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익 중장의 처형』은 일본의 작가이자 평론가인 야마모토 시치헤이가 쓴 책이다. 저자는 홍사익이 제14방면군 병참총감을 맡고 있을 당시 필리핀에서 함께 복무한 인연으로 그의 이름을 일찍부터 들었지만, 전범으로 처형당했다는 사실은 몰랐다고 한다. 우연한 기회에 그 일을 듣고 일종의 충격을 받아 이 책을 쓰기로 마음먹고, 그때부터 12년 동안 홍사익의 재판기록을 샅샅이 뒤지며, 일본인 관계자는 물론 현해탄을 수차례 건너 한국인 친지들을 인터뷰했다.
취재 중에, 홍사익을 저세상으로 보낸 교수대의 자재(資材)가 자신이 포로수용소에 있을 때 사역(使役)을 나갔던 목공소에서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또 한 번의 충격을 받았다고, 저자는 이 책에서 밝히고 있다. 이 책의 원고는 1980년대 초반 문예춘추에서 펴내는 잡지 〈쇼군!(諸君!)〉에 연재됐고, 이를 보완해 1986년 문예춘추에서 〈洪思翊中將の處刑〉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전범재판”을 둘러싼 거대담론(巨大談論)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 그는 오로지 홍사익의 재판기록을 파고 또 팔 뿐이어서, 그것이 오히려 독자에게는 지루할지도 모른다. 아무튼 한국어 번역원고로 원고지 2천 매가 넘는 이 재판기록에 대한 검토의 최종 결론은, 홍사익은 무죄라는 것이고, 그 점에 관해서는 어떤 독자라도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