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인간극장> <MBC 스페셜> 출연, 화제의 인물!
요리하는 성악가 전준한의 오페라 속 음식에 관한 인문학 에세이
“이 오페라에, 그 이탈리아 요리!”
경기 하남시의 이탈리아 가정식 식당 ‘오스테리아308’. 이곳 주인장이자 셰프 전준한. 푸근한 미소에 인상적인 콧수염, 검은색 주방장복이 영락없는 요리사인데, 그의 이력이 특이해 인사를 건네면 굵은 저음의 목소리가 돌아온다. “제가 요리하는 성악가입니다.”
베이스 전준한은 요리도 하고 노래도 부른다. 그가 성악가의 길을 걸은 것도, 요리를 택한 것도 운명에 가까웠다. 대일외고 스페인어과 재학 중,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테너 박세원 출연의 오페라 「카르멘」을 보러 간 날 이후 그의 인생은 달라졌다. 뒤늦게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성악에 매료되어 몇 번의 도전 끝에 연세대 성악과에 입학했고, 서른 살에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다. 국제 콩쿠르에서 14번이나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고 귀국하여 국립오페라단 등에서 주역을 맡으며 활동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성악가로 먹고살기가 만만치 않았다.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현실에서 뭘 할까 생각하다가 이탈리아 유학 시절 곧잘 요리를 했던 것을 떠올리고 식당을 차리기로 마음먹었다. 이전에 ‘예술을 위한 삶’을 살았다면 이제는 ‘삶을 위한 예술’이 가능해졌다는 게 저자 전준한의 말이다. 선술집(오스테리아)을 뜻하는 식당 이름처럼 이탈리아 골목에서 만날 수 있는 편안한 요리와 노래를 선사하고 싶다는 전준한. 『전준한의 오페라 식당』은 이런 배경에서 탄생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오페라계에서는 괴물로 불렸던 베이스 성악가, 그리고 정통 이탈리아 음식으로 사람들의 미각을 매료시키는 셰프. 오늘도 전준한의 하루는 이 두 가지 인생이 공존한다. 오페라와 이탈리아 요리, 이 둘을 접목해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업이 가능했던 것은 바로 전준한이기에 가능했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베냐미노 질리의 「물망초」, 푸치니의 「토스카」와 가곡 「명태」, 바그너의 「파르지팔」, 베르디의 「돈 카를로」 등 오페라 이야기를 쉽고 다정하게 들려줄 뿐 아니라, 각각의 에피소드와 관련된 이탈리아 요리를 눈앞에서 펼치듯 생생하게 표현한다.
오페라로 시작해서 이탈리아 요리로 장식되는 이 책은 독자에게 읽는 재미와 다양한 교양을 제공해주며, 텍스트 곳곳에 풍성한 사진을 배치해 보는 즐거움도 더한다.『전준한의 오페라 식당』, 저자 전준한이 살아온 시간을 따라가다보면 음악, 문화, 음식에 담긴 풍성한 이야기를 흠뻑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