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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 키냐르의 말

파스칼 키냐르의 말

  • 파스칼키냐르
  • |
  • 마음산책
  • |
  • 2018-04-25 출간
  • |
  • 248페이지
  • |
  • 153 X 219 X 23 mm /497g
  • |
  • ISBN 9788960903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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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키냐르의 파편적인 글쓰기는 작품의 불연속성을 제안하는 것이고, 흰 여백 사이에 매혹의 공간을 만드는 것으로, 이는 모든 고독한 사색과 독백에 아주 잘 어울린다. 파편은 대답 없는 자의 공간이므로 곧 홀로 있는 자의 공간과 같다.
-22쪽

끊임없이 언어의 ‘메아리 방’에서 빠져나오다
감각과 기원, 관능을 사랑하는 삶

당신의 속은 너무 꽉 차 숨이 막히게 될 겁니다. 작품은 당신의 몸속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므로 답답하고 불편해집니다. 배가 아플 수도 있고 쓴맛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사막 같은 공허 혹은 쓴맛. 둘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166쪽

『파스칼 키냐르의 말』은 22장의 챕터로 구성된다. 제각기 다른 주제를 다루는 듯하지만 결국 키냐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이 ‘획득한’ 언어에 대한 회의와 불신이다. 키냐르는 의식이란 그저 획득 언어가 메아리치는 방에 불과하고 독서의 원천은 잃어버린 목소리이며 따라서 독서란 곧 그 옛날 목소리가 생기기 이전의 듣기만 하는 상태로 퇴행하는 것과 같다고 본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키냐르는 자신 안에 쌓인 획득한 언어들을 끝없이 게워내고 또 채워 넣으면서 극에 이르러 아무 배움도 없는, 침묵과 고독의 상태로 침전하기를 욕망한다.

그런 건 없을 겁니다. 제 유년 시절은 많이 힘들었어요. 신경쇠약에서 비롯한 우울증이 제 인생에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정말 맹신적으로 입을 꾹 다물고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확실한 건 ‘나는 작가야’ 하는 일종의 의식 상태가 제 흥미를 끌진 않는 것 같아요. 황홀경이나 시간을 의식하는 감각을 상실한 듯한, 뭐랄까 어떤 것 뒤에 있는 것, 뭔가의 뒤에 용이하게 숨을 수 있는 것에 흥미가 있으면 모를까요.
-97쪽

키냐르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폐허가 된 아브르에서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는 악기 연주와 글쓰기, 독서로 지새우던 학창 시절부터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에 대한 애정, 68혁명과 갈리마르 출판사와 연을 맺게 된 순간 등의 과거를 차례대로 짚어나가는 한편, 자신의 여러 작품 속 일부분을 인용하는 라페르데메종의 날카롭고도 돌연한 질문에 속에 품던 생각들을 기다렸다는 듯 쏟아낸다. 그의 말은 노련하고 다분히 문학적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작가와 작품들, 그리고 이들을 읽는 시간에 대해 찬탄을 금치 않다가도 금세 엄정한 태도로 언어를 가벼이 여기는 자들이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하기도 한다. 그는 끊임없이 언어의 “메아리 방”에서 빠져나오기를, 글 쓴 것을 “삼키기”를 갈망한다.
이 책은 스스로를 고독 속에 유폐한 키냐르의 생활과 생각을 속속들이 보여준다. 글을 쓰면서도 글쓰기가 부과하는 체제, 의무 등에 예속되거나 이를 추종하지 않으려는 의지를 진지하고 유쾌한 대화로써 드러낸다.

작가가 아닌, 문인(文人) 파스칼 키냐르
독서, 글쓰기, 궁극의 황홀경을 향해

두려움은 결정적입니다. 그것은 오리엔트, 서광 같은 것입니다. 에스키모의 한 작은 공동체에서 어느 노르웨이 인류학자가 어느 날 물었습니다. “무엇을 하십니까?” 모든 에스키모인들이 그에게 답했습니다. “우리는 두려워합니다.”
-118쪽

파스칼 키냐르는 확신에 찬 어조로 문학을, 언어를, 문장과 단어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에겐 감각적인 것, 관능적인 것, 먹고 마시고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러면서 그는 “파스칼 키냐르만큼 두려워하는 사람은 없다”라는 누군가의 말에 동의하며 언어와 두려움의 기원에는 어떤 주저함이 있다고 말한다. 죽음과 언어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가 어떤 사물을 정말 분명하게 봤다면, 저는 그것을 재빨리 적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꿈속의 섬광처럼 스친 것을 요약하듯 적을 수 있을 거예요. 저에게는 아주 짧게 보이는 것이죠. 그건 항상 너무나 짧게 나타납니다. 저를 아연실색하게 만드는 성적인 황홀경에 가깝죠. 저는 헌사된 것, 자동사적인 것, 사랑에 빠진 것 같은 경험과 관련한 것을 가지고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225쪽

독자(읽기)와 저자(쓰기) 사이에는 무한한 거리가 있다고, 둘은 만나지 못하는 서로 다른 세계에 속해 있다고 키냐르는 말한다. 무엇을 쓰면서도 스스로 쓴 것을 도저히 읽을 수 없다고 고백하는 그의 말은 자못 의미심장하다. 그의 ‘말’을 ‘읽다’보면 독서 그리고 글쓰기에 관한 인간의 억누를 수 없는 욕망은 대체 무엇 때문인지, 그 욕망은 대체 어느 방향으로 꿈틀대는지 궁금해진다. 『파스칼 키냐르의 말』은 말과 언어, 읽기와 쓰기에 관한 한 편의 긴 독백과 같다. 말에 대한 말인 셈이다. 이 말들에 빠져 정신없이 책을 읽다 보면 키냐르는 온 데 간 데 없고 사색만 남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키냐르가 의도한 궁극의 “황홀경”, 언어로부터 멀어져 오롯이 홀로되는 경험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목차


서문│샹탈 라페르데메종 7

아브르의 폐허 29
음악 47
시 58
비밀의 신화학 63
은자 70
읽기 75
쓰기 92
동시대의 작가들 102
언어의 증오 혹은 사랑 112
작품의 수용과 오해 121
작가의 역할 130
시간과 기억 135
야만인의 명사 145
관능 151
일곱 천둥의 끔찍한 목소리 158
돌들을 옮기는 자 167
눈부신 빛이 도리어 숨는 곳 181
오브제와 디테일 189
잃어버린 목소리 197
미끼 206
춤 220
마지막 왕국 224

옮긴이의 말 231
찾아보기 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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