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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대륙의 일대기

아프리카 대륙의 일대기

  • 존 리더
  • |
  • 휴머니스트
  • |
  • 2013-10-07 출간
  • |
  • 989페이지
  • |
  • 153 X 225 X 40 mm /1423g
  • |
  • ISBN 9788958626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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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차분하고 서정적인 어조로 아프리카의 아름다움과 오랜 뿌리를 선명하게 그려낸 탁월한 책
- 《퍼블리셔스 위클리》

최근의 학술적 연구를 바탕으로 생생하고 알기 쉽게 쓴 아프리카 역사의 모든 것
- 《이코노미스트》

포괄적이고 명료하고 깔끔한 책.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인위적인 학제적 장벽을 무너뜨리고 인문학의 모든 분야를 망라한 점이다. - 《휴스턴 크로니클》

1. 아프리카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아프리카 평전

인류의 조상이 아프리카에서 진화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인류의 고향인 아프리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프리카는 지구상 존재하는 가장 오래된 대륙이자 아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대륙이며, 인간을 포함해 무수한 동식물 종이 진화한 생명의 요람과 같은 곳이다. 이곳에는 현재 54개국이 있으며 지구상에 사용되는 언어의 3분의 1인 약 2,030개의 언어가 존재한다. 평균 신장이 가장 큰 마사이족과 가장 작은 피그미족이 공존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아프리카는 유전적 다양성이 풍부한 곳이다. 게다가 36억 년 전부터 변함없이 존재해온 바위 덩어리들로 가득한 이곳은 지질학적으로도 안정적이다. 따라서 지질, 식생, 환경, 지리, 인간 모두 어느 대륙보다 훨씬 오래된 아프리카의 역사를 안다는 것은 곧 인간과 생물과 지리 모두를 포괄하는 ‘시원(始原)의 역사’를 안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지금까지 아프리카 역사는 두 가지 방식으로 다루어져왔다. 하나는 아프리카를 다른 대륙(유럽)과의 관계 속에서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는 ‘바깥에서 본 아프리카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아프리카인의 눈으로 본 아프리카의 역사’로, 아프리카 출신 학자들이 바라보는 역사라는 점에서 주체적이지만 근대 시기 서구에 의한 침탈의 역사가 강조되는 것처럼 이데올로기적 측면이 강하다. 이 책은 이 두 시선과 무관하다. 영국 태생이면서도 아프리카에서 오랜 기간 살아온 존 리더는 유럽 중심주의적 시각에서도 아프리카 민족주의로부터도 자유로운 시선으로 아프리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그에게 아프리카는 하나의 인격체다.
아프리카 대륙을 하나의 인격체로 간주하고 평전을 쓰듯 써내려간 이 책은 그리하여 대륙의 탄생 과정과 지리와 기후와 같은 외양을 묘사하고 그 내력을 소개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이러한 자연사적 역사를 풀기 위해 저자는 지질학, 지리학, 기후학, 고고학, 고생물학, 미생물학, 언어학, 인류학, 농업경제학, 심지어 기생충학까지 섭렵하고 이를 토대로 장대한 대륙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학제간 연구 성과를 토대로 거대한 대륙의 역사를 엮어낸 솜씨는 지금까지 그 어떤 아프리카 역사책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아프리카 대륙의 일대기를 만들어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10만 년 전 아프리카를 떠난 이주민이 기원후 1500년경 3억 명을 넘어서는 동안 아프리카 인구는 같은 시기까지 4,700만 명으로 증가하는 데 그치는데, 이러한 편차는 무엇 때문에 나타난 것일까? 그 원인을 아프리카 자체에서 찾을 수는 없을까? 현재까지의 지질학, 생물학, 생태학, 인류학적 발전과정을 추적하면 그 문제에 관해 어느 정도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 저자의 생각은 이 방대한 책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아프리카 역사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과 상식을 원한다면, 이 책은 적절하지 않을 것이다. 아프리카 대륙을 인격체로 대하며 이해하고자 하는 시선으로 아프리카라는 대륙의 탄생과 생김새, 그 안에 공존하는 자연과 인간의 오래된 역사를 접한다면 아프리카에 관한 총체적 인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의 특성을 한마디로 하면, 아프리카는 무척 오래된 땅이라는 이야기다. 지질도, 식생도, 환경도, 지리도, 인간도 어느 대륙보다도 훨씬 더 오래되었다. 그러므로 아프리카의 역사는 인간과 생물과 지리를 모두 포괄하는 ‘시원(始原)의 역사’다. 그래서 이 책은 아프리카의 역사를 인간이 아니라 자연으로 시작한다. 지은이는 아프리카 자체를 하나의 인격체로 간주하고 일대기를 기술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아프리카 역사에 관한 상식적이거나 단편적인 지식을 얻고자 한다면 이 책은 적절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그런 목적을 위해 이 엄청난 분량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비경제적일 것이다. 그러나 아프리카에 관한 총체적 인식을 얻고자 한다면, 아프리카의 정체를 통찰하고자 한다면, 이 책은 그 노력의 출발점이자 목적지가 될 것이다. - 《옮긴이의 글》 중에서

2. 아프리카를 통찰하는 균형 잡힌 역사 서술

기존의 아프리카 역사 서술은 서구의 뿌리 깊은 인종차별 의식을 바탕으로 해왔다. 아프리카인 스스로 문명을 형성할 능력이 없어 대륙 외부의 영향을 받아왔다고 보는 유럽 중심주의적 역사 서술은 아프리카를 끊임없이 ‘타자화’하고 ‘주변부화’하면서 다른 세계와 아프리카를 분리해왔는데, 이는 아파르트헤이트 정책(남아프리카의 인종차별 정책)과 그 뿌리가 같다.
유럽 중심주의적 제국주의 시각에서 다루어진 아프리카 역사는 대개 고대 로마의 지배를 받은 지중해 연안의 아프리카 역사, 중세 시기 유럽 세계와 맞선 이슬람권의 북아프리카 역사, 제국주의 시대 서구 열강에 의해 분할된 과정을 중심으로 서술되게 마련이다. 이러한 서구의 눈에 비친 아프리카는 ‘검은 대륙’의 이미지를 띤다. 여기에는 이중적 의미가 담겨 있다. 적도의 울창한 삼림, 열대의 짙은 어둠, 아프리카인의 피부색을 넘어 아프리카는 아주 특별한 형태의 어둠, 인간의 어둠이 존재하는 곳이라는 암묵적인 낙인이 찍혀 있다. 이러한 서술은 온전한 아프리카 역사라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아프리카 내부의 시선으로 역사를 읽는 경우는 어떨까? 서구에서 진보적 사관을 배워온 아프리카 출신의 학자들은 아프리카의 눈으로 역사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인류의 고향인 이곳 사람들은 순수하고 순결한 사회를 이루며 살아왔지만 서구에 의해 강제로 개방되고 착취당해왔다고 보고 이를 고발한다.
그러나 저자는 아프리카가 다른 세계로부터 오해와 학대를 받아왔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다. 오히려 인류가 지금까지 아프리카에 진 채무와 의무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불어 아프리카에서 행해진 야만적인 행동들은 비단 아프리카에서만 일어난 일은 아니라고 본다. 아프리카의 비극은 아프리카만의 것이 아니라 전 지구적으로 공통적으로 처해 있는 운명이라 말한다.
무엇보다 저자의 아프리카 역사 서술에서 가장 큰 미덕은 인간 중심의 역사 서술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이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인간을 둘러싼 구체적인 역사 사건만이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의 전체 역사와 더불어 그 근저에 면면히 흐르는 아프리카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 있다. 담담하면서도 아프리카를 타자화하지 않는 저자의 글을 통해 아프리카는 비로소 자신의 역사 기록을 온전히 갖게 된 것이다.

기록된 역사를 통틀어서 보면, 아프리카가 다른 세계로부터 심하게 오해와 학대를 받았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그보다는 인류가 아프리카에 진 채무와 의무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서구의 관념에서 아프리카는 ‘검은 대륙’이다. 그럴듯한 별명이지만, 사실 그것은 아프리카와 그 주민들을 다른 세계의 인류와 떼어놓으려는 끈질긴 성향의 잠재적 표현이기도 하다. 그 말에는 분명히 이중적 의미가 있다. ‘검은 대륙’은 단지 아프리카 적도의 울창한 삼림, 열대의 짙은 어둠, 아프리카인의 검은 피부, 이 대륙에 관한 지식의 총체적인 부족만을 뜻하는 게 아니다. 무엇보다도 이 별명은 아프리카가 아주 특별한 형태의 어둠, 인간의 어둠이 존재하는 곳이라는 암묵적인 낙인을 찍는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아프리카에서 인간의 잔인함이 두드러져 보이는 이유는 인간이 본래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라 아프리카가 다른 세계보다 더 야만적이고 덜 문명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아프리카에서 야만적으로 행동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세계 다른 지역의 사건들이 거듭 증명하듯이 그것은 아프리카만의 현상이 아니다. 사실 문명 ㅡ 문화적인 행동의 표현 ㅡ 이란 인간의 역사에서 짧은 기간에만 지속된 특성에 불과하다. ㅡ 《책머리에》(6~7쪽) 중에서

3. 학제간 연구 성과가 망라되어 있는 아프리카에 관한 총체적 보고서

인류 이전에 아프리카 역사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저자는 학제간 연구(Interdisciplinary studies) 성과를 토대로 여러 학문 분과를 넘나들며 종합적이고 총체적으로 기술함으로써 역사에 다가간다. 지질학, 지리학, 고고학, 고생물학, 언어학, 인류학, 농업경제학, 기생충학을 망라한 방대한 학문 영역을 종횡무진 오가며 대륙의 형성과 생명의 탄생, 초기 인류의 출현과 진화의 역사를 엮어나간다. 더불어 다양한 역사 기록물과 문학 작품 등을 토대로 20세기 현대사까지 이어지는 아프리카인의 역사를 촘촘하게 재구성하고 있다. 다소 복잡하고 난해할 수 있는 아프리카인의 역사를 차분하고 서정적인 어조로 들려준다.
과학과 인문학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며 인위적인 학제간 장벽을 무너뜨리고, 포괄적이고 명료하고 깔끔하게 아프리카 대륙의 일대기를 써내려간 이 책에는 아프리카 역사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프리카는 그 오랜 세월을 지켜보았고 그 증거를 보존하고 있다. 다른 대륙들은 산맥이 형성되고 대규모 지질학적 단층이 일어나면서 풍경이 크게 변했으나 아프리카는 변화의 폭이 적었다. 10억 년 전에 생겨난 바위가 여전히 옛 모습 그대로 지평선을 장식하고 있으며, 오래된 퇴적물도 변형 과정을 거의 겪지 않았다. 지구의 구조와 역사를 처음부터 현재까지 이렇듯 명확하게 보여주는 곳은 다른 어디에도 없다. 강괴craton라고 부르는 몇 개의 안정적인 커다란 바위 덩어리들은 36억 년 전부터 현대까지 변함없이 아프리카 대륙의 외형을 이루고 있다. ㅡ 《1장 대륙의 형성》(30쪽) 중에서

기후변화는 오랫동안 호미니드로의 진화를 설명하는 좋은 요인이었다. 인류의 조상은 기후변화로 인해 숲이 줄어들고 초원이 늘어날 무렵 직립과 보행을 시작했다고 추측되었다. 그러나 더 엄밀히 탐구한 결과, 언제나 압도적인 변화의 요인은 기후 조건과 무관한 경쟁에 있었다. (중략) 경쟁 관계는 기후와 별개로 변화할 수 있다. 게다가 기후변화의 영향은 지리적 요인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 바꿔 말해 종들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은 폭넓은 지구적 기후변화의 소산이 아니라 국지적 경쟁조건의 소산이다. ㅡ 《4장 기원과 기후》(68~69쪽) 중에서

체내 수분의 양을 적정선으로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중략) 수분을 5퍼센트 가까이 잃으면, 두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을 포함해 여러 기능이 손상된다. 5퍼센트를 넘으면 죽음을 면하기 어렵다. 일반적인 온대 기후에서 일반적인 사람에게 수분 총량의 5퍼센트는 하루 평균 흡수량에 해당하는 2.5리터, 즉 코카콜라 캔 7.5개에 해당한다. 인간은 음식을 먹지 않아도 몇 주일을 살 수 있지만 물을 마시지 못하면 며칠 이내에 목숨을 잃는다. 열대 기후에서는 몸을 식히기 위해 땀을 흘려야 하므로 당연히 더 많은 물이 필요하다. 체온 유지는 수분 유지 못지않게 중요하다. 신체는 체내 온도 섭씨 37도를 유지한다. 대부분의 신체 조직은 정상에서 약간 변화해도 비교적 잘 견디지만 중추신경계는 체온 상승에 특히 민감하다. 두뇌의 기능은 37도가 넘으면 점차 손상되기 시작하고 40.5도가 되면 치명적이다. (중략) 고온건조한 상태에서 신체의 탈수를 막고 두뇌를 냉각시키는 진화는 오랜 기간에 걸쳐 이루어졌다. 우리의 생리 기능 자체가 그 진화의 성공을 말해주는 생생한 증거다. 인간은 고온건조한 환경에서도 낮에 활동하는 데 탁월하게 적응했다. 우리는 성공한 포유동물의 효율적인 신체 냉각 체계를 가지고 있다. ㅡ 《9장 신체의 냉각체계》(119쪽, 121~122쪽) 중에서

언어학자들은 현존하는 가장 오랜 언어가 아프리카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공유되는 어휘와 언어 구조를 토대로 추산해보면, 전 세계의 수천 개 언어는 20개가량의 어족으로 분류된다. 그 가운데 네 어족은 나머지 어족들과 가장 먼 관계에 있는데, 그 네 가지가 모두 아프리카어다. 쿵산 부시맨이 사용하는 코이산어, 반투족의 언어인 니제르-콩고어, 마사이 유목민이 사용하는 나일-사하라어, 에티오피아와 북아프리카에서 사용하는 아프리카-아시아어가 그것이다. 오늘날 가장 오랜 화석들이 발견되는 동아프리카에서 쓰는 언어들이 그 네 어족에 속한다. 10만 년 전 사바나에서 사용되었던 원래의‘모어母語’는 오래전부터 급속한 변화와 변형에 휘말렸다. 특히 구어가 더욱 심했다. 그래도 일부 언어학자들은 현대 세계의 언어들에서 모어의 자취를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ㅡ 《12장 말의 탄생》(148쪽) 중에서

주혈흡충은 인간과 오랜 연관을 가지고 있다. 이 기생충은 아프리카에서 탄생했을 것이다. 주혈흡충의 알은 이집트 제20왕조(기원전 1200)에 속하는 미라 두 개의 콩팥에서도 검출되었다. 이 기생충의 복잡하고 대단히 정교한 삶은 공동 진화의 과정이 오래되었음을 분명히 시사한다. (중략) 달팽이에 기생하는 알은 화살 모양의 주혈흡충 애벌레(꼬리유충이라고 부른다)를 두 세대 이상 생산한다. 작지만 확대경으로 쉽게 식별되는 애벌레는 감염된 물을 마시거나 그 물에서 수영하는 인간의 피부를 뚫고 들어가 혈관 속에서 길이 2센티미터의 성충으로 자란다. 성충은 장이나 방광 주변의 혈관에 서식하면서 많은 알을 낳는다. 끝부분이 뾰족한 모양의 알은 방광이나 장의 벽을 뚫고 들어가 소변이나 대변을 통해 배출된 뒤 물속의 환경에서 달팽이 숙주를 찾아 새로운 삶의 주기를 시작한다. ㅡ 《24장 질병과 재해》(301~302쪽) 중에서

유럽이 아프리카를 착취하기 전까지 아프리카인들이 오랫동안 마냥 행복하게 살았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아프리카에는 자체 요구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노동력을 보유한 공동체가 드물었다. 삶은 힘들고 위험했고 노예제가 만연했다. ㅡ 《28장 즐거운 아프리카》(358쪽) 중에서

다양한 형태의 노예제가 아프리카 사회의 폭넓고 뿌리 깊은 특징이었고 장거리 무역이 이미 그전부터 대륙 전역의 공동체에서 부유한 개인들의 성장을 촉진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경제사를 공부하는 학생은 아메리카와 카리브의 설탕 플랜테이션들이 요구하는 노동력에 아프리카가 자발적으로 부응했다는 사실도 당연하게 여길 것이다. (중략) 아프리카 사업가들은 노예무역으로 번영을 누렸다. 노예는 유럽의 물자와 물물교환되었다. 1510년대에 몰디브에서 도입된 카우리 조개껍데기(cowrie shell)를 가치의 표준 척도로 삼는 주먹구구식 거래 방법이었다. (중략) 안테라 듀크의 일기는 특별한 이중생활을 보여준다. 하루는 노예 인신제사에 참여하고 다음 날에는 리버풀 선장들과 차를 마시며 비즈니스를 논의하는 것이다. 그의 순진한 일기에는 전혀 당혹스러움이 없다. 사실 안테라 듀크가 말하고 있는 것은 문화 충돌이 아니라 서로 무관하면서도 끔찍함에서는 닮은 두 문화적 도덕성의 융합이다. 노예제는 아프리카 사회의 지속적인 특징이었다. 유럽인들은 노예를 상품으로 취급했다. 이 두 무리는 노예의 거래는 공정하고 온당하게 여겼다. 서로 이득을 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아프리카가 지불해야 할 감춰진 희생이 있었다. ㅡ 《37장 아프리카 노예상》(487~488쪽, 503쪽) 중에서

역설적이지만 킴벌리 광산으로 한 해 가장 많이 온 이주민들은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한 사람들이었다. 예를 들어 1876년 광산 보고서에 의하면 64퍼센트가 8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왔으며, 1,600킬로미터를 여행한 사람도 수천 명이었다. 이들은 전부 도보로 왔다. 그와 대조적으로 출발지가 킴벌리로부터 80킬로미터 이내인 사람들은 이주 노동력의 1퍼센트도 안 되었다. 그러나 그 역설은 쉽게 설명이 가능하다. 광산에 가까이 사는 사람들은 다이아몬드에서 파생된 경제활동으로부터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이를테면 자신의 노동력을 팔기보다 광산지대에 현지 생산물을 공급하는 것이다. 또한 그들은 광산 노동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ㅡ 《45장 다이아몬드와 금》(634쪽) 중에서

콩고 자유국의 인권 학대는 1890년대 초에 유럽에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여론은 여전히 레오폴 2세를 관대한 박애주의자로 보았다. 하지만 1890년부터 ‘끔찍하고 지속적인 살육’의 증거가 점점 왕이 표방한 문명화 십자군의 외피를 뚫고 들어오면서 학살극의 전모가 벨기에 의회에 보고되었다. 증거가 끊임없이 수집되고 공개되었다. (중략) 이권이 침탈되기 전까지 콩고 인구는 2,00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었다. 그러나 1911년에 시행된 공식 인구조사에서는 남은 인구가 850만 명에 불과했다. (중략) 죽은 사람만이 아니라 산 사람도 손이 잘렸다. 많은 남자, 여자, 아이가 손이 없이 남은 평생을 살아야 했다. 소문으로만 전해지는 증거에 대해 레오폴과 그의 동료들은 노련하게 대처했다. 잔인하고 가혹한 징벌은 ‘원주민의 관습’ 탓으로 돌렸다. 손은 원래 암에 걸렸기 때문에 잘린 것이고 이미 야생동물이 시신을 먹어치웠다고 변명했다. 하지만 카메라가 모든 것을 바꿔버렸다. 공기 타이어의 대량생산이 레오폴의 콩고 재산을 불려주었다면 조지 이스트먼이 발명한 코닥 두루마리 필름은 그것을 완전히 망쳐놓았다. 결의에 찬 개혁가들은 카메라를 가지고 콩고에 가서 천 마디 말보다 더 큰 가치가 있는 사진을 찍어 가져왔다. ㅡ 《46장 제국의 야망》(683~685쪽) 중에서

넬슨 만델라와 그가 대표하는 정치권력의 이동은 경제적 실용주의가 세계무대를 지배하는 시대에 통합과 이념의 가치를 확인시켜준다. 그와 남아프리카는 전 인류에게 희망을 준다. 그것은 바로 오랫동안 절망 이 외에 아무것도 낳지 못했던 대륙에서 솟아난 희망이다.
1995년 5월에 르완다의 가톨릭 신학자인 로리앙 은테지마나는 자기 나라에서 벌어진 학살에 충격을 받았지만 놀라지는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사람들은 가면 뒤에 숨어 살지만 역사의 바람은 종종 그 가면을 날려버린다. 학살은 충격이었지만, 인간 본성을 소박하게 여기는 사람들이나 놀랐을 뿐이다. 그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아직까지 인간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인상을 받았소. 숭고하게든 비참하게든 인간은 항상 우리를 놀라게 할 수 있다오.” ㅡ 《55장 꿈과 악몽》(854~855쪽) 중에서

목차

책머리에
옮긴이의 글
프롤로그

1부 탄생의 요소들
2부 인류의 등장
3부 아프리카의 선택
4부 아프리카 문명
5부 외부의 영향
6부 이주민들
7부 각축전
8부 자유의 첫걸음

지도와 도표
본문의 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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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존 리더는 작가이자 사진기자로, 1937년 런던에서 태어나 오랜 기간 아프리카를 여행하면서 살았다. 런던 유니버시티칼리지 인류학과 명예 연구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 런던에 살고 있다. 저서로 《사라진 고리Missing Links》(1981), 《킬리만자로Kilimanjaro》(1982), 《지상의 인간Man on Earth》(198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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