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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읽어주는 여자

맛 읽어주는 여자

  • 모리시타 노리코
  • |
  • 어바웃어북
  • |
  • 2018-01-05 출간
  • |
  • 244페이지
  • |
  • 136 X 197 X 22 mm /358g
  • |
  • ISBN 9791187150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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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ㆍ 음식에 대한 탐구는 그 자체로 ‘인문학(人文學)’이다!
지금은 바야흐로 먹고 사는 일을 최상의 가치로 여기는 ‘먹고사니즘’의 시대다. 미디어에서는 맛집 소개와 남이 먹는 걸 보는 먹방, 남이 요리하는 걸 보는 쿡방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가 ‘맛’을 탐닉하는 시대다. 그러나 음식을 혀끝의 자극과 포만감 같은 것으로만 받아들이면 우리가 놓치는 것들이 참 많다. 음식에 담긴 삶의 흔적과 문화가 그것이다.
인류가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고 살아왔는지에 대한 탐구는 그 자체로 ‘인문학(人文學)’이다. 인류의 삶은 곧 먹는 일의 연속이다. 음식에는 한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정서와 가치관 그리고 생활습관이 녹아 있다. 음식은 생존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물질이자, 삶의 쾌락이며, 인류가 만들어내는 수많은 문명을 담고 있다.
프랑스의 법률가이자 ‘식도락 에세이’라는 장르를 개척한 전설적인 미식가 브리야 사바랭은 『미식예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대가 무엇을 먹는지 말하라, 그러면 나는 그대가 누군지 말해보겠다.” 음식을 안다는 것은 자신은 물론 다른 사회의 구성원, 더 넓게 인류를 이해하는 일이다.

ㆍ 음식에 담긴 삶의 서사와 시대의 풍경을 음미하다
이 책은 가장 가까운 일상의 음식에서 출발해 인문학 전반을 종횡무진 오가며 ‘지식 만찬’을 차린다. 음식 혹은 재료가 언제부터 어떤 유래로 식탁에 오게 되었는지, 음식에 담긴 시대의 풍경은 어떠했는지, 음식이 우리 몸과 정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 식탁 안팎에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한다.
바삭한 돈가스 한 조각을 입에 넣으면 소스의 달콤한 향과 기름의 향기로움이 동시에 전해진다. 돈가스는 일식일까 양식일까? 독일과 오스트리아 지역의 전통 음식 ‘슈니첼(Schnitzel)’은 돈가스의 할아버지쯤 되는 음식이다. 고기를 망치로 두드려 얇게 편 다음 버터에 튀기듯 구운 슈니첼은 프랑스에서 커틀릿으로 변화했다. 그리고 19세기 일본으로 건너가 돈가스가 되었다.
천 년 넘게 고기를 먹지 않았던 일본인 입맛에 커틀릿은 너무 느끼했다. 기름을 넉넉하게 부어 튀겨내는 방식으로 조리법을 바꾸고, 서양 채소 양배추를 곁들이고, 우스터 소스에 간장을 섞은 일본 스타일의 소스를 뿌려 느끼함을 잡은 것이 ‘돈가스’다.
돈가스 한 접시에는 일본의 근대화 전략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일본의 전통과 정신에 서양 기술을 더해 일본 고유의 문화로 재해석한다’는 ‘화혼양재(和魂洋才)’는 오늘날 일본을 있게 한 근대화 전략이다.(‘화혼양재, 일본 근대화 전략이 돈가스 속으로’ 57쪽)
음식의 탄생과 소멸을 결정하는 것은 맛일까, 영양일까? 음식의 탄생과 진화 과정을 살펴보면, 음식이 정치, 경제, 문화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산물임을 알 수 있다.
일본인 열에 아홉이 소울 푸드로 꼽는 라멘의 시초는 1871년 청나라와 일본이 수호 조약을 체결하며 일본으로 건너간 중국 노동자들이 먹던 ‘난징소바’다. 당시 일본인들은 이 새로운 국수 요리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은 공업화됐다. 많은 농민이 도시로 이주해 공장 노동자가 됐고, 이들 가난한 노동자들은 빠르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 값싼 음식이 필요했다. 중국 노동자들의 음식은 빠르게 일본 노동자들에게 전파됐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한 일본은 극심한 식량난을 겪었다. 미국은 전후 세계 질서를 자국에 유리하게 개편할 목적으로 일본, 한국, 대만에 ‘원조’라는 이름으로 밀가루를 싼값에 공급했다. 밀가루로 만들어 값싸고 돼지 뼈 육수로 칼로리를 높인 라멘은 가난과 굶주림에 찌든 일본인의 ‘신체의 허기’와 ‘감정의 허기’를 동시에 달래줬다.(‘그 시절을 버티게 해줬던 영혼의 음식’ 34쪽)
일본에는 한국의 붕어빵과 흡사한 도미빵이 있다. 빵틀에 묽은 밀가루 반죽을 붓고 팥을 넣어 구운 빵으로 서양 과자 와플을 본뜬 것이다. 그런데 많은 모양 중 왜 하필 도미였을까? 일본에서는 옛날부터 도미를 ‘생선의 왕’으로 부르며 귀하게 여겼다. 서민들은 감히 먹어볼 엄두조차 낼 수 없었던 고급 생선 도미를 빵으로 즐기며, 도미 구이를 먹는 것처럼 행복해 했다.(‘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180쪽)

ㆍ 혀끝으로부터 낯선 세상에 대한 이해가 시작된다
카레라이스를 이야기하면서 향신료와 제국주의의 탄생, 노예제 폐지, 인도인 디아스포라, 일본 해군의 각기병 치료제까지 종횡무진 누빌 수 있는 동력은 저자만의 독특한 미식 경험이다. 이 책의 저자 모리시타 노리코는 20대부터 르포작가로 세상을 누벼왔다. 낯선 곳에 가장 빨리 적응하는 그녀만의 방법은 현지 음식을 먹는 것이다. 음식에는 그 사회의 정신적 지향과 상징체계, 생활습관 등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녀가 세계 여러 곳에서 쌓은 미식 경험은 세계화되어 있는 오늘날 식탁을 설명할 때 빛을 발한다.
그녀는 인생의 반환점에서 늘 타인을 향해 있던 시선을 거둬 자신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돈가스, 카레, 라멘처럼 늘 먹어 온 음식 알기에는 소홀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 매체에 13년 전 연재를 시작했다. 익숙해서 할 이야기가 없을 것 같았던 일상의 음식에 관한 연재는 13년째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연재를 위해 그림을 처음 그렸다는 말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정교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의 음식 일러스트를 선보이고 있다.

ㆍ ‘한밤중에 읽으면 위험한 글’
‘추억’은 음식에서 가장 훌륭한 조미료다. 평범한 음식도 추억이 뿌려지면 깊은 감칠맛이 생겨난다. 음식에 얽힌 추억은 맛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뼈대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그녀는 첫사랑에게 건넸다가 거절당한 찹쌀 주먹밥, 해외에 나가기 전날 “밖에 나가면 못 먹으니 많이 먹어둬”라며 어머니가 구워 주신 생선 구이, 식음을 전폐하며 사흘간 앓고 난 후 첫 끼니로 먹은 쌀죽 등 맛에 대한 기억을 에피타이저 삼아 음식에 관한 인문학적 고찰을 시도한다. 오감을 다 동원해야 온전히 음미할 수 있는 음식을 글로 풀어낼 때 부딪칠 수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장치다.
그녀의 글은 읽으면 입안에 침이 고이고 배가 고파진다고 해서, ‘한밤중에 읽으면 위험한 글’, ‘공복에 읽으면 안 되는 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만큼 촘촘하게 묘사된 이 책의 맛 표현은 침샘을 자극한다. 그녀는 음식의 맛뿐만 아니라 그것이 만들어지는 시시콜콜한 과정과 만드는 사람들, 주변 환경까지 세밀하고 위트 있게 담아내고 있다.
문호 개방, 전쟁, 산업화 등 일본과 한국은 시차를 두고 유사한 문화적·역사적 흐름을 보인다. 이 책이 소개하는 스물두 가지 음식은 일본 음식이지만, 어느 순간 한국의 맛과 자연스럽게 포개진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조선 정조시대의 문장가 유한준이 한 말이다. 음식도 그렇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

[책속으로 추가]

사흘 만에 젓가락을 들었다. 아직 몸 상태가 불안정하고 어딘지 어색했다. 젓가락 사이로 주르륵 죽이 떨어졌다. (중략) 딱 물 한 방울이 떨어져도 거기에서 수십 가지 달콤함을 느낄 수 있을 만큼 혀가 정화되어 있었다. 그런 혀로 맛을 보니, 차가운 죽의 달콤함에 침이 샘솟듯 쏟아져 나왔다. 그 침 역시 더할 나위 없이 달콤했다. 이것이 생명의 달콤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젓가락을 내려놓고 눈을 크게 떴다. 나 자신이 새롭게 변했음이 느껴졌다. 완전히 새로워진 나의, 완전히 새로운 눈으로, 마치 처음 보듯 창밖을 바라보았다. 울타리의 사철나무 잎 한 장 한 장이 오후의 햇살을 받아 구슬처럼 빛났고, 세상이 푸르게 반짝였다. 지금 이 기분 그대로 평생을 살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그리고 곧바로 카레, 스파게티, 야키니쿠 등을 먹었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건강한 것이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고, 푸르게 반짝이던 세상은 전처럼 평범한 풍경으로 되돌아갔다.
_ ‘끼니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공복의 미학(231쪽)’

1493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두 번째 방문했을 때 그의 배에는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에서 가지고 온 사탕수수 종자가 실려 있었다. 아메리카 대륙에 이식된 사탕수수 종자는 아메리카 대륙의 역사를 순식간에 바꿔놓았다.
설탕 사업에 유럽 열강들이 불나방처럼 뛰어들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죄수들을 아메리카로 이주시켜 사탕수수를 재배했지만, 산업 규모가 커져 노동력이 부족해지자 아프리카 흑인들을 아메리카로 끌고 와 사탕수수 농장 노예로 부렸다. 달콤한 설탕 이면에는 흑인 노예들의 검은 눈물이 함께 했다.
일본의 설탕 대중화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일본은 금과 은을 주고 중국 남부에서 설탕을 수입했다. 18세기 들어 따뜻한 남쪽 류큐 왕국(지금의 오키나와)에서 사탕수수를 가져오며 설탕 공급에 숨통이 트였다. 그러다 1895년 시모노세키 조약(청일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일본이 청나라와 체결한 강화조약)을 체결하며 대만이 일본 수중에 들어왔다. 패전할 때까지 대만은 류큐 왕국과 함께 일본의 설탕 공급 기지였다. 어느 대륙에서나 설탕의 역사는 쓰디쓰다.
_ ‘물양갱 에로스(83쪽)’

목차

프롤로그 ㆍ 그날 그를 울게 한 맛
옮긴이의 글 ㆍ 식탐(食貪)이 식탐(識探)으로 바뀌는 지식 만찬

물 건너온 음식들의 식탁 정복기
악취의 품격
그 시절을 버티게 해줬던 영혼의 음식
문명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탄생한 달콤함
화혼양재, 일본 근대화 전략이 돈가스 속으로
끝 부분의 황홀함
물양갱 에로스
카레 진화론
사람·기억·정서의 다리, 후각
여무는 계절
시대가 맛보게 해준 일생일대의 맛
진짜를 넘어선 가짜
맛을 본 만큼 성숙하는 미각
빵에 담긴 뜻밖의 역사
생존을 위한 이유 있는 편식, 푸드네오포비아
만물의 영장으로 거듭나게 한 요리 본능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비울수록 더 차오르는 여백의 미학
미완이기에 오래도록 기억 속을 떠도는 첫사랑의 심리학
행복의 배분
흩날리는 벚꽃 따라 아버지의 시대가 저물었다
끼니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공복의 미학

에필로그 ㆍ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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