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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배야, 우리가 봄이다

창배야, 우리가 봄이다

  • 이상석
  • |
  • 양철북
  • |
  • 2018-01-22 출간
  • |
  • 332페이지
  • |
  • 140 X 200 mm
  • |
  • ISBN 978896372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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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그래도 여전히 아이들은 따뜻하다 _ 나를 가르치는 아이들

거리를 지나는 교복 입은 학생들을 볼 때마다 눈물이 나던 시절이 있었다. 거친 말이 오가는 대화를 듣고 줄여 입은 교복을 보며 “애들이 다 그렇지” 하며 비난과 체념 섞인 말을 하다가도, 애들이 살아 있음에 감사하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지켜 주지 못함에 미안해했다. 책에 실린 글을 쓸 당시 50대의 교사 이상석도 마찬가지다.
특활 부서를 정하는 시간, 기현이와 성현이는 줄넘기에서 달리기로 다시 풍물로 그러다가 이젠 서예반에 가겠단다. 얘들이 어른이 되면 어떻게 살까, 또 그렇게 하루하루 살아갈까, 이 선생은 한숨이 나온다. 3학년 2학기 공고 취업반 아이들 교실. 그래도 기말고사를 보려면 수업을 해야 한다. 그런데 아이들은 “우리는 찌꺼래기들인데요” “우리 과는 성적순으로 딱 잘랐어요. 진학반 가고 싶어도 안 된다던데요. 성적에 밀리면 끝이지 시발……” 이러며 엎드려 잔다. 이 선생은 또 터진다. 앞에 빈 책상을 냅다 걷어차며 고함을 친다. 희정이가 낼모레 전학을 가기로 했다. 아버지가 또 직장을 옮겼단다. 그런데 아이들은 이틀, 사흘이 지나도 이별을 위한 행사 하나 안 한다. 가는 날 아침에도 별 반응이 없다. 이 선생은 화가 날 지경이다. “다 따라 나와서 인사해” 하고 소리치고 싶으나 참고 희정이 손을 잡고 교문을 향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게 다가 아니다. 기현이와 성현이는 조금 있다 커피를 뽑아 들고 와서는 책상 위에 놓고 가며 중얼거린다. “내 마음인데요.” 공부하기 싫다며 엎드려 자던 3학년 취업반 아이들은 자기네 삶을 시로 써 보자 했을 때, 이런 씨를 써낸다.

“친구가 개를 샀다길래
친구집에 놀러 갔다.
암컷이었다.
‘암컷이 더 비싸다 아이가, 수컷 사지 그랬노?’
‘개라도 여자랑 있고 싶었다.’
친구도 울고
나도 울고
개도 울었다.”

희정이가 작별 인사를 해도 그대로 앉아 있던 아이들은 교문을 향해 쓸쓸히 걸어가는 이 선생과 희정이 뒤로 “희정아, 잘 가” 하며 수십 개의 하얀 종이비행기를 날린다.
그럴 때마다 이 선생은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아이들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선생 마음을 되려 이해해 주는 아이들이 고마워서, 펄펄 끊는 청춘들을 앞에 두고 나는 뭐 하고 있나 하는 생각에, 기다려 주지 못하고 버럭 화를 내서 못내 미안한 것이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어떨지 몰라도 아이들의 속마음은 세상이 아무리 변했어도 따뜻하다고 이 선생은 믿는다. 선생이, 어른이 기다려 주면, 기다려 주면 되는 것이다.

한 50대 교사의 열정과 애환
이 책은 이상석 선생이 2000년대 중반에 부산 경남공고에 있을 때 쓴 글들을 모은 것이다. 교육활동과 교단 일기를 엮어 펴낸 《사랑으로 매긴 성적표》가 1988년에 처음 나왔으니 25년 여 만에 다시 만나는 교육 에세이인 셈이다. 《사랑으로 매긴 성적표》는 당시 5판 30쇄를 발행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번 책에서 교사 이상석은 경남공고 아이들과 살았던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준다. 1부(‘내 마음속 아이들’)는 이상석 선생이 만난 아이들 이야기, 2부(‘야들아 뭐 하노?’)와 3부(‘내 종례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는 저자와 학생들의 1년 생활을 시간순으로 엮었고, 4부(‘가난이 너희를 키웠구나’)는 가정방문 이야기이다.
이상석 선생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철철 넘치는 열정의 교사로 유명하다. 《사랑으로 매긴 성적표》에서 보여 주었던 아이들에 대한 깊은 사랑과 교육 현실에 대한 분노는 여전히 읽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하지만 쉰이 넘어 만난 경공 아이들 이야기인 《창배야, 우리가 봄이다》에서 이상석 선생은 변한 세상과 아이들, 흐르는 세월 앞에서 조금은 힘이 부쳐 보인다. 야생성을 잃어버린 아이들이 안타깝고, 변하지 않는 학교의 모습에 절망하며, 좌절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개학맞이 목욕을 하고, 교장의 눈치 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가정방문을 다니며, 아이들과 삶을 가꾸는 글쓰기를 한다. ‘저기 산이 있어 오르듯이’ 그에게는 함께 ‘살아가야 할’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대한민국 50대 평교사의 삶은 위태롭다. 아이들은 말이 잘 안 통한다고, 학부모는 늙고 고루하다며 좋아하지 않는다. 50대 교사의 경험은 학교에서 배척당하기 일쑤다. 50대 평교사의 명예퇴직이 많은 것도 이런 까닭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몸은 늙어가지만 여전히 가슴 뜨거운 우리 시대 50대 교사들의 열정과 애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너희는 어땠는지 몰라도 나는 가정방문 간 게 젤 귀하고 값진 시간이었지 싶어. 그때 우리는 서로 맘들이 통했던 거 같애. 내가 너희들을 아들같이 볼 수 있었던 건 너희가 사는 집, 너희가 자는 방을 보고 난 때문이었을 거야. 너희들 방에 단둘이 앉아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다 내 품에 안기는 아들이 되더라고. 그러면서 우리는 사랑을 나누었지.
나, 너희들 보내고 무슨 낙으로 살꼬. 스블, 벌써부터 목이 메네. 너희들 한 가지만 잊지 마래이. 내가 자주 말했제.
“우리 인연은 지금부터다.” (‘내 종례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 223-224쪽)

아파트는 낡고 좁다. 부모와 형이 다 집에 있다. 아버지는 피곤해 보이고 어머니는 막 일 끝내고 돌아왔단다. 학교 급식소에서 일한다고 한다.
방이 두 개뿐이다. 동원이 책상을 한번 보자고 하니 작은방 문을 연다. 형이 과자 봉지를 어지럽게 흩어 두고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다. 좁아서 둘이 거처하긴 어렵겠다. 동원이 방은 없는 셈이다.
동원이는 가정 조사서 집안 형편을 묻는 칸에 이렇게 썼다.
“적당한 것 같으면서도 약간 부족한 듯.”
아! 동원이는 이 정도 사는 것이 적당하다고 했다. 부모 계시고 형 있고 좁은 아파트지만 쫓겨날 염려 없고. 굶지 않고. 이 정도면 족하다.
그래, 동원아. 적당한 것 같으면서도 약간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네 마음이 가상하구나. 한 시간 걸리는 먼 거리를 통학하면서 이렇게 꿋꿋하게 살아가고 있구나. 됐다. 네가 대견스럽다.
(‘오늘부터 대망의 가정방문’ 242-243쪽)

가정방문 마치고 버스 타러 나오다가 건축과 김태강인함 뒤 무력함 (3학년 심경택)

오늘도 술에 취해 집에 오시는 아버지
하루 이틀이 아니구나.
연 이은 사업 실패 때문인가
강하시던 아버지가 너무 약해 보인다.

학교 다녀오면 어두운 내 방
“학원도 이번 달이 끝이구나.”
누나가 웃음을 잃고
아버지는 희망을 잃고
난 행복을 잃었구나.

아버지의 뒷모습
우리들 앞에서 내색하지 않고
항상 잃지 않으셨던 웃음

잠들기 전에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없구나.
내가 이렇게 무력하구나.
얼마나 지나야 강해질 수 있나.
언제 나는 어른이 될 수 있나.

빨리 찾고 싶다.
내가 잃은
우리 식구들이 잃은 것들을.

경택이 누나는 동아대 국문과를 다니는데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모양이다. 어머니도 어디 남의 집에 일하러 다니고, 아버지는 망한 호텔의 지배인이었다. 할머니가 계셨다. 경택이는 현대중공업 입사를 앞두고 있다. 아주 예의 바르고 성실한 아이다. 취직이 안 되면 새벽 시장에 나가 채소 장사를 해서라도 집을 돕고 싶다고 하던 아이다. (‘가난은 사람을 사려 깊게 하지’ 300-301쪽)
훈, 기계과 아이 하나를 만났다. 출출하던 차에 잘됐다. 얘들하고 한잔해야지. 안 그래도 태훈이는 내가 달래 주어야 할 아이. 내가 건축과 담임한다 해 놓고 화공과로 갔다고 2학년 올라와서 수업을 안 들으려고 뻗대던 아이다. 물론 내 반은 등교 시간도 자유롭고 마음도 편해서 그렇겠지. 얘가 버릇이 없는 면도 있다. 그런데 버릇이 무엇인가. 제 살아온 본성이 맑으면 그만이지. 틀에 어긋난다고 버릇이 없다 할 수 있는가.
이 아이들 고기라도 한번 먹이자 싶어 고기 뷔페로 가서 좀 먹다가 왔다. 이상화, 강민수도 함께 있었다. (55,000원 카드 긁음) (‘선생님들은 월급 많죠?’ 264-265쪽)

“그래, 요즈음 뭐 어려운 일은 없고?”
“여태껏 잘 살아왔는데 굳이 필요한 게 뭐 있겠습니꺼.”
아! 삶의 터가 아이를 키운다고 했던가. 어째 이런 말을 할 줄 알까. 나보다 낫구나. 여태껏 잘 살아왔는데 굳이 필요한 게 뭐 있겠는가! 가지고 살아가는 내 눈으로 볼 때 진영이는 불행해 보이지만 정작 이런 삶을 살아가는 진영이는 담담하다.
“쌀도 주고, 학비도 대 주고, 급식도 주고……. 살 수 있어요.”
“그래, 하지만 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이런 게 다 떨어질지도 몰라. 스스로 벌어먹고 살라는 말이지. 그러니 맘 단단히 먹어.”
저 아랫동네 높은 아파트들 즐비하고 자가용이 거리를 메우고 있는 세상이지만 진영이는 한 번도 그 사람들 부러워한 적 없었단다.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이고…… 나는 나이지요.” (‘이진영, 신승엽, 김동현 집 방문’ 2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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