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참의미와 인간을 탐구하는 사유시의 세계
최종천 시인의 세 번째 시집『고양이의 마술』. 과거의 이념지향적인 노동시와 다르게 노동현실을 천착해 나름의 철학으로 승화시킨 원목 같은 순수함과 생명력의 시인으로 평가받아온 시인이 4년 만에 내놓은 시집이다. 이 책은 자본주의 문화-예술을 노동과 대비하면서 근본적이고 시적인 비판을 전개한다. 사물을 ‘객관적 상관물’로 거리를 두는 대신, 몸이 곧 망치, 연장이 되어 동물처럼 사물을 대하고 세계를 바라보는 그의 시편들은 ‘노동’의 의미를 계급성과 당파성을 뛰어넘어 보편적 세계관으로 확장시킨다.
☞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오라! 거짓 사랑아,
사랑은 거짓으로 했다고 할 수가 있겠으나,
섹스는 거짓으로 했다고 할 수가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학문이나 철학을,
거짓으로 하는 경우는 흔하지만,
노동을 거짓으로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노동의 대상은 실체이다.
사랑을 명분으로 하는 섹스는
본래부터 없는
사랑의 몸을 만드는 노동이다.
만들고 보면 번번이 가짜다.
오라! 거짓 사랑아,
오라! 거짓 노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