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대승경전의 남아시아 전파 및 문화변용에 대한 고찰
대승경전은 종류도 다양하고 분량도 방대하다. 그렇지만 대승불교의 특징을 이해하기 위해 불가결한 경전을 뽑아서 최신의 연구 성과를 참고하며 그 내용을 소개하는 것이 본 시리즈의 제4권과 제5권이다. 그중에 제4권에서는 반야경과 『화엄경』과 『법화경』을 다룬다.
넓은 의미의 초기 대승경전에 속하는 이들 경전은 인도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와 동아시아 등 그것이 전파된 불교권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법화경』은 여러 대승경전 중에서도 지금까지 가장 많은 산스크리트어 사본이 발견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북전 경로로 전파된 곳곳에서 절대적인 인기를 누렸다. 반야경은 벵골, 스리랑카, 길기트, 남아시아 등 광역에 걸쳐 사본이나 비문의 소재가 확인되며, 『화엄경』역시 중앙아시아에서 인도네시아의 보로부두르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의 흔적이 남기도 하였다. 모두 북전 불교의 지역을 넘어서 범아시아적으로 유포된 경전이다.
근 이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이들 대승경전을 고찰할 때, 우리는 그것이 성립한 남아시아에서의 전개와 각지에 전파된 뒤의 전개 양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승경전의 경우는 한 경전이 천 년에 이르는 변용의 역사를 가지는 일이 있다. 이것은 기독교나 이슬람교 등 타 종교는 물론, 전통 불교와 비교했을 때도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경전이 다음 세대로 계승될 때 경전에 대한 해석이 따른다는 점, 그 해석이 해당 경전 속에 반영된다는 점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파악해야 한다. 또한 그 경전들은 남아시아를 넘어 널리 전파된 뒤 전파된 지역의 문화를 변용했다. 경전의 존재의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권은 이런 두 가지 관점에 서서 주요한 세 경전을 해명하고 새로운 대승불교의 이해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지혜, 세계, 언어. 반야경, 『화엄경』, 『법화경』이 아시아 전체에 있어서 역사를 이끄는 불교의 지혜로서 작용하며 불교의 세계를 구축해온 것, 그것은 본 권에 담긴 각 논문이 설득력을 가지고 누누이 보이는 점이다. 기원인 인도에서, 전파된 아시아 지역에서 사람들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끄는 지혜와 거기에 출현하는 세계. 그것들은 모두 여기에 든 경전에 담긴 ‘언어’에 의해 생겨났다. 지혜와 세계와 언어가 일체가 된 존재, 그것이 본 권에 보이는 대승경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