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살 소녀 로사가 변화하는 몸과 마음을 면밀히 들여다보며 자신이 누구인지를 탐구하고 알아 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어쩌다 ‘십대’ 같은 걸 하고 있는 이 소녀의 하루하루는 얼핏 평범해 보이지만 사실 무척이나 다사다난하다. 여성으로 자라난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그리고, 어른이 된다는 건……? 로사는 세상 속에서 듣고, 말하고,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한 편의 철학 그림책으로 볼 수 있을 만큼 텍스트가 명료하고 그림은 강렬하다. 첫 장을 펼치고 부디 겁먹지 말기를. 파격적일 만큼 ‘센’ 그림을 보고 있으면 거침없이 생각을 펼쳐 보이는 작가의 자유와 용기가 부럽기까지 하다. 서로 다른 문화이지만, 작가 역시 제한된 시선으로 십대를 바라보는 이 세상을 향해 이렇게 외치는 것이 아닐까. 십대에게 더 많은 자유를! 표현의 용기를! 단순하면서도 철학적인 문장들에는 인권, 사랑, 자유, 권리, 수치심, 불안, 관계의 권력, 페미니즘 등 생각할 거리가 넘쳐난다. 많지 않은 분량이지만 독자들은 한 장 한 장 페이지를 넘기는 사이 저도 모르게 손끝의 힘이 단단해질 것이다.
이 책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는 로사의 입장에서 그린 ‘책 속의 짧은 만화’다. 남자와 여자, 즉 인류의 역사를 개성 있는 접근을 통해 위트 있게 정리했다. 이 만화만으로 아주 명쾌한 페미니즘 안내서가 되기에 충분하다. 그림책 작가이자 화가인 안나 회글룬드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2016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SPECIAL MENTION’ 수상작이다.
☞ 수상내역
- 2016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SPECIAL MENTION’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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