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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

맥베스

  • 윌리엄 셰익스피어
  • |
  • 나남출판
  • |
  • 2015-12-01 출간
  • |
  • 236페이지
  • |
  • ISBN 9788930019057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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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옮긴이 머리말 7
· 일러두기 11
· 등장인물 15

1막 1장 17 / 1막 2장 19 / 1막 3장 25 / 1막 4장 38
1막 5장 43 / 1막 6장 49 / 1막 7장 52
2막 1장 58 / 2막 2장 63 / 2막 3장 70 / 2막 4장 85
3막 1장 90 / 3막 2장 100 / 3막 3장 106
3막 4장 110 / 3막 5장 122 / 3막 6장 125
4막 1장 129 / 4막 2장 144 / 4막 3장 152
5막 1장 170 / 5막 2장 176 / 5막 3장 179
5막 4장 186 / 5막 5장 189 / 5막 6장 193
5막 7장 194 / 5막 8장 198 / 5막 9장 201

· 작품해설 205
· 옮긴이약력 231

도서소개

「나남 셰익스피어 선집」 제5권『맥베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의 하나로, '운명비극'이라 불러도 좋을 작품이지만, '성격이 곧 운명'이라는 생각을 재확인시켜 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독보적인 셰익스피어 전문가 이성일 연세대 명예교수의 번역으로《맥베스》(Macbeth)가 출간되었다. 셰익스피어 4대비극의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작품인《맥베스》는 탁월한 무장(武將)인 맥베스가 주군을 시해하고 왕위에 오르지만 양심과 욕망 사이에서 고뇌하다가 운명의 노리개로 전락하여 파국을 맞는 내용을 장엄하고 생생하게 그려낸 명작이다. 무대에서 공연하는 배우들의 편안한 호흡을 염두에 두고 글자 수와 운율까지 매끄럽게 다듬은 유려하고 시적인 대사들은 숱한 여타의 번역본과는 또 다른 차원의 아름다운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올해 12월에 개봉하는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맥베스〉와 비교해서 감상한다면, 시대와 문화 그리고 장르를 오가며 변주되는 셰익스피어 작품의 매력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선과 악의 소용돌이 속에서
천사도 악마도 될 수 없는 인간의 슬픔

덩컨 왕의 종친이자 충신으로 인정받는 스코틀랜드 최고의 무장 맥베스. 그는 반란군을 진압하는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동료 장군 뱅쿠오와 돌아오는 길에 세 마녀로부터 왕좌에 오를 것이라는 예언을 듣고 욕망의 불꽃을 태우기 시작한다. 게다가 담대한 맥베스의 아내는 야심을 부추기는 달콤한 속삭임을 계속하고, 욕망과 양심 사이에서 고뇌하던 그는 결국 왕좌를 차지하기로 결심하고 자신의 성에 방문한 덩컨을 제거한다. 이어 왕의 자리를 공고히 하기 위해 후손이 왕위에 오를 것이라는 예언을 들은 뱅쿠오를 살해하고, 도망친 덩컨의 아들 맬컴과 반정을 꾀하는 맥더프의 처자식을 무자비하게 해친다. 그러나 이후 양심의 가책을 느낀 맥베스는 뱅쿠오의 망령에 시달리며 점점 심약해지고, 마녀들은 여자가 낳은 자는 그를 해치지 못하고 버넘 숲이 진격해올 때까지는 결코 패퇴하지 않는다는 수수께끼 같은 예언을 던지는데….

《맥베스》는 나라와 왕권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던 명예로운 무장이 주군을 시해하고 비열한 방법으로 동료와 아녀자를 살해하며 무고한 인명을 거침없이 참살하는 폭군으로 몰락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숭고한 영웅이 운명과 대결하다가 추락하고 파멸한다는 전형적인 비극의 스토리를 답습하는 이 작품이 어떻게 셰익스피어의 대표작이 될 수 있었을까?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면 맥베스라는 인물이 갖는 성격적 특성에 주목해야 한다. 맥베스는 완벽한 성자도, 그렇다고 파렴치한 악인도 아닌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인물이다. 그는 절대적인 신임을 받는 최고의 무사로서 덩컨 왕에게 충성을 다하지만 가슴 깊은 곳에는 왕관을 차지하겠다는 야망을 가졌다. 실력 면에서나 왕위계승 서열 면에서 밀리지 않는 그가 역심을 품은 것은 당연한 듯 보이나 국왕의 권리는 신에게서 부여받은 절대적인 것이라는 ‘왕권신수설’이 지배하던 절대군주제 사회에서 목숨을 건 도전을 꿈꾸고 감행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내면의 욕망과 양심이 만드는 소용돌이는 걷잡을 수 없이 맥베스를 흔들고 이러한 떨림은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별들아, 빛을 감추어라!
내 검고 깊은 욕망을 빛이 보지 못하게 하라.
눈아, 손이 하는 일 보지 말거라. 하고 난 다음
눈이 보기를 두려워할 일이지만, 해치우자.

덩컨을 살해하기로 결심하고 나서도 맥베스는 번민에 번민을 거듭한다.

허나 이 경우에는 항상 현세의 심판이 따르는 법…
그의 덕목들은 천사들의 모습을 하고, 나팔처럼 요란한
음성으로, 군왕 시해라는 저주받은 행위를 논죄할 거야.

또한 ‘거사’ 후 피 묻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며 맥베스가 들려주는 탄식은 그에게 닥칠 악몽 같은 삶이 어떤 것일지 상상하고 절감하도록 만든다.

대양의 굽이치는 파도가 내 손에서 이 핏자국을
깨끗이 씻어 낼 수 있을 것인가? 아니야, 오히려
내 손의 피가 저 너울대는 파도를 물들이며 퍼져,
녹색을 온통 붉은색으로 바꾸어 버릴 것이야.

천사들이 나팔을 부는 태평성대에는 ‘검은 욕망’ 때문에 괴로웠고, 마녀들에게 현혹되어 흑역사를 구가할 때는 ‘양심의 빛’ 때문에 괴로웠던 맥베스는 완전한 충신도 완전한 폭군도 될 수 없었다. 이처럼 양심의 소리를 들으면서도 욕망에 휘둘리고 자책하는 맥베스의 모습이 혐오감보다는 연민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인간이라면 대부분 그의 갈등에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걸출한 무장이 도덕적으로 추락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왜소한 인물로 위축되어 가는 모습은 흔들리는 마음의 굴레를 지고 운명 속으로 침잠하는 인간의 비극을 보여준다.
인간 본성에 내재된 선과 악의 격정적인 이중주가 생생하게 휘몰아치는《맥베스》는 천사도 악마도 될 수 없었던 한 인간의 슬픈 이야기이다.

ㅣ나남 셰익스피어 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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