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피를 이어받은 동생이 생긴 입양아 나탈리아, 부모님의 이혼으로 달리기를 그만둔 루시아, 공부를 못해서 가출한 페드로는 우연히 숲속의 집에서 만난다. 세 아이가 상처를 털어놓고 서로를 치유하는 성장 동화.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슬픔이 사라져요!
세상 경험이 많지 않는 아이들은 가족 일이나 혹은 정체성 문제로 아픔을 겪을 때 어른보다 훨씬 힘들어한다. 누군가에게 아픔을 털어놓는 것을 무서워하며, 자기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는 경우도 많다. ‘내가 잘못해서.’ ‘내가 잘하지 못해서’ 등의 이유를 붙여서 말이다.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일 경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거라고 비관하고 죽음을
생각하기도 한다. 어떤 문제라도 시간이 지나면 어떤 방향으로든지 해결되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면 의외로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말이다.
4월에 출간한 주니어김영사의 《내 이름을 불러 줘》는 이렇게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모여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판타지 동화이다. 이 책은 2015년 스페인의 권위 있는 문학상 「보올리노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나탈이아를 비롯한 네 명의 아이들이 엮어가는 이 이야기는 동화라고 하기엔 어른스러운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입양아 나탈리아는 숲속의 마법의 원 안으로 들어가 시간이 훌쩍 지나가길 바라고, (그 정도로 현재가 끔찍하다). 루시아는 자신에게 상처를 준 부모에게 똑같이 상처를 주기 위해, 가장 좋아하는 달리기를 그만둔다. 페드로는 늘 자신을 천덕꾸러기 취급을 하는 부모님 모르게 보란 듯이 가출을 한다. 세 아이는 우연히 숲속의 집에서 만나고, 또 그곳에서 비밀스러운 소년 이반을 조우한다. 네 아이는 이곳에 온 이유를 말하며 서로를 위로하며 공감한다. 그러면서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것을 느낀다.
한 편의 판타지동화 같으면서도 감동적인 성장동화, 그리고 아련한 첫사랑 이야기이기도 한 글, 서정적이면서 아름다운 색감의 그림, 그리고 시를 읽는 듯한 감성적인 글은 마치 잘 만든 성장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마음이 아플수록 네 이야기를 나누렴.’ 이 동화가 전하는 교훈은 가볍지 않지만 어린이 독자들에게는 말 못할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더불어 고민이 있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해 줄 수 있는 배려심도 키우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