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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악령의 목소리를 듣는다 - 소크라테스, 철학적 욕망의 기원에 관하여

나는 악령의 목소리를 듣는다 - 소크라테스, 철학적 욕망의 기원에 관하여

  • 백상현
  • |
  • 에디투스
  • |
  • 2018-01-31 출간
  • |
  • 152페이지
  • |
  • 131 X 211 X 14 mm /192g
  • |
  • ISBN 9791196007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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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자리를 갖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보다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1960년 11월 16일의 세미나에서 자크 라깡이 한 위의 말은 이 책 『나는 악령의 목소리를 듣는다―소크라테스, 철학적 욕망의 기원에 관하여』를 관통하는 말이다. 그런데 다소 모호하고 어렵게도 들리는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우선 이 책이 보여주는 소크라테스라는 인물과 그를 기원으로 하는 서구철학의 모습은 이제까지의 인문학이 그려왔던 것과는 선명한 차이 갖는다. 지금까지 서구 고전철학에서 다루어진 소크라테스는 그가 말한 것으로 알려진 언설(담론)을 해설하는 것으로, 비록 기행을 일삼기도 했지만 이른바 진지한 철학적 사유의 단초를 제공한, 세계와 인생의 진리와 의미를 설파한 기원적 철학자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책은 처음부터 이러한 고정된, 안정된 이미지를 전복시키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를 히스테리증자로 간주했던 인물은 자크 라깡이었다. 그의 이론에 의거하여 저자가 그려내는 소크라테스라는 인물은 한마디로 ‘정상인’이 아니다. 말하자면 소크라테스는 히스테리적 증상으로 인한 균열과 파괴를 추종한 끝에 부랑자로 떠돌며 세상을 어지럽히고 젊은이들을 타락시켰다는 죄목으로 사형이 선고되고 집행된 패배자이고, 심지어 “악령의 목소리를 듣는다”고 스스로 고백하는 편집증 환자, 즉 ‘정신질환자’의 모습이다. 그의 비참한 최후로 미루어 이는 극단적일지언정 전적으로 틀린 진단은 아닐 수 있다.(책에서도 언급되어 있지만, 라깡만이 아니라 19세기 프랑스의 정신의학자 루이 프랑스와 렐뤼Louis Fran?ois L?lut가 자신의 논문 「소크라테스의 악마에 관하여Du d?mon de Socrate」에서 주장하려 했던 것도 그것이었다. 그렇다면 서구 고전철학의 기원인 동시에 플라톤의 스승이었던 소크라테스가 제정신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논증하는 것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라캉주의자로서 저자는 소크라테스의 병적인 욕망 자체에 주목하고 그것이 무엇이었는지를 해명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소크라테스가 아테네를 타락시키려 한다는 죄목으로 고소당한 직후 자신을 변호했던 법정 기록의 형식인 『변론』이라는 텍스트에 저자가 주목한 까닭 역시 거기에는 철학적 이론이 아니라 욕망의 유형이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의도와 이러한 태도는 이 책이 철학에 대하여 취하는 근본적인 입장과도 같은 것일 수 있다. 철학이란 철학자가 만들어낸 지식이나, 그것을 기록한 텍스트가 아니라 어떤 특수한 유형의 욕망이라는 주장 말이다. 저자에 의하면, 진리라는 것은 정신병적인 어떤 욕망을 통해서만 출현하여 보존되고, 전수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철학이라는 특수한 실천이 발명해 낸 것은 진리에 관한 정신병적인 욕망의 실천, 어떤 실체의 발견이나 절대적 이데올로기의 숭배이기보다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창조적 절차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전수 가능한 것으로 만들었던 역사적 사건이 바로 소크라테스의 죽음이었다는 주장이다.

아테네의 유한성의 세계관과 법체계에 대항하여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던 소크라테스의 기행은 당대의 지식을 장악한 권력의 입장에서는 병적인 것이었을지 모른다. 그런데, 당시 스스로 ‘정상’이라고 간주하고 그에게 사형을 선고했던 세계, 혹시 그 세계의 정상성이란 강박증적 억압에 의존하는 환영적 구성물에 불과했던 것은 아닐까. 도래할 세계의 보다 확장된 세계관에 근거한다면, 소크라테스의 기행은 현재의 한계를 초과하는 욕망인 동시에 당대의 권력을 몰락으로 이끈 저항의 실천이었던 것은 아닐까. 저자는 이러한 물음을 던지면서 철학적 욕망이란 세계-권력의 강박증적 욕망에 대항하는 히스테리적 욕망이거나 편집증적 욕망이라고, 또한 철학은 세계-권력의 정신병에 대항하는 소수자의 또 다른 정신병적 욕망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타자로부터 주어지고 각인된 우리 자신의 삶에 관한 소외된 욕망의 반복을 멈추려는 욕망, 고정관념의 권력이 내 안에서 반복되는 것에 저항하려는 욕망의 반복, 과거가 반복되는 것에 대항하여 미래를 반복하려는 욕망, 이 책이 말하는 철학적 욕망이란 바로 그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러한 저항이 또한 반복의 형식이어야 하는 이유는 도래하는 순간 과거의 권력이 되어버리는 미래의 속성 때문이다. 모든 새로움은 실현되는 순간 낡은 권력이 되기 때문에. 소크라테스가 스승이 되기를 거부했던 것도 바로 이러한 의미에서였다는 것이다. 자신의 지식이 제자들의 삶 속에서 반복되는 것을 거부하기 위해서. 제일 처음 인용한 라캉의 말도 이 지점에 이르면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그것은 세계를 지배하는 이데올로기-권력이 주체의 삶 속에서 반복되는 것에 저항하는 반복이라는 하나의 정치-윤리적 구조를 또한 드러내 보여준다. 이러한 저항적 반복은 역사 속에서 반복되어 왔다. 예수와 그의 사도들 사이에서 구성되었던 반복, 고대 그리스의 예술과 르네상스 예술가들 사이의 반복, 혹은 세잔과 피카소, 그리고 피카소와 베이컨 사이의 반복. 나아가 프로이트와 라깡 사이의 반복. 서구 문명의 환상과 신화를 남김없이 몰락으로 이끌었던 프로이트의 죽음의 언어를 전유하는 과정 속에서 그것을 새롭게 해석해 냈던 자크 라깡의 평생에 걸친 작업이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그것을 정확히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 책이 말하는 ‘철학적 욕망’이라는 개념이 우리 모두의 욕망에 적용 가능한 하나의 보편적 형식에 다름 아닌 것이 된다. 젊은이들을 타락시킨 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어느 철학자-소크라테스의 욕망에 대한 탐사는 그러한 방식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하나의 시점을, 보다 엄밀히 말하자면 아토포스적 탈-시점을 우리에게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라는 서구 철학사의 영웅을 히스테리증자,편집증환자 취급하며 시작되었던 ‘무례한’ 책의 여정은 그렇게 우리 자신을 종착지로 삼는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우리 자신이라고 믿고 있었던 자아의 이미지를 죽음에 이르게 하고, 그 너머에서 다른 누군가가 될 수 있게 하지 못한다면 철학이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는가라고 말이다. 철학은 바로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욕망이고, (강요된 자아의) 죽음에 대한 욕망이며, 그런 죽음을 전유하여 전혀 새로운 판본의 세계를 가능하도록 만드는 번역의 기술이라고 말이다. 철학은 우리 자신의 삶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유하도록 만들어 주는 창조적 해석학이며, 우리 자신의 유한하며 그래서 소외된 욕망을 무한성에로 개방해 주는 기술이다. 어제와 동일한 오늘의 시간을 멈추게 만드는 어떤 기술에 관련된 지식. 철학은 바로 그것이다.

“라깡이 질문을 던졌던 것처럼, ‘악령의 목소리’란 소크라테스 자신의 욕망의 목소리의 반영이었던 것이다. 그의 죽음 이후 플라톤이 들었던 목소리, [……] 그것은 자신을 정상성의 화신으로 내세우는 세계의 지식과 권력에 대항하며 스스로를 기꺼이 비정상이라 자처하는 철학적 욕망의 목소리였다. 선한 것이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고정관념의 권력에 대항하여 악의 위치를 담담히 수용하는 목소리이다. 정상적이며 선한 세계에 속한 당신들의 세계가 갇힌 유한성을 돌파하기 위한 ‘영혼의 병’에 기꺼이 감염되고자 했던 악의 꽃을 든 남자의 목소리. 이 책의 문장들은 바로 그와 같은 ‘진리의 병’에 감염된 자로서의 소크라테스를 해명하기 위한 짧은 우회로의 여정이었다.”
―본문 중에서

목차

프롤로그: 철학이라는 정신병에 관하여

1장: 공백을 탐닉하는 히스테리적 주체

소크라테스라는 유령
이중의 빠져나감
증상적, 타락의 지혜
법의 문제 1_ 언어에 의한 신체-국가의 상징화
법의 문제 2_ 진단과 봉합
법의 문제 3_ 강박증
토포스의 강박증, 아토포스의 히스테리

2장: 왜상을 탐닉하는 정신병적 주체

보바리즘, 허구의 공동체
악령, 다이몬. 소크라테스의 환청
환상과 망상의 차이
왜상anamorphosis.
왜상으로서의 이웃,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소크라테스의 내기

3장: 죽음의 해석학

반복강박Wiederholungszwang
양도trado
번역traduco
공백의 해석학
반복을 멈추는 반복
애도를 애도함

에필로그: 소크라테스는 어디에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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