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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만나지 못했던 물의 세계

누구도 만나지 못했던 물의 세계

  • 박은경
  • |
  • 양철북
  • |
  • 2017-09-11 출간
  • |
  • 288페이지
  • |
  • 154 X 218 X 25 mm /594g
  • |
  • ISBN 9788963722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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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책속으로 추가]

- 그 연설 장면을 포착한 사진 한 장이 있다. 나는 그 사진을 볼 때마다 웃음이 나온다. 아무 준비 없이 마이크를 잡았지만 짐짓 태연스레 연설하는 내 모습도 그렇지만 단상에 앉아 있던 5명의 위원장들이 일제히 고개를 내 쪽으로 돌리고 있는 모습도 우습기는 마찬가지다. 그들은 내가 얼마나 궁금했기에 저렇게나 노골적으로 고개를 돌리고 쳐다보는 것일까. 오랜 기간 동안 세계 물 관련 일들을 통하여 돈독한 친분을 쌓아온 그들에게 ‘박은경’은 너무나 낯선 존재였을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물의 세계에 새롭게 등장했고, 아시아인에다 여자인 나에게 발동된 호기심이 너무나 잘 드러난 그 사진은 볼 때마다 나의 입가에 미소를 떠오르게 한다.
그런데 단상 위의 그 사람들, 아무리 봐도 너무 노골적이다. 한국이라면 아무리 궁금해도 400명 앞에서 점잔 빼느라 앞만 보고 있었을 텐데! 서양 사람들이 솔직해서 그런가?

- 그리고 나는 클럽하우스 앞 층계 위에 서서 거나하게 아침이슬을 부르기 시작했다. 와인 시음을 하던 이사들을 비롯해 세계 물의 날 참가자들이 하나둘씩 층계 아래로 모이기 시작하더니 나중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다 모여 들었다. 포도밭을 배경으로 작은 콘서트가 열린 듯했다. 나는 멋진 반주에 맞춰 평소 실력보다 훨씬 낫게 아침이슬을 끝까지 불렀다.
여기저기서 앙코르를 외치는 소리가 터지고 박수소리도 요란했던 것 같다. 나는 “아, 이게 대체 웬일이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정신을 가다듬고 있는데 노래를 썩 잘 부른다는 브라질의 브라가 부회장이 2중창을 하자고 올라오는 게 아닌가! 한데 불행히도 내 노래 실력은 아침이슬 한 곡 뿐이었다. 나는 정중히 사양하고 대신 아침이슬이란 노래에 얽힌 정치, 사회적인 배경을 설명하고 자신을 추슬렀다.
나는 지금 생각해도 그때 내가 무슨 심정으로 아침이슬을 부르기 시작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3년 동안 세계물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어느 누구도 노래를 부른 적이 없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 일은 이사들 사이에서 상당히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은 사실이었다. 그 사건은 두고두고 회자되곤 했으니까. 그렇게 나는 세계물위원회 이사들과 가까워지면서 그들 속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 만찬이 무르익어 갈 무렵 나는 포숑 회장과 함께 테이블을 돌기 시작했다. 나는 몇 마디 인사를 나누고는 “Drink up! 건배!”를 함께 외치며 와인을 원샷 한 다음 빈 잔을 머리 위에서 털어 보였다. 그리고 함께 건배한 사람에게도 따라할 것을 요구했다. 이런 행동은 ‘반(反) 와인’적이고 ‘유럽식 주법(酒法)’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모두들 나의 요청에 부응해 주어 만찬장의 분위기는 흥겹게 무르익어 갔다.
그 독특한 세리머니에 대한 반응은 예상 외로 컸다. 서양 이사들은 아주 유쾌해 하며 따라했고 결국 그날 만찬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몇 번이고 와인 잔을 머리 위에서 털어야 했다. 나는 모든 테이블을 돌면서 그 세리머니를 펼쳤으니 아마도 그날 마신 포도주가 어마어마한 양이었으리라.

- 하지만 투표는 결과가 말해 주는 것이라 나도 모르게 차분해지는 나 자신을 느꼈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진인사(盡人事) 했으니 대천명(待天命) 해야지. 잘 될 거야.’
드디어 회의가 시작되었다. 스코틀랜드 대표와 한국 대표인 내가 이사들을 상대로 간단한 지지 부탁 연설을 했다. 이어서 이사들의 출석 확인 절차와 투표가 진행되었다. 호명된 이사는 한 명 한 명 앞으로 나와 명부에 직접 사인을 하고 교부받은 투표용지에 기표를 해서 투표함에 넣었다. 이런 진행 절차를 담당한 이는 이사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미국의 카린(Karin Kirchnack)과 최고령인 빅터(Victor), 그리고 세계물위원회 직원, 이렇게 세 사람이었다. 개표 역시 이들의 손에 의해 진행되었다.
마침내 나온 투표 결과, 31:3! 한국이 압도적인 표차로 제7차 세계물포럼 개최지로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나는 오히려 담담한 심정이었다.

- 포숑도 제7차 세계물포럼을 대구와 경북으로 나눠서 개최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난색을 표했다.?그 이유는 2003년에 일본에서 열렸던 제3차 세계물포럼이 ‘오사카, 교토, 비와’ 등 3개 지역에서 분산 개최되는 바람에 겪었던 불편함 때문이었다. 그는 지리적인 분산이 야기하는 문제점을 거론하면서 만약 세계물위원회 이사들이 그 기억을 떠올리게 되면 두 지역으로 나뉘는 물포럼을 반대할 게 뻔하며 자칫하다간 개최 자체가 무산될 지도 모른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나에게 개최지를 ‘대구’로만 적도록 요구했다. 내가 아무리 그럴 수 없는 사정이라고 설명해도 그의 요구가 워낙 강렬했기에 어쩔 수가 없었다. 나는 당분간 그렇게 하면서 시간을 갖고 그를 설득하기로 마음먹었다.
시간이 가면서 나는 그 일을 수습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다. 당시 나는 한국 내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을 못 하고 어떻게든 내 선에서 해결해 보려고 무던히도 속을 끓였다.

- 나는 세계물위원회의 집행이사이면서 제6차 세계물포럼 지역별 과정 위원장이기도 했고 동시에 한국 측에서 부여받은 지위도 그대로 갖고 있었다. 즉 한국물포럼의 총재이자 외교부의 수자원 대외직명대사이고, 동시에 제7차 세계물포럼 한국유치위원회 위원장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떤 첨예한 주제가 등장했을 때 나는 어느 쪽 입장에 서서 협상에 임해야 하는지 애매할 때가 많았다. 나는 그간 온갖 회의를 통해 세계물위원회의 모든 내부적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었던 만큼 자칫하면 그런 입장이 양날의 칼처럼 느껴지기도 했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정말 최선을 다해서 어느 한쪽의 입장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태도로 협상에 임하려고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지금 생각하면 한국의 국토해양부는 내 입장이야 어떻든 간에 협상과정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에 대해 거의 전적으로 나에게 의존했던 것은 아니었던가 싶은 생각이 든다.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나는 그 점이 아쉽다. 사정이 그렇다면 협상 과정을 리드하는 한국 측 대표로는 나 말고 다른 사람을 선임했어야 합리적인 결정이 아니었을까.

- 다음 날 마르세유 상공회의소에서 포숑 회장의 퇴임식이 열렸다. 한차례의 연임으로 6년간 세계물위원회를 이끌어 왔던 포숑의 퇴임식에서 나는 다음과 같은 고별의 말을 남겼다.
“우리나라에선 남녀칠세부동석이라고 하는데 한국 여인인 내가 5명의 서양 남자들과 전 세계를 다니며 나란히 자리를 하였으니 참으로 범상치 않은 인연이었습니다. 나는 이 인연을 영원히 잊지 못 할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인연은 물로 인해 만들어졌지요. 언제나 끊임없이 흐르는 물처럼 우리 삶도 흘러갈 것이지만 이 인연만큼은 그 흐름 가운데서 보석처럼 빛날 것입니다. 그간 행복했습니다. Adieu, Dear friends of water!”

- 세계물포럼을 개최한 국가로서 우리의 물 전문가들이 세계 물의 네트워크 안에 잘 자리하고 있기를 바란다. 우리가 세계물포럼을 유치하기 위해 고단한 줄도 모르고 신명나게 세계 곳곳을 누비고 다녔던 것도 한국의 물 관련 전문가, 행정가 및 물 이해당사자들이 기존의 물 관련 세계 네트워크 속에 굳건히 자리 잡고 앞으로 지속될 세계물포럼의 미래 역사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리라는 기대를 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 세계물포럼이란 행사는 3년에 가까운 시간을 투자해서 꾸준히 세계의 물 전문가, 물 관리인들과 연계를 가지고 소통한 결과물을 내놓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포럼이기 때문이었다.
그 과정에서 투입한 엄청난 재정과 시간과 노력의 결실을 우리나라의 모든 관계자들이 소중한 경험으로 잘 갈무리하였기를 간절히 비는 마음이다. 또한 한국이 그렇게 바랐던 바대로 거대한 세계 물 산업 시장으로 진입하는데 필요한 기술과 시장도 확보하였기를 또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다.
그리하여 3년여 동안 들인 시간과 노력만큼이나 즐거움과 놀라움 또한 가득했던 유치활동이 한국의 물 역사의 한 페이지를 메우는 가치 있는 작업으로 기억되기를 소망한다.

목차

1. '물'을 만나다
- 우연한 계기

2. 한국물포럼
- 한국물포럼 창립
- 한국물포럼 제2대 총재에 취임하다
- 한국물포럼의 물 교육 프로그램

3. 세계물위원회(World Water Council)와 세계물포럼(World Water Forum)
- 물 문제에 관한 국제적 논의의 역사
- 세계물위원회의 운영방식

4. 제7차 세계물포럼 유치전의 막이 오르다
- 세계물위원회 총회 전략 - 2009년 10월
ㆍ회의장 풍경
ㆍ한국의 4개 기관, 이사로 선출되다
ㆍ뜻밖의 집행이사 지명
ㆍ집행이사회의 역할과 운영방식
ㆍ집행이사의 부인들
ㆍ유치 기간 중의 나의 호칭
ㆍ개인적인 소회 몇 가지
- 확 달라진 해외출장 모습
- 유럽 남자들
- 적응하기 힘들었던 뺨 키스
- 마르세유 소피텔 호텔

5. 본격적인 유치 활동을 시작하다
- 중책을 떠맡다 - 2010년 1월, 델프트 이사회
ㆍ인상 깊었던 일들
ㆍ제6차 세계물포럼 조직위원회의 중책을 맡다

6. 제6차 세계물포럼 조직위원회(IFC) 활동
- 주제별 과정 (Thematic Process)
- 지역별 과정 (Regional Process)
- 정치적 과정 (Political Processes)
- 시민사회와 그라스루트 과정 (Grassroots and Citizenship Process)
- 복합적인 결산

7. 제6차 세계물포럼 자문회의
- 킥오프 미팅 - 엘리제궁에서 싸르코지 대통령과 함께
- 1차 자문회의
ㆍ 황당했던 지역별 과정 위원장의 등단
- 2차 자문회의
ㆍ 파리- 마르세유, 두 도시 사이의 갈등
ㆍ 또 후일담 몇 개
- SIWI와 SIWW - 싱가포르 수상에게 던진 질문

8. 이어지는 강행군
- 경계심을 가득 안고 - 중국 회원대회와 상하이 엑스포 참관
ㆍ내 불안의 근원
- 모범적인 협업 시스템 - 미국 샌프란시스코 이사회
ㆍ각별했던 와인 시음회
- 반기문 유엔총장과 이명박 대통령을 면담하다
- 수자원 대외직명대사로 임명되다
ㆍ확 달라진 대우
- 케이프타운에서 부른 ‘아침이슬’
ㆍ녹색성장회의
ㆍ포도원에 울려 퍼진 아침이슬
- OECD, IIASA, Bonn+10, 스톡홀름 물 주간 등에 연사로 초빙되다
- 막바지 준비작업
ㆍ유치 의향서의 슬로건 ?Future Water Together
ㆍ사전 실사단의 방한
- 세계물포럼 유치 확정! ? Rome 이사회
ㆍ중국식 건배 세리머니
ㆍ압도적 표 차로 개최국이 되다
ㆍ‘대구 · 경북’을 알리는 작업
- 포숑 회장을 설득하다
ㆍ파리 Trialogue 회의 중 날아 온 하진이의 탄생 소식
- 드디어 열린 제6차 세계물포럼
ㆍ 제6차 세계물포럼 폐막식의 주인공

9. 유치 확정, 그 이후
- 우선협상대상국 협상 과정
ㆍ불편했던 이중 역할
ㆍ양측의 달라진 태도들
- 서울 이곳은 - 세계물위원회 제32차 집행이사회
ㆍ숨 가빴던 일정들
ㆍ남도의 인정
- 도하에서 외친 “Too Hot and Too Cold”
ㆍ다 함께 춤을!
- “이제 Mrs. Park 에게” - 임기 마지막 이사회, 그리고 고별 만찬
ㆍ지중해의 요트 위에서 벌어진 7시간의 고별파티

결말
- ISC의 가동과 사공일 위원장의 사퇴
- 택배로 배달된 ‘국민훈장 동백장’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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