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영웅”, “원조 몽테크리스토 백작” 소설보다 더 극적인 토마 알렉스 뒤마 장군의 일대기를 생생하게 그린 걸작 다큐멘터리
프랑스 혁명의 그늘 속에서 지워진 ‘검은 영웅’의 초상
“최고의 시기였고 최악의 시기였다. 지혜의 시대였고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였으며 불신의 세기였다. 빛의 계절이자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고 절망의 겨울이었다.”
찰스 디킨스가 묘사한 프랑스 혁명기의 단상이다. 자유, 평등, 박애의 기치 아래 일어선 민중들은 루이 16세를 단두대에 보냈다. 혁명 정신은 당대 유럽을 넘어 오늘날 우리에게까지 숭고하게 전해지지만, 그 이면에는 민중 간의 살육전, 공포정치와 권력 투쟁, 전제군주 나폴레옹 황제의 폭정이 숨겨져 있다. 그 혼란스러운 시절의 모습을 한눈에, 그리고 극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 있다. ‘토마 알렉스 뒤마’. 《몽테크리스토 백작》과 《삼총사》로 유명한 소설가 알렉상드르 뒤마의 아버지이자, 흑인 혼혈 출신의 장군이었다.
토마 알렉스 뒤마는 입지전적인 영웅이었다. 몰락한 백인 귀족과 식민지 흑인 노예 사이에서 태어나 프랑스 군에 이등병으로 입대, 혁명전쟁의 포화 속에서 발군의 역량과 품성으로 혈통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령관의 자리까지 올랐다. 한편으로, 그는 비운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피부가 검다는 이유로 차별받은 것은 물론, 자유를 향한 곧은 신념 때문에 나폴레옹의 눈 밖에 나 수년간 지하 감옥에 갇혀 고된 포로 생활을 겪어야 했다. 이후 나폴레옹이 노예제를 부활시키면서 정부로부터 받던 연금까지 박탈당하고 가난 속에 시름시름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 훗날의 역사는 이 ‘유색인’ 영웅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고 말았다. 수백 년 동안 그의 삶은 아들의 회고록 속에 쓸쓸히 남아 잠들어 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