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이 정치 전문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시간
2016년 겨울, 2016년 가을 한국 사회는 역사에 기록될 거대한 운명에 맞닥뜨렸다. 광화문 광장에서는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수백만 명이 참가한 가운데 주말마다 열렸다. 그에 반대하는 태극기집회도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리는 등 대통령 탄핵 문제를 둘러싸고 온 나라가 찬반으로 나뉘어 들끓었다. 대통령의 권력사유화 및 측근 실세에 의한 국정농단 사건으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2016년 12월 9일 국회에서 234표의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16차례의 탄핵심판 변론을 진행했고, 그 결과 대한민국의 18대 대통령은 직위에서 파면되어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되어 물러난 대통령이 되었다.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는 새로운 틀을 짜기 위한 큰 변혁의 시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제부터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 앞에는 탄핵 못지않게 중요한,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는 개헌이라는 큰 사회적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개헌은 언제 이루어질 것인가 하는 시기의 문제이기도 하나, 지난 세기의 낡은 틀을 깨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시대적 과제인 것도 분명하다.
나라를 그 누구의 손에도 맡기지 않으리라는 국민의 다짐
그 개혁 작업에는 소위 ‘촛불민심’으로 표출된, 날로 심각해지는 소득 양극화와 청년 실업 문제, 제도화된 부패와 정경유착 문제, 사법 절차의 왜곡, 사회 곳곳에 자리 잡은 불공정 관행 등 우리 사회의 고질적 병폐들을 바로잡기 위한 다양한 요구들이 반영될 수밖에 없고 또한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새 리더가 해결해야 될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이다.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경험한 자발적 민주 혁명을 이루어낸 시민들로서는 이제 더 이상 국가를 전문 정치인의 손에 맡겨둘 수 없다는 걸 깨닫는 과정이기도 했다. 앞으로 이루어질 모든 논의는 나라를 그 누구의 손에도 맡기지 않으리라는 국민의 다짐 앞에서 이루어질 것이 자명하다. 그러나, 국민은 어떤 근거로 판단하고 행동해야 하는 걸까. 양심과 소신만으로 판단하고 행동하기에는 우리 사회는 이미 고도화, 선진화의 문턱에 서 있는 시점이다.
행정전문가의 안내를 따라가는 정치제도의 지도
이제는 상식으로라도 정치 제도나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 할 수 없는 일 정도는 구분해야 할 때이다. 《권력밸런스》는 저자가 수십 년 동안 연구, 매진해온 행정학의 체계 속에서 ‘정상급 정치지도자’란 어떠해야 하는가를 다루고 있다. 제1부에서는 정부 형태에 따른 지도자상을 조명해 보고, 제2부에서는 성공하는 정치지도자와 실패하는 정치지도자의 차이를 알아보고 있다. 제3부에서는 성공하는 정치지도자에게 요구되는 비전을 분야별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살펴보며, 정상급 정치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정치 역량, 정책관리 역량, 인적자원 관리 역량도 제4부에서 논하였다. 더불어 성공하는 정치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주요 자질인 의사소통력, 감성지능(EQ), 통찰력, 결단력과 추진력, 도덕성의 문제를 제5부에서 고찰하였다. 마지막으로 정치지도자가 기본적으로 내면화해야 할 필요불가결한 가치기준으로서의 ‘공적 책임성’의 문제까지 언급하고 있다. 2017년은 한국의 새로운 100년을 가름할 운명의 한 해가 될 것이다. 훌륭한 비전과 역량 그리고 자질을 두루 갖춘 새로운 지도자, 국민이 바라는 그런 정치지도자가 나라를 이끌기를 바란다면 정치의 파수꾼 그 역할을 국민이 지속적으로 해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그런 국민의 열망에 부합하는 상식적 차원의 대통령제와 정치제도에 대해 알기 쉽게 정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