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본 전적이자 고려시대 기본 사료인 고려사절요의 완본이 국내에 없어, 일본의 봉좌문고 소장본을 학습원에서 간행한 영인본을 이용하거나, 그것을 국내에서 복제한 것이 널리 이용되는 것을 보며, 석연치 않게 생각해 온 지 오래이다. 그러던 차 2002년도에 규장각이 소장한 고려시대에 대한 전적들의 이본들을 전반적으로 조사하게 되었다. 그때 『절요』 이본들의 서로 다른 글자 등의 차이들이 발견되었다. 한 가지 이본만을 사용한 영인본을 대체하여,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이본들을 종합한 정밀 교감본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몇 해에 걸쳐 이본들에 대한 예비 조사와 교감 방법의 구상을 끝낸 후, 연구팀을 조직하였다. 그리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작업할 수 있는 연구비 지원을 알아보던 중에 2008년 8월에 서울대학교 한국학장기기초연구비를 지원받아, 자료 입수와 교감작업에 들어갔다. 봉좌문고본을 대본으로 하여 본문 텍스트 파일을 작성하고, 이본들의 다른 내용을 각주로 붙였다. 가독성과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 두 가지를 함께 살리는 방향을 취하여 최소한의 간단한 표점을 부가하였다. 그리고 『고려사』와 대교하여 각주를 붙였는바, 이것은 제한적이지만 간단한 내용 교감의 의미도 갖는 것이고, 『절요』의 이용 편리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여러 곳에 소장된 이본들을 조사하여 자료를 모았다. 교감 방침에 따라 이본들의 모든 부분에서 한 글자, 한 획에도 세심한 집중을 기울이는 힘든 작업을 공동연구원과 연구보조원 여러 분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수행해 주었다.
교감작업 방식을 숙지하고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여러 차례의 전체 모임을 가졌으며, 작업 진행 중 부딪히는 문제들에 대해 수시로 온라인을 통한 의견 교환을 가졌다. 각 권별로 교감 작업은 4명이 배정되어 동일한 작업을 네 차례 반복하는 교차 검증으로 교감 오류를 바로잡았다. 그리고 최종 결과물은 책임연구자인 필자가 샘플을 추출하여 다시 교감해 보았고, 미처 잡아내지 못한 교감 오류가 이때에 발견된 이본은 그 정도에 따라 해당 권만 또는 이본 전체를 다시 교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