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꾸러기 이항복과 평생 단짝 이덕형의 익살 섞인 이야기,
할아버지를 욕한 시로 장원급제한 것을 부끄럽게 여겨 삿갓 쓰고 떠돈
방랑 시인 김삿갓 이야기 등
공감력을 키워주고 재미와 유익함을 더해주는 위인들의 숨은 이야기!
우리나라에는 오천 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훌륭한 위인들이 많다. 대개는 학교에서 배운 인물들이 전부인데, 그것만으로 위인들을 깊고 폭넓게 알기 어렵다. 그래서 교과서에 수록된 위인들 중에 어린이들이 좀 더 폭넓고 재미있게 알아두면 좋을 인물들을 꼽아 보았다. 이 책에는 조선시대의 위인들 중에서도 충신, 학자, 재상, 시인, 문장가, 서화가 그리고 가문을 일으킨 여성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수록되어 있다. 임진왜란이라는 국난을 대비하고 극복한 명재상 유성룡과 영웅 이순신 장군, 시각장애인이지만 3대 재상과 대제학을 배출하여 평범한 시댁을 명문가로 만든 고성 이씨 부인, 유머와 재치로 많은 일화를 남긴 평생 단짝 오성 이항복과 한음 이덕형, 칼이 아닌 붓 한 자루로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한 문장가 이정구, 20여 년간 유배생활을 하면서도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며 자연을 노래한 최고의 시인 윤선도, 공자·맹자 등과 같이 조선에서 유일하게 ‘송자’로 불린 나라의 스승 송시열, 암행어사 하면 으레 떠올려질 만큼 가난한 백성들의 영웅이 된 암행어사 박문수, 정조대왕을 도와 개혁을 시도하고 수원 화성을 완성시킨 뛰어난 재상 채제공, 백성이 잘사는 나라를 꿈꾸며 500여 권의 책을 쓴 실학자 정약용, 유배지에서 추사체를 완성한 조선 최고의 명필 김정희, 자신의 할아버지를 욕한 시로 장원급제한 것을 부끄럽게 여기며 평생 삿갓을 쓰고 전국을 떠돈 방랑 시인 김병연 등. 이들의 이야기는 관련 유적의 사진들과 함께 수록되어 있는데 그들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초상화부터 태어나거나 자란 생가 또는 그 터, 공부하던 서원이나 자주 오르던 정자, 쓴 책이나 그림 또는 글씨, 그리고 그들이 묻힌 묘 등의 다양한 사진들이 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이 책에는 오늘날에는 쓰이지 않는 벼슬 이름이나 용어, 내용과 관련하여 알아 두면 좋은 참고사항 등을 본문 아래쪽에 추가함으로써 글을 이해하는 데 좀 더 도움이 되도록 구성하였다. 그리고 책의 끝에는 왕릉과 사대부 묘의 구조에 대해 알아보는 부록도 마련하였다. 이 책의 목적 중 하나가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련 유적지를 직접 방문해보기를 권하는 것인데, 그렇게 함으로써 책을 통해 알게 된 내용을 유적지에서 되새겨보고 그 숨결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고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첨부한 부록을 통해서도 왕릉을 방문할 때 무의미하게 흘려버릴 수 있는 그 시간들을 새롭고 의미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중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말하자면, 왕릉이나 묘 또는 서원 같은 곳에는 함부로 아무 데나 들어가거나 걸어 다니면 안 되는데, 그 이유는 죽은 자와 산 자의 공간이 엄격하게 구분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책을 읽다 보면 위인들의 어린 시절도 오늘날 어린이들의 어린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어린이 독자 여러분이 역사적 위인들에게 한 걸음 더 가깝게 다가가고 공감하면서 재미와 유익함을 함께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각양각색의 일화로 풀어본 역사 속 위인들의 숨은 이야기!
왕릉과 사대부 묘에는 산 자와 죽은 자의 공간이 따로 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고 했던가! 분명 역사적 위인들의 어린 시절도 오늘날 어린이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책이라는 형태에 맞추어 각 인물들의 삶이 그럴듯하게 담기기는 했지만, 그들의 어린 시절 또한 오늘날 어린이들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각양각색의 사연들이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역경을 극복하고 지혜로운 삶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일까. 이 책은 어린 시절 할머니에게서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정겨운 도입으로 주의를 끌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탄생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필두로 이어지는 어린 시절의 재미난 일화를 읽다 보면 어느새 인물들의 어린 시절 속으로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되고 공감하게 될 것이다.
늘 꼬마대장을 하며 전쟁놀이를 즐겼던 이순신, 6세에 홍역으로 시력을 잃고 일찍 부모를 여읜 후 친척집에 얹혀살아야 했던 고성 이씨 부인, 58세의 아버지와 50대의 어머니 사이에서 8남매의 막내이자 늦둥이로 태어난 이항복, 아들이 없는 큰집에 양자로 들어간 윤선도, 아버지의 꿈에 나타난 공자가 점지해서 태어난 송시열, 고아가 되어 친척집을 전전하며 산 박문수, 남루한 옷차림에 먹을 것이 늘 부족해 가난뱅이라고 놀림을 당하던 채제공, 책 읽기를 좋아하여 7세에 한시를 짓고 10세에 시집을 낸 정약용, 6세에 독특한 필체로 입춘첩을 쓴 김정희, 연좌제로 5세 때 부모와 떨어져 동생과 함께 피신해야 했던 김병연 등 책에 수록된 인물들의 어린 시절은 다양하다.
요즘 ‘금수저’와 ‘흙수저’라는 신조어가 유행어가 되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말들은 엄격한 신분제도가 있는 조선시대에야말로 명백하게 적용되는 말일 것이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서도 금수저처럼 태어날 때부터 부유하고 권세 있는 집안에서 자란 사람도 분명 있다. 하지만 대개는 불우한 어린 시절과 굴곡진 삶을 살면서도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잘 극복해낸 사람들이다. 자연스럽게 어린이 독자들은 자신들과 비슷한 처지의 어린 시절에 놓였던 인물들이 위기와 고비를 어떻게 넘겼는지, 그리고 어떤 생각이나 신념을 가졌는지 등을 깨우치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역경이나 불리한 상황에서도 위인들은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오늘날의 어린이들, 특히 불우한 환경에 놓인 어린이들에게 분명 희망과 용기를 줄 것이라고 믿는다.
끝으로 이 책의 구성을 보면, 오늘날에는 쓰이지 않는 벼슬 이름과 용어, 참고로 알아 두면 좋은 관련 사항 등을 본문 아래쪽에 추가함으로써 글을 이해하는 데 좀 더 도움이 되도록 하였다. 뿐만 아니라 책의 끝에는 왕릉과 사대부 묘의 구조에 대해 알아보는 부록도 마련하였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왕릉 앞에 놓인 넓적하고 평평한 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인물 조각상이나 동물 조각상은 또 왜 서 있는 것인지 등을 예전에는 아무런 생각 없이 보아 넘겼다면 이제는 그 의미를 알게 되어 왕릉의 방문이 더욱 기다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