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고래』는 아름답다. 한 편의 시처럼 공들여 빚어 낸 문장도, 따뜻한 시선과 섬세한 터치로 반짝이는 그림도, 오랜 기다림 끝에 친구를 만나게 되는 스토리도, 그 어디서도 보지 못한 오묘하고 영롱한 색감도, 모든 것이 더없이 아름답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것은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베스트셀러 작가 베스 페리와 주목 받는 신인 일러스트레이터 리사 먼돌프가 만들어 낸 멋진 화음이다.
글 작가 베스 페리는 ’우정’과 ‘친구’라는 주제에 아주 탁월한 작가다. 그녀는 미국 전역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전작 [Stick and Stone]에서처럼, 특유의 따스한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 간다. 자칫 교훈적으로 흘러갈 수도 있을 이야기 곳곳에 적절한 유머를 배치하고, 누구나 공감하기 쉬운 요소들을 적재적소에 녹이는 작업도 잊지 않는다. 그림을 그린 리사 먼돌프는 최근 다양한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 대회에서 상을 받으며 혜성처럼 나타난 신인이다. [파란 고래]에서도 분홍빛 구름, 금빛이 감도는 바다, 층층이 쌓인 파스텔톤의 하늘 등 틀에 박힌 색감에서 벗어난 과감한 색 선택으로 페이지를 아름답게 수놓는다.
감각적인 문장에 꼭 맞는, 몽환적이고도 독특한 화풍을 보다 보면 어느새 아름다운 그림책의 세계에 푹 빠지게 된다. 아이 뿐 아니라 성인 독자까지 함께 보는 그림책으로, 어느 순간 잃어버렸지만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살았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 준다. 펼쳐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한 예술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