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예술에서 스코어의 개념과 확장성을 탐구하는 책
이 책은 작가 오민이 “영상과 퍼포먼스 작업과 병행해 온 ‘스코어 연구’를 확장시키는 하나의 방안으로서 기획되었다.” 스코어에 관한 그의 관심은 “2015년 제작한 <이영우, 안신애, 그리고 엘로디 몰레>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작업은 음악 연주를 위한 이성적, 물리적, 수행적 연습 과정을 재료로 사용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쇼팽 소나타 2번 1악장의 제1 주제를 연습하는 과정에서 연주자가 실제로 듣게 되는 소리와 연주자의 머릿속으로 들을 법한 소리를, 비디오 편집 과정을 통해 결합하여 새로운 음악 공연으로 구성한 것이다.” 이렇게 완성된 음악을 다시 전통적 서양 음악의 악보로 옮기던 중, 작가는 “이성과 논리로 만들어진 고전 음악의 스코어와 실제 행하고 보고 들으면서 ‘몸’으로 완성한 스코어가 충돌하는 것을 발견”하고, 이는 곧 스코어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실제로 스코어를 만들고 사용하는 일곱 명의 예술가들을 초대해 “음악, 무용, 시각예술 등 다른 분야에서 각각 스코어를 바라보는 관점들, 혹은 같은 분야 안에서도 상이한 방식으로 스코어를 대하는 사례를” 통해 스코어를 둘러싼 개념과 형식, 내용, 그리고 그 확장 가능성을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