, 2부로 나누어 1부에 실린 ‘보성 차밭에서’를 표제로 80여 편의 시를 실었다. ‘폭풍 부는 밤에’ ‘산벚꽃나무 숲’ 등 40여 편이 실린 1부는 주로 일상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사적인 감정을 노래했다. ‘이산가족 상봉’ ‘유감스런 국립묘지’ ‘엽기적인 가족과 나’ 등이 실린 2부는 시인의 눈에 포착된 우리 사회 현실과 모순을 날카롭지만 따뜻한 시인 특유의 감성을 녹여 풀어내고 있다.
독자는 안광국 시인의 시를 마주하며 한 개인의 내면의 고통이 어떻게 정서적인 울림으로 되울려 나오는지, 또 오랜 침잠 끝에 우러나오는 담담하면서도 깊은 맛과 현실의 부조리함을 찌르는 직선의 날카로움을, 어휘는 물론 행간 곳곳을 통해 음미해 볼 수 있다.
<작은 위안이 되는 삶의 균형 잡기로서의 시>
안광국 시인은 오랫동안 삶을 풀어나가는 작업의 하나로서 시를 쓰고 있다. 그만큼 시인에게 시 쓰기는 흐트러진 삶을 바로 잡아나가는 균형 잡기이다. 무엇인가 맺힌 것을 풀고 다시 마음을 다잡아 나가는 것, 이것이 바로 시인이 매달리는 시 쓰기 작업의 본질이다. 그런 까닭에 이 시집의 시들은 그만큼 삶의 현장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전반적으로 삶을 살아가면서 겪어야 하는 아픔을 노래한다. 이런 시들은 그런 아픔이야말로 시인으로 하여금 시를 쓰게 하는 원동력임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시인은 “이 시집은 쓸쓸한 삶의 배후에 놓여 있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과 그 때문에 고통받는 이의 심정을 담고, 때때로 삶의 현실을 떠난 관조의 세계를 보여주었다”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복잡한 심경을 담은 이 시집이 그 자체로 작은 위로로 다가가기를 바란다”고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