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세상의 모든 비밀

세상의 모든 비밀

  • 이민하
  • |
  • 문학과지성사
  • |
  • 2015-12-04 출간
  • |
  • 192페이지
  • |
  • ISBN 9788932028040
★★★★★ 평점(10/10) | 리뷰(1)
판매가

8,000원

즉시할인가

7,200

배송비

2,300원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7,20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목차

1부
원근법/이 시는 커튼의 종류일까/체육 입문/에덴의 비밀/포도나무 아래서/피조물의 추억/이인(異人)의 방/휴일의 쇼/노래/siesta/열두 시를 지나는 자화상/화양(華陽) 시절/백혈병/기억의 밥/수인(囚人)/공원의 아름다움/下女/7인분의 식사

2부
붉은 스웨터/타이피스트/백치(白痴) 바나나/만남의 광장/묶여 있는 두 얼굴/식물인간/흑백사진모녀/그루밍 패밀리/소시민(小詩民)/눈물/젖은 방/당신이라는 과학/육체의 비밀/야행(夜行)/tattoo/물의 시절/수중 극장/물결/벽 속의 누가(累家)/애도의 문제/감은 눈/에로스

3부
옛 맛/파묘(破墓)/해변의 동화/노스탤지어/음식의 윤리/세상의 모든 비밀/전람회 잡담/공(空)의 관람/안과 밖/죽은 사회의 시인/무궁동(無窮動)/버스 여행자/고양이와 고양이들/어둠은 우리를 눈뜨게 하고/가족의 이해/지하 이웃/자정의 말굽 소리/외투가 지나간다/나비論/요조숙녀

해설 | 감은 눈과 세계의 이본· 조강석

도서소개

올해로 등단 15년차를 맞는 시인 이민하의 네 번째 시집 『세상의 모든 비밀』. 2012년 현대시작품상을 수상한 표제작 《세상의 모든 비밀》을 포함한 총 61편의 시가 수록되었다.
감은 눈으로 진실을 보는 내감의 몽상가
세상의 문밖에서 속삭이는 내밀한 고백

눈을 감고도 눈을 감고 싶어졌다
문을 잠그고 손잡이를 일곱 번 돌리는 습관하고는 다른 것이다
나는 안으로 안으로 눈을 열고 들어갔다
- 「감은 눈」 부분

올해로 등단 15년차를 맞는 시인 이민하의 네번째 시집 『세상의 모든 비밀』이 출간되었다. 2012년 현대시작품상을 수상한 작품 「세상의 모든 비밀」을 포함한 총 61편의 시가 묶였다. 전위시의 대표주자, “단 한 번도 상투적으로 말하지 않는 시인” “말놀이로 세계 건축의 기초공사”를 마쳤다고 평가받는 시인 이민하는 은폐된 현실의 한 국면을 도드라지게 하는 환상을 통해 말의 힘으로 상처를 이겨내는 용기를 보여줘왔다. 첫 시집 『환상수족』(2005)에서 변용과 왜곡 그리고 환상 체험이라는 ‘언어의 착란’을 통해 상식과 질서의 세계를 파괴하고, 그 자리에 가공된 시적 이미지의 세계를 구축했다면, 『음악처럼 스캔들처럼』(2008)에서는 기면증 환자의 악몽과도 같은 체험을 불안하고 강박적인 언어로 구현하였고, 『모조숲』(2012)에서는 현실을 드러내기 위한 방법으로서의 환상을 이어가며 ‘모조’적 진실이라는 새로운 문법과 전복된 세계를 창조했다. 이번 시집에서는 안전한 상태로 획일화된 공간에 머물기를 거부하고 세계 바깥에 놓인 존재로서 기성의 진리와 허위에 일격을 가하는 모험을 계속해나간다.

비밀로 넘쳐나는 부동의 세상

늙은 소녀들은 아직 사랑이 넘치고
구걸하는 남자들은 눈물이 넘쳐서
기울지도 침몰하지도 않는
어떤 세계에서

흩어진 나의 비밀들은 어느 귀를 타고 흘러가는가
내가 같은 남자와 백번째 헤어진 날에 대해

당신은 지금 내 비밀 하나를 보관 중이다
혀처럼 얇게 저며진 물결 하나가 귓속으로 들어갔다
의도하지 않아도

언젠가 귀를 기울이는 쪽에서
당신도 모르게 식은땀이 흐를 것이다
- 「세상의 모든 비밀」 부분

표제작이기도 한 이 시는 말들의 운동과 흐름을 다루며 동시에 “내통하는 입과 귀가 몰래 낳는 기형의 비밀들”에 귀 기울인다. 말들이 개개인의 소소한 사정을 비밀과 음모로 재생산하고 유통하는 구조를 지니듯, 이 시 역시 부속 이미지들을 파생시키는 흐름과 정박의 구조를 갖고 있다. 말들은 넘쳐흐르지만 그저 말들로 말들을 보충하기만 하는 세계. 이 “기울지도 침몰하지도 않”는 부동성은 진실을 은폐한 채 허위의 말만이 떠도는 견고한 세계를 보여준다. 성찰 없는 말들은 형태만 변주되어 흘러 다닐 뿐 총량이 어느 한곳으로 기울지 않는다. 누구도 이 흐름을 멈추려 하지 않고, 멈출 수 없다는 점에서 어쩌면 공평한 것일 수도 있다. 내 사정이 비밀이 되어 돌고 돌아 다시 내 귓전을 때리는 날 흐르는 식은땀을 감수할 수만 있다면 아무런 불평 없이 우리는 “세상의 모든 비밀”과 더불어 살 수 있다.

눈 감은 몽상가의 야행(夜行)

어느 날 한 사람이 담장을 넘어와서 나를 몰래 데려갔다 누구냐고 묻지 않고 그를 따라갔다 입을 찾을 수 없었지만 묵음으로도 알 것 같았다 손을 잡고 있었지만 세상에 없는 피부 같았다 [……] 다음 날 밤에도 나는 다른 담장을 더듬었다 내가 나를 못 알아볼까 봐 더러운 잠옷을 입고 갔다 빈집을 터는 기분이어서 한 사람은 늘 꿈 밖에서 망을 봤다
- 「야행」 부분

인용된 시에서 볼 수 있듯 시인은 꿈속과 그 바깥의 경계를 더듬어가며 낯선 세상으로의 모험을 이어간다. 상투와 안이의 세계에 머무는 것을 거부하고, 그 세계의 바깥쪽을 탐색하는 여정이다. 문학평론가 함돈균이 이민하 시의 ‘환상’에 대해 “초현실이거나 비현실이었던 적이 없었다. 그녀에게 환상은 언제나 은폐된 현실의 한 국면을 도드라지게 하는 첨예한 방법론”이라고 설명한 것처럼, 시인의 환상은 편집증적 몰입이나 환상으로의 도피와는 확연히 다른, 현상과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등장한다. 특히 이번 시집에서는 환상이 눈 뜬/눈 감은, 담 안/담 너머, 꿈속/꿈 밖 등 경계 사이에서 발휘된다.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오형엽은 이를 “몽상가의 야행”이라고 칭하면서 “명료한 인식과 몽상의 경계에 맺”히는 “꿈의 안과 밖의 경계에 세계의 0과 1 사이의 공간”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벽 속에 나란히 누운, 나의 절반인 당신에게

스무 해 동안 갈아주지 못한 기저귀가 생각난 듯 갑자기
엄마는 하얀 시트를 둘둘 만 채 벽 속으로 들어갔다.
앰뷸런스도 배웅하지 못한 나는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었다.
문법보다 마법을 배웠더라면 두 손으로 벽을 비집고 엄마를 꺼낼 수 있었을까.
딱딱한 것을 보면 왜 잠만 올까.
벽 속에 누가 있다. 가구가 늘어도 한쪽 벽엔 늘 네모난 빈자리가 놓여 있는 이유.
나는 벽과 나란히 누워 있다.
[……]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 070-4821-5101
교환/반품주소
  •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856 303호 / (주)스터디채널 / 전화 : 070-4821-5101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