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트로이 전쟁에서 비롯되는 건국 신화, 용장 한니발과의 전쟁, 카이사르의 루비콘 강 도하, 아우구스투스의 제정 수립, 오현제 시대를 거쳐 제국의 동서 분열에 이르기까지를 흥미롭게 그려낸다. 특히 아우구스투스의 역할, 사회경제적 구조 등에 주목하면서 로마 제국의 전체상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제국을 실질적으로 창건한 아우구스투스는 마침내 정규군을 절반으로 줄였는데, 이로써 도로, 상하수도, 공공 건축 등 사회 기반시설 정비에 힘을 쏟을 수 있었다. 로마 제국이 번영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지중해 세계를 단일국가로 통합하고 그 세계에 평화를 가져온 데 있었다. 고도로 발달한 사람, 물자, 정보의 네트워크와 실효성 있는 속주 지배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로마 제국은 결국 네트워크 시스템이 지나치게 발달한 탓에 사양길에 접어들게 되었다는 것이 지은이의 기본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