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 중국 중부 후베이성 작은 산골 마을의 가난한 농민들의 생활상과, 혁명으로 인한 그들 삶의 극적 변화를 담은 역사 소설이다. 번역가이자 에스페란티스토, 잡지 편집자, 항일 투사였던 중국 작가 예쥔젠이 서방 세계에 중국 혁명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1947년에 영어로 쓴 책이다. 『산촌』은 중국인이 쓴 최초의 영어 소설이었다. 출간 후 20개국 언어로 번역된 바 있다.
한적한 산골 마을에 변화가 몰아친다. 대기근에 이어 민란이, 혁명이, 패전 군인들의 약탈이 쉴 틈 없이 이어진다. 낯선 청년들이 마을로 숨어든다. 혁명은 마을 사람들의 삶에 남아 있는 모든 전통적인 것을 부순다. 혁명은 대지주의 착취에서 벗어나게 해 줄 것을 약속하지만 그 약속은 반혁명 세력의 반동으로 오래가지 못한다.
『산촌』은 ‘춘성’이라는 한 어린 소년의 눈을 통해 극적인 변화 속에 놓인 중국 농부들의 삶을 자세히 묘사한다. 묵묵히 고향을 지키는 어머니, 천연두에 걸린 고아 알란, 도시로 떠난 젊은 남편을 기다리며 실을 짜는 국화 아줌마, 소프라노와 테너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마을의 이야기꾼(설서인) 라우리우, 교사로서 존경 받는 뻬이후 삼촌, 암송아지를 자식처럼 아끼던 판 삼촌 등 매력적이고 선량한 등장인물들은 정겨운 산골 마을의 모습에 독자가 어느새 빠져들게 만든다.
『산촌』은 중국 혁명이 가난한 사람들의 삶과 어떻게 만났는지를 자세하게 그려 내기 때문에 중국 혁명의 핵심을 다룬다고 할 수 있다. 중국에 관심이 있고 중국이 어떤 곳인지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재미있게 또 유익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이 책은 역사를 의미 있게 기억하는 방법에 관한 책이면서, 우리 시대에도 여전히 만연한 부패와 착취, 양극화 같은 문제들을 진지하게 되돌아보게 만든다. 무엇보다 이 책은 지은이 예쥔젠과 옮긴이 장정렬의 에스페란토 활동의 결과물이다. 옮긴이는 에스페란토를 통해 저자와 그의 아들 예녠셴을 만났다. 또 옮긴이는 에스페란토로 그들에게 질문하고 그들과 대화하여 이 책의 번역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 『산촌』 출간기념 서평회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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