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우는 덜렁이 대장에 장난꾸러기였지만, 도은이를 위하는 일에는 앞장섰어요. 반에 매일 아카시아 꽃송이를 가져다 놓는가 하면, 손을 다쳐 간호실에 있는 도은이를 대신해 가방을 가지고 왔지요. 그렇게 관우는 슬그머니 도은이에게 마음을 전합니다. 처음에는 무심하던 도은이도 차츰 관우가 신경 쓰여요. 모자를 대신해 손으로 이마 위에 그늘을 만들어 주고, 함께 우산을 쓰고 빗속을 걷고, 나란히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커플’이라는 말에 도은이는 저도 모르게 가슴이 콩닥거렸지요.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어요. 규리가 관우를 좋아한다고 말한 거예요. 관우? 규리? 도은이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누군가와 사귀면서 아이들은 많은 것을 배웁니다. 이해와 존중, 배려, 인내 등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가치를 자연스럽게 깨우치지요. 무엇보다 마음이 한 뼘 더 자라납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아이들의 마음속에 일어나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는 탐탁치 않은 눈으로 바라보고는 합니다. 바르게 이끌어 줄 방법을 찾지 못한 탓일까요. 관심을 가지고 진심으로 조언을 해 주기보다는 무시하고 외면하려고 해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자꾸 감추려고 하지요. 누구를 좋아하는 마음이 잘못되거나, 창피한 것이 아닌데 말이에요. 《동그라미 바이러스》는 초등학생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 그리고 서툴지만 그 마음을 표현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요. 아이들은 꼭 내 이야기 같아!라고 공감하며 읽을 수 있을 거예요. 또 ‘사랑’, ‘우정’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 보게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