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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인문학 캘리그라피

뜻밖의 인문학 캘리그라피

  • 이규복
  • |
  • 이서원
  • |
  • 2018-04-20 출간
  • |
  • 192페이지
  • |
  • 152 X 225 mm
  • |
  • ISBN 979118917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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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글씨(書) 속에 숨어 있는 인문학
“글씨는 이런 겁니다.”
글씨에 담겨진 인문사상과 철학, 그리고 이론

옛사람이 서예를 논함에 그 생평도 함께 논하였다.
진실로 그 사람이 그릇되었다면 비록 글씨를 잘 썼다고 하더라도 귀하지 않다.
- 소 동 파
1. 우리가 모르는 글씨(書)의 세계
어느 때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글씨를 쓰는 일이 급격히 드물어졌습니다. 일상생활에서 기껏 글씨를 쓴다고 해봐야 메모지에 오늘 할 일을 적어 놓거나 급한 메모를 휘갈겨 쓰는 일이 대부분 입니다. 어쩌다 서류가 필요하면 관공서에 가서 신청서에 이름과 주소를 쓰고 나면 그날 하루 쓸 글씨를 다 썼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렇듯 부지불식간에 글씨를 쓰는 일이 없어지다 보니 이제는 글씨가 문자 전달의 수단이라는 의미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글씨를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 우리에게 글씨란 무엇인지, 또 글씨가 갖는 의미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거나 생각하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글씨(書)에는 우리가 모르는 많은 것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 안에는 글씨의 본질, 글씨에 대한 사상과 철학, 필획의 생명성, 예술성 등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글씨의 미(美)에 대한 이야기도 당연히 빼놓을 수 없습니다. 특히 글씨는 눈에 보이는 조형상의 미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미, 즉 자연미라든가 혹은 기(氣), 정신(精神)과 같은 형이상학적인 미까지 깊게 탐구하고 이를 추구합니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거나 몰랐던 글씨의 본질과 의미 그리고 이론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글씨를 그냥 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분들에게는 어떻게 보면 많이 생소할 수도 당혹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글씨 그 자체가 지니고 있는 철학적 의미와 더불어 글씨를 쓰는 사람과 글씨와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꼭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아울러 우리가 글씨를 함부로 대하거나 아무생각 없이 막 써서는 안 되는 대상임도 말입니다.

2. 인문학이라는 손님을 따라
2012년 《실전 캘리그라피》를 출간한 후 마음속으로 다짐한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글씨의 본질과 이론을 알리는 글을 쓰기로 말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걱정이 있었습니다. 글씨 이론의 밑바탕이 되는 서론(書論)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막막했던 것입니다. 서론에서 사용되는 단어들이 오늘날에는 전혀 어울리지도 않을뿐더러 형이상학적인 용어는 자칫 잘못 풀었다가는 엉뚱한 해석으로 난감해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들도, 선배들도 이 부분만큼은 어찌하지 못했던 부분이라 저 역시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이러 저러한 고민과 세상살이에 치여 한해 두해 계속해서 시간만 흘러가고 있을 때 어렵기만 했던 고전(古典)들을 쉽고 재미나게 풀어낸 책들이 나와 인문학 열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참으로 다행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서론도 여기에 잠시 편승해 쉽게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새로운 기대감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전에 나오는 내용과 글씨 이론에서 나오는 내용의 접점을 찾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곧 난관에 부딪쳐야만 했습니다. 오롯이 한문으로만 되어있는 고전과 서론은 한 줄 한 줄 읽고 해석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이었습니다. 게다가 고전과 서론의 접점을 찾기란 한학자(漢學者)가 아닌 저에게는 매우 힘겹고 버거운 일이었습니다. 후회의 연속이었습니다.
속담에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저에게도 구르는 재주가 있어나 봅니다. 인내심이라는 재주 아닌 재주 말입니다.

3. 슬기로운 글씨 생활을 위해
그동안 우리가 글씨(書)를 대하는 생각과 태도가 너무 감성적인 면에 치우쳐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특히 캘리그라피는 감성 글씨라는 타이틀이 붙을 정도로 감성을 중시하고 이를 최선인 것처럼 혹은 만능인 것처럼 여기는 경향이 매우 짙습니다. 게다가 글씨를 말함에 있어 개인의 막연한 개념이나 경험에 의지하고 있었기에 무엇이 좋은지 혹은 옳은지에 대한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이 아직까지도 없습니다. 캘리그라피는 이 부분에서 특히 더 취약합니다. 제대로 된 연구서나 글이 거의 없다시피 한 점이 이를 방증합니다.
지금까지 글씨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주관적이고 감성적이었다면 이제부터라도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글씨의 기초 원리부터 글씨에 대한 철학과 이론에 이르기까지 차분히 정리하고 되짚어 봐야 합니다. 그래야 예술인 것과 아닌 것을 구별할 수 있고 나아가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먼저 깨달은 사람이 혼자 깨달은 것으로 그치거나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깨달음을 나누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식을 공유하는 것 또한 선각자의 책임이며 의무입니다. 아울러 지식의 공유에 있어서도 옛 것을 그대로 전달하는데 그치거나 혹은 쉽게 풀어내지 못하면 대중과 함께 할 수 없습니다. 오늘날의 현실에 맞게끔 이해하기 쉽도록 슬기롭게 풀어내는 것도 선각자의 몫입니다. 그래서 선각자는 무거운 짐을 지고 갈 사명감도 필요 합니다.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에 ‘千里之行 始於足下’는 말이 나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천리길도 한걸음부터’입니다. 지금 글씨에 대한 이론 부분은 공부하기가 쉽지 않은, 아니 매우 열악한 상황임을 인정합니다. 그래도 담대한 마음을 갖고 한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황무지에 가까운 척박한 땅을 개척하여 비옥한 옥토로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감춰지고 숨겨지고 몰랐던 글씨의 세계를 편안하게 이야기해보고 더불어 세상과의 소통의 기회를 가져 보고자 하는 바람입니다.

[책속으로 추가]

삼계 [ 三戒 ]
글씨의 학습과정에서 경계해야 할 세 가지.

《논어》에 군자가 경계해야 할 세 가지(三戒)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첫째, 젊었을 때는 혈기가 안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여색을 경계해야 하며,
少之時 血氣未定 戒之在色 (소지시 혈기미정 계지재색)
둘째, 장년에는 혈기가 바야흐로 왕성하므로 싸움을 경계해야 하며,
及其壯也 血氣方剛 戒之在鬪 (급기장야 혈기방강 계지재투)
셋째, 노년에는 혈기가 이미 쇠하였으니 물욕을 경계해야 한다.
及其老也 血氣旣衰 戒之在得 (급기노야 혈기기쇠 계지재득)

당시의 이와 같은 삼계(三戒)가 오늘의 시대에 반드시 꼭 들어맞는 말은 아니라 할지라도 분명 여전히 유효한 부분이 있음은 부인하지 못한다. 뉴스에서 등장하는 각종 스캔들이 모두 삼계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들임을 보면 그렇다. 어쩌면 오늘에 더 명심해야 할 말이 아닐지 모르겠다.
글씨(書)를 쓰는데 있어서도 삼계(三戒)가 있다. 명나라 항목(項穆)이 지은 《서법아언(書法雅言)》에 등장하는 말이다.
첫째, 처음 분포를 배울 때는 균정하지 못한 것과 기울어진 것을 경계해야 하고,
初學分布 戒不均與? (초학분포 계불균여의)
둘째, 계속해서 규구를 알게 되면 활달하지 못한 것과 정체되는 것을 경계해야 하고,
繼知規矩 戒不活與滯 (계지규구 계부활여체)
셋째, 마침내 능숙하게 되면 광괴(狂怪)한 것과 속된 것을 경계해야 한다.
終能成熟 戒狂怪與俗 (종능성숙 계광괴여속)
※규구(規矩)란 글씨 쓰는 법을 뜻한다. 본래 규구는 목수가 필수적으로 가지는 도구로, 규(規)는 원을 그리는 컴퍼스이며, 구(矩)는 사각형을 그리는 곱자다. 이 규구는 통치의 상징으로 법을 의미하는데 중국의 복희(伏羲)와 여와(女?)가 손에 들고 있는 것도 규구다.
처음 글씨(書)를 배울 때는 공간을 반드시 균등하면서 바르게 쓰도록 하며, 글씨가 한쪽으로 기울어지거나 일그러지지 않도록 하고, 나아가 글씨의 법도를 알게 되면 그 법(틀)에만 얽매여 글씨가 꽉 막히고 답답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과정을 거쳐 글씨가 능숙해 지면 글씨를 미친 듯이 날려 쓰거나 글씨가 속되게 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글씨에 기교가 가득하면 천박한 글씨가 된다는 의미다.
《서법아언(書法雅言)》의 이 글은 글씨의 학습 단계에 대한 설명임과 동시에 글씨를 쓸 때 경계해야 할 부분을 콕 찍어 이야기한 주옥과도 같은 글이다. 근래 글씨를 바르게 쓰지도 못하면서 기교만 부려 천박해지는 글씨를 많이 볼 수 있다. 개인이 취미로 삼아 쓰는 부분에 대해서까지 뭐라 말하거나 탓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취미의 단계를 넘어서는 사람들이라면 글씨의 삼계(三戒)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 특히 광괴한 글씨는 천박함으로 바로 연결됨을 명심해야 한다. 자신을 뽐내고자 미친 듯이 쓰는 글씨가 좋아 보이거나 혹은 보는 이를 잠시 현혹시킬 수는 있어도 오래 가지는 못한다. 광괴한 글씨는 글씨(書) 예술의 본질이 아니며, 진실은 항상 드러나기 때문이다.
삶도 글씨도 늘 경계하고 경계함이 마땅하다. 삼계(三戒)가 주는 교훈이다.
-
행이불저 [ 行而不著 ]
왜 그렇게 써야만 하는지 이유를 밝히고 살펴라.

작업실로 찾아오신 분이 이야기 도중 난데없이 작품을 해왔다며 고이 접은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내민 종이를 조심스레 받아들고 슬쩍 안색을 살피니 은근한 기대감과 나름의 자부심이 옅게 배어있었다. 작품은 커다랗게 쓴 짤막한 단어를 중심으로 왼쪽 위로 두인(頭印)과 단어 밑으로 관지(款識), 그리고 마지막에 아호인(雅號印), 성명인(姓名印)을 찍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우선 열심히 하셨다는 의례적인 말을 나누고 찬찬히 살펴보니 아쉬운 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질문 하나를 던졌다. “두인은 이곳에 왜 찍어 놓으신 거죠?” 질문에 대한 답을 듣고는 그저 멋쩍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 대답은 “남들도 다 찍던데요, 그냥 멋있자나요.”였다. 이유도 모르고 남들이 하는 건 다 따라할 기세였다.
《맹자(孟子)》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그것을 행하면서 이유를 밝히지 못하며, 익숙하나 이유를 살피지 않는다. 종신토록 그것을 따르나 그 도를 알지 못하는 것이 대중들이다.
行之而不著焉 習矣而不察焉 終身由之而不知其道者 衆也。
(행지이불저언 습의이불찰언 종신유지이불지기도자 중야)
행하지만 왜 그렇게 행해야 하는지 분명한 이유를 밝히지 못하고, 또 무엇을 열심히 익히거나 이미 그것에 익숙해 있지만 왜 그런지 까닭을 살피거나 이유도 모른 채 그저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하고 있다는 말이다.
글씨를 배우는 학생들 중에도 아무 생각 없이 글씨를 쓰거나, 이유도 없이 ‘남들이 하니 나도 해야지’라고 무조건 따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 획을 긋더라도 거기에는 납득할 만한 이유가 있어야 된다’라고 누누이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데도 말이다.
글씨(書) 공부에 있어 분명한 이유를 밝히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예컨대 붓은 어떻게 잡아야 하며 그 이유는 무엇인지, 중봉과 역입, 회봉은 왜 지켜져야 하는지, 또 임서의 목적과 방법은 무엇이며, 인장(印章)은 어디에 어떻게 왜 찍는 것인지 등등 그 이유와 원리를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또 글씨(書)가 예술이라고 하는데 왜 예술인지, 예술이 되는 근거는 무엇인지 밝히고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것은 배우는 사람으로서 갖춰야할 의무며 책무다. 그냥 남들이 다 그렇게 하니까 따라하거나 ‘그런가 보다’라는 생각을 갖는 것은 학생의 본분을 잊은 무책임한 행동이다.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원리와 이유는 무엇인지 근거를 밝혀내고 연구하는 것이 글씨 공부의 첫째다. 그렇지 않으면 《맹자》에 나오는 글귀처럼 종신토록 이유도 모른 채 상황에 익숙해져 남들이 하는 대로, 하자는 대로 따라만 가게 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글씨를 씀에 왜 그렇게 써야 하는지 분명한 이유를 밝히고, 이미 그것에 익숙해 있더라도 왜 그러한지 그 이유와 까닭을 살펴나가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글씨(書) 문화가 정착되고 발전할 수 있다.
글씨는 길게 보고 걸어가야 한다. 언제까지 글씨 콘셉트 설명이나 흥미위주의 ‘똥’을 ‘똥’처럼, ‘꽃’을 ‘꽃’처럼 쓸 수 있다는 이야기만 계속 하고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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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여기인 [ 書如其人 ]
글씨(書)는 그 사람과 같다.

조선 후기 유명한 서사관(書寫官)이었으며 당시 손꼽히던 명필로, 1922년 제1회 조선미술전람회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1925년까지 4년간 서예부문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던 사람이 있다. 그의 서예 실력은 일왕의 귀에 들어갈 정도로 뛰어났다. 그리고 그는 ‘암흑 천지였던 온 세상을 일왕이 밝게 하였다’는 내용의 14자의 한시를 지어 일왕에게 바친다. 매국노다운 행보였다. 그가 바로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이완용이다.
한때 글씨를 잘 써 시대의 명필이라 불렸어도 지금은 그를 경멸한다. 을사5적의 한 사람으로 일본에 나라를 팔아먹은 최악의 매국노로 불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완용의 글씨는 소장하려고도, 소장하고 있더라도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반대로 독립 운동가들의 글씨는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소장 자체를 영광으로 여긴다. 백범 김구 선생이나 안중근 의사의 글씨가 대표적이다. 곧 글씨와 그 사람을 동일시하는 것이다. 송나라 소동파(蘇東坡)의 《논당육가서(論唐六家書)》에 이에 적확한 말이 나온다.

옛사람이 서예를 논함에 그 생평도 함께 논하였다. 진실로 그 사람이 그릇되었다면 비록 글씨를 잘 썼다고 하더라도 귀하지 않다.
古人論書法 兼論其生平 苟非其人 雖工而不貴也 (고인논서법 겸론기생평 구비기인 수공이불귀야)

글씨를 제아무리 잘 써도 사람이 그릇되었다면 글씨를 그 사람과 같이 여겨 귀하게 여기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와 같은 동양의 전통적인 사고방식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어르신들이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던 ‘글씨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거나, 조선시대 인물평가의 기준을 신언서판(身言書判)으로 삼은 것 등이 그렇다.
청나라의 유희재(劉熙載)는 《서개(書槪)》에서 이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글씨는 같은 것이다. 학문과 같고 재주와 같으며 뜻과 같으니, 종합하여 말하면 그 사람과 같을 따름이다.
書如也 如其學 如其才 如其志 總之曰 如其人而已 (서여야 야기학 여기재 여기지 총지왈 여기인이이)

결국 ‘글씨는 그 사람과 같다(書如其人)’는 말이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학문, 재질, 의지 등이 글씨(書)에 그대로 베어난다는 뜻이다. 그래서 글씨를 씀에 있어 이리 저리 획을 날리거나 가벼이 쓰지 말라고 이야기 한다. 또 붓을 꼬아 심한 갈필을 내거나 획을 비틀지 말라고도 한다. 글씨를 쓰는 사람이 진중하지 못하고 가벼워 보이거나, 혹은 뽐내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글씨를 뽐내고자 이처럼 쓰는 사람도 있기에 하는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람처럼 똑같이 여겨지게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글씨를 쓸 때는 삼가는 마음가짐으로 조심해야 된다.
자신의 학문이 뛰어나고 인품이 훌륭해도 글씨가 천박하거나 상스러워 지니고 있는 학문과 인품이 드러나지 않는다면 소용없는 일이다. 반대로 글씨가 아무리 뛰어나도 사람이 그릇되었거나 매국노라면 그 또한 쓸모없는 일이다. ‘서여기인(書如其人)’이라는 말을 글씨 쓰는 사람들이 금과옥조처럼 받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목차


들어가며 ·13
[1부] 글씨로 마음을 전하다
서법전심 [ 書法傳心 ] 글씨(書)는 마음을 전하는 것이다. ·20
호지자불여락지자 [ 好之者不如樂之者 ] 글씨는 즐겁게 써야 성취할 수 있다. ·23
불치하문 [ 不恥下問 ] 리버스 멘토링(reverse mentoring)이 필요하다. ·26
곡돌사신 [ 曲突徙薪 ] 글씨도 미리 실패의 화근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29
삼계 [ 三戒 ] 글씨의 학습과정에서 경계해야 할 세 가지. ·32
득심응수 [ 得心應手 ] 마음에 따라 손이 응해야 한다. ·36
행이불저 [ 行而不著 ] 왜 그렇게 써야만 하는지 이유를 밝히고 살펴라. ·39
아즉불가 [ 我則不暇 ] 글씨를 배울 때는 남을 평가할 겨를이 없다. ·42
인십기천 [ 人十己千 ] 남이 열 번 쓰거든 천 번을 써라. ·46
래자불거 [ 來者不拒 ] 흘러가고 흘러오는 필세(筆勢)를 막지 마라. ·49
발묘조장 [ 拔苗助長 ] 캘리그라피는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53
구즉궁 [ 久則窮 ] 오래되면 궁해진다. ·56
과이불강 [ 果而不强 ] 내가 인정받고 싶거든 남을 먼저 인정하라. ·60
시이불견 [ 視而不見 ] 글씨를 보는 눈은 마음을 다해 정확하고 예리하게. ·63
가이불반 [ 可以弗畔 ] 도리와 약속에 어긋나지 않는 글씨를 쓰라. ·66
검이불루 화이불치 [ 儉而不陋 華而不侈 ] 글씨는 담백해야 한다. ·69
여민동락 [ 與民同樂 ] 캘리그라피 대중과 함께 즐기다. ·72
기운생동 [ 氣韻生動 ] 기운생동하려면 만권의 책을 읽고, 만리의 여행을 하라. ·75
일이관지 [ 一以貫之 ] 글씨를 하나의 기운으로 꿰어라. ·78
득어망전 [ 得魚忘筌 ] 글씨의 규구(規矩)로 입문한 다음 규구를 잊어라. ·81
자득 [ 自得 ] 스스로 터득해야 단계에 올라설 수 있다. ·84
잡동산이 [ 雜同散異 ] 배움에 체계를 세워야 한다. ·87
선각각후각 [ 先覺覺後覺 ] 먼저 깨우친 사람이 나중에 깨우친 사람을 깨우쳐라. ·90
절차탁마 [ 切磋琢磨 ] 캘리그라피는 기초가 중요하다. ·93
자강불식 [ 自强不息 ] 쉬지 않고 노력하라. ·96
독서파만권 [ 讀書破萬卷 ] 1만 시간의 법칙 vs 1만권의 독서. ·99
흥회 [ 興會 ] 창작에 있어서의 우연욕서(偶然欲書). ·102
필작어세 [ 必作於細 ] 디테일이 강한 글씨가 좋은 글씨다. ·105
줄탁동시 [ ?啄同時 ] 선생님은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한다. ·108
지백수흑 [ 知白守黑 ] 글씨는 공간에 대한 설계가 중요하다. ·111
곤이학지 [ 困而學之 ] 어느 순간 글씨(書)가 정체되면 배움으로써 풀어내야 한다. ·115
학광어성저 [ 學廣語聲低 ] 잘 쓴 글씨는 조용하지만 울림이 있다. ·119
전불습 [ 傳不習 ] 제대로 익혔는가. ·122
불분불계 [ 不憤不啓 ] 열정이 없으면 노하우를 얻을 수 없다. ·125
법고창신 [ 法古創新 ]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때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128

[2부] 글씨는 곧 그 사람이다
서여기인 [ 書如其人 ] 글씨(書)는 그 사람과 같다. ·134
인서구노 [ 人書俱老 ] 명필의 첫째 필수 조건은 장수(長壽). ·137
근골혈육 [ 筋骨血肉 ] 근골혈육을 갖춰야 비로소 글씨라 할 수 있다. ·141
대경대법 [ 大經大法 ] 글씨(書) 쓰기의 대원칙은 공간의 균등이다. ·145
서가관식 [ 書可觀識 ]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쓴다. ·149
의재필전 [ 意在前筆 ] 뜻(구상)은 붓 앞에 있어야 한다. ·152
중궁수렴 [ 中宮收斂 ] 캘리그라피에서 강조하는 법. 중궁수렴후 외획신전하라. ·155
필단의연 [ 筆斷意連 ] 붓은 끊어져도 뜻은 이어라. ·159
노서 [ 奴書 ] 표절인가 모방인가 아류인가? ·162
오괴오합 [ 五乖五合 ] 글씨(書)도 때(時)를 잘 맞추어야 한다. ·165
묵저 [ 墨猪 ] 먹(墨) 돼지가 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 ·170
서귀입신 [ 書貴入神 ] 글씨(書)에 있어서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 ·174
혹세무민 [ 惑世誣民 ] 수 천 년 역사에서 자신만의 서체를 만든 사람은 몇 명인가? ·177
구생법 [ 九生法 ] 글씨를 잘 쓰기위한 아홉 가지 조건. ·181
법외지공 [ 法外之工 ] 글씨 공부의 요지는 글씨 공부 외(外)에 있다. ·186

에필로그·190

저자소개

저자 : 이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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