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어글리』는 ‘추’가 가지고 있는 여러 측면들에 대해 대단히 해석하기 힘든 스타일로 다루고 있다. 아름다움의 반대로서의 추, 기능주의의 반대로서의 추, 군사화 되고 있는 추, 식민화 되고 있는 추 등등… 하지만 가장 눈에 띠는 대목은 역시 추의 상업화이다. 아름다움의 영역을 식민지로 만든 자본은 이제 ‘추’의 영역에마저 손을 뻗치고 있다. 책에는 여러 예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추는 해석불가능성이라는 그 성격으로 인해 자본에 포섭되기 힘든 영역으로 계속 남아 있다.
한 때, 우리는 그 기능적 무용성으로 인해 효율성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사회에 대해 반성적 거울을 치켜들고 있던 예술, 혹은 미학의 역할을 기대한 바가 있었다. 그러나 예술과 미학의 역사란 많은 부분 기존 사회에 대한 비판이라기보다는, 그 사회를 이데올로기적으로 강화하는 역사였다는 것을 알게 된 우리는 이제 예술과 미학에 많은 기대를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 비판의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것은 ‘추’일 수도 있겠다는 게, 이 책이 던져주는 문제의식이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많은 글들을 인용하며 풍부한 지식을 과시하는 동시에 콜라주를 연상시키는 스타일을 통해, ‘추’가 가지고 있는 진보적 성격에 대해, 그리고 그 진보성이 얼마나 지난한 문제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