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요법의 일인자가 혼신의 힘을 쏟아 쓴 암 해설서
소화기외과와 종양외과의 전문의이자, 세계적인 면역세포요법의 권위자인 다니가와 게이시 박사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쓴 암 해설서 《암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를 선보인다. 저자는 오랜 세월 암 환자를 대하면서 바쁜 진료실에서 충분히 설명해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해소하기 위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상당수의 암 관련 서적에서 흔히 주장하는 ‘이것만 하면 암을 완치할 수 있다’는 식의 현혹하는 내용과 거리가 멀다. 다니가와 박사는 사실 암 환자와 주변인을 괴롭히는 가장 큰 문제는 암 증상보다 과도한 ‘공포’라고 말한다. 여전히 많은 사람이 암에 대해 ‘불치의 병’이나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는 탓에 암 선고를 받으면 일생에 가장 큰 심리적 충격을 받는다. 그러나 심리적 불안은 치료 효과까지 떨어뜨리는 데 문제가 있다. 따라서 저자는 암을 극복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면서 동시에 최우선시해야 할 것이 병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갖는 것이라 말한다.
“환자는 자신의 하나뿐인 생명을 오롯이 맡긴 채 진단이나 치료를 받고 있는데도 암이라는 질병을 여전히 알지 못하고 있다. ‘암은 몇 단계가 있고, 이런 치료를 합니다. 부작용과 합병증은 이렇습니다’ 하는 당면 문제는 들을 수 있지만 암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은 하기 어렵다.”(들어가며 중에서)
바로 이런 갈증을 이 책이 풀어줄 것이다.
암보다 암 포비아가 더 위험하다
저자 다니가와 박사가 암 환자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지는 것은 직업적 소명도 있지만 개인적인 경험에 기인한 바도 크다.
“사실 나는 부친과 아내를 암으로 먼저 보냈다. 그러므로 암을 정복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강하며, 환자의 불안과 가족의 고민을 생생하게 이해한다. 진심으로 불안과 고민을 덜어주고 싶다.”(들어가며 중에서)
본인 역시 의사 이전에 치료를 받아야 했던 환자 가족이었으므로 그들 당사자의 마음과 아픔에 공감하여 책의 필요성을 한층 절감한 것이다. 담당 주치의는 항상 바쁘고 시간에 쫓겨 궁금한 문제를 물어보기 힘들다. 그뿐 아니라 의학 전문용어는 너무 어려워서 들어도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그러나 쉽게 잘 쓴 책이 있다면 언제고 반복해서 읽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궁지에 몰린 환자의 심리를 배려하면서, 한편으로는 현실을 정확히 전달하려는 기획 의도에 충실하다. 《암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를 읽은 한 일본의 독자가 인터넷 서점에 남긴 서평은 이런 뜻에 잘 공감하고 있다.
“어머니가 수년 전 4기 폐암을 선고받아 치료를 하지 않으면 2~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고 하였다. 항암 치료를 해도 고작 반년이라는 말이 주치의의 입에서 나오던 순간을 지금도 또렷이 기억한다. 어느 날 갑자기 어머니가 암 환자가 되는 동시에 나도 암 환자의 가족이 되었다. 당시에 느낀 절망감을 죽을 때까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만약 그때 이 책을 만날 수 있었다면 분명 절망감이 한결 덜했을 것이다.”
암은 오랫동안 사망 원인의 첫 번째로 꼽히는 질병이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 사실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암 환자와 그 가족뿐 아니라 건강한 사람도 암에 대해 올바른 지식을 세우는 데 이 책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