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학교를 교사, 학생, 학부모, 정부가 상호작용을 주고받는 역동적인 힘의 공간으로 이해한다. 교육개혁과 각종 교육정책이 쏟아지는 학교 공간 속에서, 교사-학생-학부모의 적응과 반작용의 독특한 행동 양식을 대표적인 교육행정 이론을 관점으로 삼아 해석하고 그 의미를 분석한다. 학교에서 학생의 ‘잠자기’, 교사-학생/학부모 사이 신뢰와 인내의 차이, 성과급 차등 반대, 자율형 사립고 갈등, 학교와 학원에 대한 신뢰의 차이 등의 현상을 시간구조화, 조하리 창, 호손공장 실험, 사육조직과 야생조직, 판단의 휴리스틱 등의 관점을 통해 생동감 있게 재해석한다.
저자는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이 말하는 과학자(scientist)와 형사(detective)의 차이에 주목한다. 형사에게 범죄는 주어져 있다. 누가 울새를 죽였나? 과학자는 자기 자신의 범죄를 먼저 저질러야 하고 아울러 조사를 해야 한다. 과학자의 과제는 단지 하나의 사건을 해결하는 게 아니다. 일어났거나 일어날 수도 있는 모든 현상을 설명해야 한다. 저자는 예비교사 또는 현직 교사가 갖고 있었지만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던 질문을 각 장별로 구성하고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시도를 한다. 바로 질문, 관점, 응용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통해서 일찍이 이 분야에서 시도한 적이 없는 문제 중심 접근법을 전개한다.
저자는 유치원, 초등학교, 중등학교의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활동 과정 중에 목격했던 안타까움을 말한다. 예를 들어 많은 학생이 ‘과학적 관리법 = 시간·동작 연구 = 교직과 같은 전문직에 맞지 않음 = 인간을 기계로 취급한 못된 사람의 이론 = 반대’라는 식의 요약본으로만 볼 뿐 문제의식과 그 배경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 책은 우리 교육에 관심을 갖는 교사, 학교 관리자, 교육정책가가 학교 현상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통해 창조적인 새로운 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안내한다.
이 책은 저자가 20년 넘는 시간 동안 매달려온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이 질문은 저자에게만 국한된 특이한(idiosyncratic) 질문은 아니다. 교육행정학 전공자를 비롯하여, 교육행정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현상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의 변동에 참여하고 있는 많은 사람이 공유하는 질문이다. 최근 연구 성과를 질문-관점에 이은 응용의 절에서 다룸으로써 독자의 확산적 상상력에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활용하는 교육자나 학습자는 창의적 연결을 통해 응용 부분을 수정하고 확장하는 공저자로서 참여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런 점에서 저자는 “이 책은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이 책은 질문의 답이 아니다!”라고 서문에서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