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 만화가이자 애니메이션 제작자인 데즈카 오사무의 전쟁 역사 만화『아돌프에게 고한다』제1권. 우리나라에서도 <우주소년 아톰>, <사파이어 왕자>, <밀림의 왕자 레오> 등과 같은 애니메이션으로 널리 알려진 데즈카 오사무. 하지만 만화가로서 데즈카 오사무의 세계는 더욱 무궁무진하다.

제10회 고단샤 만화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세 명의 아돌프를 등장시켜 인간이 역사의 흐름 속에 밀려가는 모습을 드라마틱하게 그린 대하 걸작 만화이다. 고베에 사는 일본인 혼혈인 독일 소년 아돌프 카우프만, 그의 친구인 유대인 아돌프 카밀, 그리고 악명 높은 아돌프 히틀러. 세 명의 아돌프와 이 사건의 기록자인 도게 소헤이가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 그들은 모두 각자의 '정의'를 내세우며 전쟁에 직ㆍ간접적으로 참여한다.

작가는 전쟁이 아닌 '정의'를 주제로 다루고 있다. 전쟁을 형이상학적인 문제로 생각했지만 풀어나가는 방식은 거장답다. 히틀러의 출생 비밀을 담은 문서를 둘러싼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미스터리로 시작해 1970년대의 중동전쟁까지 다루는 현대극의 스토리는 사실감이 느껴지고 스릴과 서스펜스, 로맨스가 넘치는 인물들의 활약은 생동감이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