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 지난한 인생길에서 나는 연꽃이고 싶었다.
인생은 어차피 고행이지만, 나는 그 길에서 밤하늘의 빛나는 별이고 싶었다.”
벽담 학명스님을 기록하다
육신과도 같고, 영혼과도 같은 성불사. 성불사와 벽담 학명은 한 가지이다. 벽담 학명의 자아도, 자존감도 모두 이 성불사에 그 흔적이 그려져 있다. 부처님의 재자(齋者)로 평생을 갈구한 삶을 표현한다면, 남한산 자락의 성불사이다. 깊은 밤하늘의 별이 다듬어 놓은 길을 따라서 남한산에 오르면서 느꼈던 서러움과 분노가 때로는 삶의 전부였다. 벽담 학명은 그 아쉬운 한순간을 붙드는 수단으로 이 텍스트를 작성했다.
“누구에게나 살아온 이야기는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말한다. 내 이야기를 쓰면 소설 몇 권이라고…….
지금 성불사 앞마당에는 어떤 신도가 어떤 사연으로 서성이는지,
그들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나는 다 안다.
마치 저 창공에서 성불사를 내려다보듯이 삶의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다. 나는 일찍이 남한산 자락의 그 속 깊은 사연을 읽고 쓰면서 살아왔다. 아쉬움도 있었고, 환희와 기쁨도 있었다. 하지만 정작 내 이야기는 처음 털어놓는다. 나 자신의 이야기가 그리 대단할 것은 없지만, 그래도 이 생을 왔으니 몇 가지 구절은 남기고 싶은 마음이다.
아, 늙는 것은 한순간이고, 죽는 것 또한 한순간이리라.
어쩌면 나의 이야기도 한순간일지 모른다.
그 아쉬운 한순간을 붙드는 수단으로 이 텍스트를 작성했다.”
벽담 학명의 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