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의미 있게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평생 수없이 반복되는 이 질문에 답을 구하며 살아간다. 어떤 사람은 자연을 탐구하고, 어떤 사람은 신념을 따르며, 어떤 사람은 아름다움이나 행복을 쫓는다. 누가 무엇을 향해 가든 그들 모두는 삶이 의미를 띠려면 자신에게 내재된 가치를 찾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무언가 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만 보내는 삶에 의미를 붙이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니 말이다.
『누가 이 아이들을 구할 것인가?』의 주인공 에글렌타인 젭도 무언가 하지 않으면 삶은 의미 없는 시간 향유일 뿐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충분한 교육을 받고 지성을 갖춘 그녀였지만 현실에는 늘 장벽이 있었다. 선생님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기쁨을 찾고자 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았고, 마음에 맞는 이성을 만났으나 가정을 이룰 수 없었으며,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는 자본주의와 제1차 세계대전의 폭풍이 몰아치던 시기에 사회의 부조리와도 맞서고 싶었으나 연약한 몸이 받쳐주질 못했다. 의도한 대로 삶이 흘러가지 않자 그녀는 모든 걸 놓아버리기도 했다. 여행을 하고, 영적인 믿음에 마음을 맡겨 보고, 소설을 쓰며 사유를 즐기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에도 질문은 계속 이어졌다. ‘무엇을 해야 할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여러 번 방황했고, 무위로운 날들을 수없이 흘려보낸 뒤에야 그녀는 자신이 왜 그리 오랜 시간 같은 질문을 반복해 왔는지 알게 되었다. 그것은 ‘인류의 보다 나은 삶에 대해 상상하기’를 멈추지 못하는 자신 때문이었다. 그녀의 이런 상상은 전쟁터에서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본 뒤 자신이 실현해야 할 구체적인 목표를 만들어 주었다. 바로 어른들의 잘못으로 곤궁에 빠진 그 아이를 돕는 것이었다. 그것은 그녀가 그토록 찾아 헤맨 ‘의미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