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Trainer of the trainer(조련사 중의 조련사)” 2000년 미국 교관학교 정문에 새겨진 문구이다. 이곳에서 “교수 중의 교수” 아니 “스승 중의 스승” 나의 꿈을 키우게 되었다.
이런 꿈을 처음으로 지도해주신 분은 교육감이셨던 할아버지 덕분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전형적인 선생님 아니 서당의 훈장 분이셨다.
초등학교 입학하기도 전부터 노랗게 빛바랜 신문지에 ‘一’, ‘l’를 수도 없이 붓글씨로 쓰고 또 쓴 연후에 기본 한자 ‘영(永)’자를 완벽하게 익히게 하고 비로소 天(하늘 천, 우주), 地(땅 지, 지구), 玄(검을 현, 우주의 3/4는 암흑), 黃(누르 황, 태양)… 등 「우주의 이치」를 쓰게 하셨다. 이따금 고향의 뒷산인 계룡산 북쪽 와지선과 벌판을 반나절쯤 산책(훗날 어마어마한 땅을 2개의 학교기관에 시사하심)하거나 여름에는 99칸 한옥 대청마루에서, 겨울에는 안방 화롯가에서 무릎 꿇고 잘 이해가 안 되는 소학과 논어에 대한 말씀을 종종해주시거나 바둑을 가르쳐 주셨다.
지금 생각해보니 공부다운 공부를 한 것이었다. 공부는 한자로 ‘工夫’라고 쓴다. ‘工’은 천天과 지地를 연결하는 뜻이라고 한다. ‘夫’는 천과 지를 연결하는 주체가 사람(人)이라는 뜻이며 하늘과 땅 사이의 자연, 사회, 역사 그리고 자기이해를 하는 것이 공부였던 것이다.
공부를 한다는 것은 스승을 잘 만나야 한다. 스승은 공부의 의미처럼 자연 속에서 사회속의 사람들이 모두 스승이다. 스승의 가르침은 곧 교수법(방법)이다.
교수법(방법)은 의사소통과 같이 일방적이기고 하고, 쌍방향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느 스승은 잘 이해가 되는 교수법(방법)을 구사하고, 어느 스승은 좋은 교육내용을 갖추고도 이해하는데 방해가 되는 교수법(방법)을 구사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좋은 교수법(방법)을 구사하려면 일단 ‘대인기피증’이나 ‘무대공포증’이 없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사람을 만나면 금방 얼굴이 발그레 지곤 했다. 좋아하는 사람과 창피한 생각이 들면 얼굴이 거짓말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교육은 하고 싶지만 한때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교육과 관련된 연구를 하는데 몰두하였다. 그러다가 연구한 것을, 개발한 프로그램을 통해 강사를 육성해달라는 제의가 종종 들어오게 되어 점점 가르치는 일이 많아졌다. 가르치다 보면 또 다른 것을 개발 하게 되고, 개발하기 위해서는 연구를 하게 된다.
이처럼 교육을 위해서는 이론과 연구와 실제(강의)가 상호보완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교육학이나 행정학 등에서도 학문적으로 이미 오래전에 연구된 구조라는 것을 확인한 후 확신을 갖고 지금은 대학에서 군(軍) 교육기관이나 공공기관에서 주로 ‘교수법’과 관련된 강의위주의 활동을 하면서 교수법(방법)과 관련된 학문적 역사와 서적들을 찾아보았으나 종합적이지 않았고, 교육생들에게 마땅히 추천하기에는 대상과 요구수준에 충족하지 못하여 평소 메모해둔 것을 정리하다보니 『Total 교수법』으로 명명하게 되었다.
본서는 약 20여 년간의 교수법(방법)관련 메모와 연구와 강의경험들을 통해 전지위에 하나하나 그려가면서 최종적으로 총론, 제1부 교수법 개관, 제2부 교육설계와 적용, 제3부 혁명적 교수기법으로 구성할 수 있었다.
필자는 1986년부터 약 24년간 대학 강단과 군(軍)에서 장교로 복무하면서 교수(관) 생활이 크게 도움이 되었고, 특히 2000년 미 교관학교 연수를 토대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약 60만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프로그램을 100여종의 컨텐츠를 개발 적용하면서 2010년에 프로그램과 관련한 박사논문을 통해 교수법과 관련한 저서 및 진단지를 개발해 왔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마침 2008년에는 일본 자위대장 초청으로 일본 육상, 해상, 공군자위대장과 일본 전 자위대 간부를 대상으로 강좌를 시작으로 교관(수) 양성의 메카인 국방정신전력원 교수법 교수로 재직하게 되었다. 이곳에서는 연간 약 2천명의 교수(관)을 양성 및 교육을 하고 있다. 그러나 급변하는 교육 환경 하에 우수한 학습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한다는 것은 매일매일 숨 막히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탈무드에서 강조한 것처럼 ‘물고기를 주기 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같은 교수법(방법)을 위해 조심스럽게 졸저를 세상에 내놓는다.
본서를 집필하도록 용기를 주신 국방정신전력원장 조형찬 장군님과 교수부장 방정배 대령님께 특별히 감사드리며, 함께 교수법 연수를 진행해주시며 영감을 깨우쳐주신 조벽 교수님과 책과 매체를 통해 가르침을 주신 설민석 대표, 김창욱 교수, 최지현 아나운서, 장은숙 박사님께도 많은 도움을 받았음을 밝혀둡니다. 아울러 나의 영원한 멘토이신 이용재 형님과 국내 최고의 교수법 대가이신 최승호 교수, 김기수 교수 그리고 세계적인 특별강사 김인백 교수님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마음에 기록해 둡니다.
2017년 암투병 중이신 어머님(강영화)의 기적적인 쾌유와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 농(農)바위 목암*생가 복원을 꿈꾸며* 충청남도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 385번지, 목암(木岩) 진상구(陳相龜) : 충청남도 초대~제2대 교육감(당시명칭; 대덕군 교육장 / 52.8.9. ~ 60.10.31.), 공주사범대1회 졸업, 삼락회(三樂會) 부회장 역임. 저자의 친조부.
–2017년 10월 12병풍 금병산 자락 자운대에서– 추목(秋木, 가을나무) 진재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