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밀착형 과학 소재와 불굴의 실험 정신이 만났다!
좌충우돌 과학 기자 ‘영혜’가 온몸으로 전하는 일상 속 과학 이야기
퇴근 후 가볍게 맥주 한 잔 하면서 교양을 쌓을 수 있는 독특한 과학 에세이가 나왔다. <실험하는 여자, 영혜>는 ‘그저 그런 기사는 쓰지 않겠다’고 작심한 과학 전문 기자 ‘영혜’가 일상 속 과학 소재를 직접 실험하며 풀어 쓴 과학 이야기이다.
‘폭탄 버거’ ‘내장파괴 버거’ ‘죽음의 돈가스’와 같은 섬뜩한 이름을 가진 음식이 실제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줄지 궁금해 카메라 앞에서 폭탄 버거를 7분 만에 먹어치우는 실험을 하고, 장내 세균이 다이어트에 끼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왕성한 식욕을 억누르고 6주간 육식을 끊는 다이어트에 돌입, 보온력 실험을 위해 개 미용실과 모피 공장에서 털을 주워 모으고 본인의 어그부츠를 과감히 희생시키기도 한다. 재미와 과학 상식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거대한’(책에 등장하는 다이어트 얘기는 눈물겹다!) 한 몸을 희생하며 실험으로 뛰어들 각오가 되어 있는 좌충우돌 과학 기자 영혜. 가끔은 실험이 무참하게 실패로 돌아갈 때도 있지만 실패한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며 이야기를 솔직하게 풀어낸다.
백 마디의 이론보다 한 번의 실험이 보여주는 힘은 강력하다. 그래서 실험으로 가득한 이 에세이가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가 더 쉽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복잡하고 어려운 이론 위주의 과학이 아닌, 우리 실생활에도 도움이 되는 살아 있는 과학을 영혜와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과학을 잘 알고 있어도 재밌게 읽을 수 있고, 고등학교 때 이후로 과학과 이별했던 ‘과·알·못’인 이들에게도 이 책이 과학에 한 발자국 다가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공대생 유머와 재치가 살아 있는 과학 에세이
“이 책을 읽고 나면 과학 기사가 달라 보일 겁니다.”
“그런데 누나, 다이어트 한다는 사람이 술은 마셔도 되는 거야? 소주 반병 열량이 밥 한 공기랑 비슷하다던데.”
“그래? 방금 소리 들었니?”
“무슨 소리?”
“술맛 떨어지는 소리.”
“…….”
“네가 몰라서 그렇지, 술‘만’ 마시면 살 안 쪄. 술 열량은 몸에 저장이 안 되거든.”
“에이 설마, 술만 저장이 안 된다는 게 말이 돼?”
“알코올중독 환자들 못 봤어? 대사량이 얼마나 높으면 그렇게 말랐겠어.”
_본문 45~46쪽
안주 없이 술만 마시면 살이 안 찐다는 말, 정말 그럴까? 흔한 이공계 남매의 대화는 자정까지 이어지며, 결국 영혜는 각종 논문과 영양학 책을 뒤져 마신 알코올이 약 10%만 배설되고 나머지는 지방산이 되어 몸에 저장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온갖 다이어트에도 불구하고 살이 빠지지 않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회사에 지각하는 데에 늦잠 유전자 핑계를 대기도 하지만, 무한 애정이 갈 수밖에 없는 캐릭터.
저자는 한때 ‘이과 망해라’를 외치기도 했지만 뒤늦게 발견한 과학의 매력을 이 책에 모두 담았다고 밝혔다. 딱히 몰라도 사는 덴 문제없을 것 같은데, 알아두면 깨알같이 도움이 되는 지식들로 가득하다. 흥미로운 기사를 쓰기 위해 오늘도 ‘개고생’을 하며 직접 실험 속으로 뛰어드는 영혜와 함께 과학의 세계에 발을 담가보는 건 어떨까.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한층 과학적으로 변할 수 있을 것이다.
- 맛있게 먹으면 0kcal라고, 진짜?
- 사람이 아나콘다 뱃속으로 들어간다면?
- 밤꽃 향기는 왜 ‘그 냄새’를 떠올리게 할까?
- 미세표정으로 0.2초 만에 거짓말을 구분할 수 있다?
- 늦잠 자는 게 유전자 때문이다?
- 깔끔해 보이는 냉장고가 변기보다 더럽다?
- 페이스북으로 김연아 주민등록번호를 10초 만에 해킹할 수 있다?
찰진 글맛 속에 담은 38편의 다양한 주제들
“글이 찰지네.”
“무슨 기자가 글을 이렇게 재밌게 쓰지?”
과학이 어렵다는 기존의 편견은 이 책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최근 핫이슈로 떠올랐던 생리대 ‘위해성’ 논란, 일회용 포장지에 숨겨진 비밀, 깨끗해 보이는 냉장고의 충격적인 진실, 한국 맥주가 맛없는 이유 등 일상과 가까운 주제를 소개하고 있는데, 저자가 과학을 보다 대중적으로 소개하고 소통하기 위해 그에 맞는 주제들을 선별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제1부 ‘막 먹은 영혜 씨’에는 DNA다이어트 체험기,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의 진실 등 다이어트와 관련된 이야기를 담았다. 제2부 ‘인내하는 영혜 씨’에는 기자의 실험 정신이 돋보이는 글을 모았다. 제3부 ‘엉뚱한 영혜 씨’에는 위대한 과학적 발견은 엉뚱함에서 시작된다는 말처럼 과학 기자 특유의 엉뚱함이 돋보이는 글을 담았다. 제4부 ‘냉장고를 부탁해, 영혜 씨’에서는 먹는 것과 관련된 주제들을 선별했다. 제5부 ‘불안해하는 영혜 씨’에는 방사능 측정기의 진실, 화재의 무서움을 알리는 실험 이야기 등을 담았다. 제6부 ‘공대 여자 영혜 씨’에는 가상현실 드론을 체험하기 위해 스위스까지 간 이야기와 투명망토 기술, 국회로 드론을 띄운 실험 등을 소개한다. 재미와 지식 두 가지를 동시에 잡은 과학 교양서 <실험하는 여자, 영혜>와 오늘, 과학 실험의 세계로 함께 빠져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