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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으로서의 내재율

증상으로서의 내재율

  • 신지연
  • |
  • 소명출판
  • |
  • 2014-06-20 출간
  • |
  • 254페이지
  • |
  • 160 X 232 X 16 mm
  • |
  • ISBN 9788956269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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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자유시나 산문시에서 문장에 잠재적으로 깃들어 있는 운율.”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내재율(內在律)’을 이렇게 풀이하고 있다. 굳이 사전을 들추지 않더라도, ‘내재율’은 초중등 교과과정의 시 수업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해진 단어다. 그런데 이 단어는 언제부터 쓰이기 시작한 것일까. 운율이 ‘잠재적으로 깃들어’ 있다는 것을 대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이 책 『증상으로서의 내재율』(소명출판, 2014)은 이와 같은 소박한 의문에서 출발해, ‘내재율’이라는 개념을 생성시킨 근대문예정신의 문제적 지점을 짚어간다. 그리고 식민지 조선 및 일본, 남한과 북한에서의 시론을 연구대상으로 포괄하여 이 개념이 형성되고 정착되는 과정을 폭넓게 살핀다.

‘내재율’이라는 개념
‘내재율’은 시의 운율과 관련된 논의 속에서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으나, 실제로 한국 이외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서양에는 이에 정확하게 대응하는 단어가 없다. 일본의 경우 한때 쓰인 적이 있지만, 한국과 달리 사전에 등재될 만큼 어휘 체계 안에 안정된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실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는 ‘내재율’이라는 개념은 그저 근대의 자유시 운율을 설명하는 한국적인 특수한 사례(example)에 머무는 것일까. 저자는 이를 ‘하나의 사례’가 아닌, 근대문학의 세계 편제에서 초래된 ‘증상(symptom)’으로 파악하고자 했다. 서구의 문학예술에 대한 열망과 동경, 유사-유럽으로서의 일본이라는 매개, 세계의 중심일 수 없던 식민지 조선의 현실, 분단 후 남북의 정치 체제 등이 이 개념의 형성과 정착에 깊이 연루되어 있기 때문이다.

조선에서 뿌리내린 내재율
조선에 근대문학이 처음 유입될 당시 문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주지하다시피 ‘상징주의’였다. ‘상징주의’라는 명명을 처음 내세운 장 모레아스의 「상징주의 선언」(1886)이 보여주는바, 상징주의 미학은 ‘이념-현상’, ‘내용-형식’의 불가분성을 강조하였으나 실상은 그러한 언설 자체가 오히려 이 짝패의 이항대립을 견고하게 만드는 것이기도 했다. 이 착종 현상은 ‘상징주의’가 일본을 거쳐 조선에 수용되는 과정에서 한층 뚜렷해진다. 상징주의적 태도나 미학, 혹은 언어적 사유가 싹튼 프랑스의 상황과 조선의 상황이 극명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현철, 황석우, 김억, 주요한 등에 의해 1920년대에 전개된 조선어 신시 논의들은 상당부분 상징주의 미학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토양의 차이에 기인한 ‘굴절’ 탓에, 언어 일반에 대한 관점, 조선어의 특수성, 리듬, 내용-형식 등이 문제적으로 부각되는 지점마다 논리적 난맥을 불가피하게 노정한다.
이 논의들에서 반복되는 시의 내용-형식 문제, 내용으로서의 ‘정서’와 형식으로서의 ‘운율’을 둘러싼 문제들이 ‘내재율’로 수렴되는데, 대개의 새로운 개념이 그렇듯 이 역시 일본에서 건너온 것이다. 단 ‘내용률’, ‘내재율’, ‘내면율’ 등의 용어를 두고 1907년 이래 십수 년에 걸쳐 격한 논쟁을 여러 차례 치른 일본에서는, 오히려 그 과정을 통해 이 개념을 ‘유령’과 다름없는 것으로 기각하기에 이른다. 조선의 경우는 그렇지 못했다. 바다를 건너며 외적 권위를 두르게 된 탓일까. ‘내재율’은 쉽게 받아들여지고 빠르게 굳어졌으며, 해방 후 남한에서는 남한의 상황에 맞게, 북한에서는 북한의 상황에 맞게, 의미 내포를 약간 달리 하면서도 공히 근대시 혹은 현대시의 핵심 자질로 자리 잡게 된다.

증상으로 보아야하는 까닭
말의 기원을 제공한 서구에서도, 말을 만든 일본에서도 사라지고, 유독 한국어 공동체 속에만 깊이 뿌리를 내린 ‘내재율’. 그 경위를 논구하는 과정에서 저자는 뒤늦게 근대문학을 실천하려던 이들의 불안과 초조를 읽어낸다. ‘내용-형식’의 연장선상에서 ‘감정-리듬’을 연동시키는 근대문예의 패러다임은 이 불안과 초조를 자양 삼아 ‘내재율’이라는 개념으로 급속히 침전되고, 이는 실체로서 승인된다. 그 과정에는 서구 문학의 확산에 따른 주변인으로서의 열패감 뿐 아니라, 타자를 통한 주체 구성 메커니즘, 그 구성된 주체로서의 정체성, 그리고 시를 시로 만드는 본질에 대한 반성적 사유 등이 복합적으로 개입되어 있다. 내재율을 ‘증상’으로 보아야 하는 까닭은 바로 이 때문이다. ‘증상’은 병이 아니다. 설사 병이라 하더라도 증상을 제거하기 위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갈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증상을 끌어안되 얽매이지 않으면서 어떻게 살아갈까 하는 것이고,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성을 존중하면서, 그러나 집착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미래를 향해 걸어갈까 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용해왔던 ‘내재율’이라는 개념을 일반적이지 않은, 특별한 시선으로 분석했기에 이 책이 신선한 파격으로 다가온다.

목차

::머리말

제1장 상징주의의 그늘과 조선이라는 딜레마
1. 미학으로서의 상징주의, 윤리학으로서의 상징주의
2. 식민지 조선이라는 특수한 언어-장소

제2장 주체성의 모방, 혹은 모방하는 주체의 다른 행방
1. 신시논쟁(1920~1921)의 알레고리
1) 현철의 이율배반
2) 언어도구론의 스펙트럼
3) 황석우라는 유령
2. 독창성의 감옥-주요한과 김억의 행보
1) 변증법적 시사(詩史)를 향한 욕망
2) 영육일치론의 굴절과 의복의 비유
3) 빗금친 번역의 의미
4) 에스페란토, 완전한 언어라는 가상
5) ‘남의 것’이라는 독창성

제3장 ‘내면성’과 ‘운율’의 봉합
1. 리듬이라는 난제, 불안의 아이러니
2. 제국일본의 ‘내( )률’론
1) 두 개의 분열된 욕망과 ‘내용률’-이와노 호메이의 『신체시 작법』(1907)
2) 내용률 vs 인상률-이와노 호메이와 핫토리 요시카의 논쟁
3) ‘내( )률=inner rhythm’이라는 가상의 번역-후쿠시 코지로와 하기와라 사쿠타로
3. 유령의 존재-일본식 대처법과 조선식 대처법

제4장 두 개의 근대와 운율론의 향방
1. 종언과 혁명 사이-김기림의 제로포인트
1) 유물론과 방법적 해체
2) 공백의 응시, 리듬의 탈구축
2. 남한문단과 시론서들의 운율론
1) 원론적 질서의 구축과 리듬의 자리-김용호, 조지훈, 서정주의 경우
2) ‘내재율’의 고착-송욱과 정한모의 경우
3. 북한문단의 ‘내재율’ 논쟁
1) 전통계승이라는 과제와 ‘내재율’의 입지-윤세평 vs 박종식
2) 운율의 본질에 대한 대극적 관점-엄호석 vs 현종호
3) 방법론의 구상, 과학화와 철학화-류창선 vs 한명천
4. ‘내재율’이라는 매듭점, 교차점, 분기점

저자소개

저자 신지연(申智姸, Shin Jiyeon)은 1974년 춘천에서 태어났다. 한림대학교와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박사학위논문을 보완하여 『글쓰기라는 거울-근대적 글쓰기의 형성과 재현성』을 출간했다. 소논문으로 「오월광주-시의 주체구성 메커니즘과 젠더 역학」, 「이광수의 텍스트에 나타나는 동성 간 관계와 감정의 언어화 방식」 등이 있다.

도서소개

말의 기원을 제공한 서구에서도, 말을 만든 일본에서도 사라지고, 유독 한국어 공동체 속에만 깊이 뿌리를 내린 ‘내재율’. 그 경위를 논구하는 과정에서 저자는 뒤늦게 근대문학을 실천하려던 이들의 불안과 초조를 읽어낸다. ‘내용-형식’의 연장선상에서 ‘감정-리듬’을 연동시키는 근대문예의 패러다임은 이 불안과 초조를 자양 삼아 ‘내재율’이라는 개념으로 급속히 침전되고, 이는 실체로서 승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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