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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가 깨달은 연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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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가 깨달은 연기법

  • 이중표
  • |
  • 전남대학교출판부
  • |
  • 2015-01-30 출간
  • |
  • 388페이지
  • |
  • 152 X 225 mm
  • |
  • ISBN 9788968491719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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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크린영상으로 만나보는 한 권의 책 이야기

출판사서평

어린 싯다르타는 춘경제에서 농부들이 땀을 흘리며 노동하는 것을 보고, 살기 위해서 겪어야 하는 사람들의 괴로움을 보았습니다. 그는 또 쟁기에 갈려서 피를 흘리며 나뒹구는 벌레들을 보고, 사람이 살기 위해서 저 벌레는 죽어도 좋은 것인가를 생각했고, 쟁기에 갈려 나뒹구는 벌레들을 새들이 날아와 쪼아 먹고, 이 새들을 매가 잡아먹는 것을 보고, 살기 위해 다른 생명을 죽여야 하는 모순된 삶의 모습에 가슴아파합니다. 살기 위해서 괴로운 노동을 해야 하고, 자신이 편히 살기 위해서 힘과 권력으로 남을 착취하고 억압하며, 자신이 살기 위하여 남을 죽이지 않으면 안 되는 것, 이것이 싯다르타의 눈에 비친 삶의 모습이었습니다.
늙고 병들어 죽어간다는 것은 삶이 지닌 모순입니다. 우리는 살기 위해서 힘든 노동을 하고, 남을 착취하기도 하고, 다른 생명과 투쟁하고, 때로는 다른 생명을 죽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늙고 병들어 죽어야 합니다. 우리는 어쩌면 죽기 위해 사는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우리는 죽기 위해 사는 존재인가? 우리의 삶은 죽음이 종착역인가? 결국은 죽어야 하는 인생이 과연 힘든 노동과 투쟁을 하면서 살아야 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부처님께서 해결하고자 한 죽음의 문제는 이와 같은 살아 있는 모든 존재의 삶의 문제입니다.
부처님은 자신의 존재가 세계와 별개의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삶을 통해 나와 세계가 하나로 통일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와 세계가 먼저 존재하고 그 속에 나의 삶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을 통해 나와 세계가 그 결과로 나타납니다. 이것이 부처님이 깨달은 연기법입니다. 이러한 진리를 안다면 우리는 나와 세계를 분별하는 모순과 투쟁의 삶에서 벗어나 모든 존재와 더불어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의 깨달음과 가르침은 개인이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법이 아니라, 모든 생명이 모순과 투쟁의 삶에서 벗어나 함께 행복한 삶을 사는 법입니다.

[머리말]

이 책을 읽는 분들께

부처님께서는 연기법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 깨달은 연기법은 그 내용이 12연기十二緣起라고 합니다. 저는 그 깨달음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제가 불교를 처음 공부하기 시작한 때는 고등학교 2학년 봄이었으니까, 45년 전입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저의 공부는 부처님께서 깨달은 연기법, 즉 12연기를 이해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불교를 설명하는 책을 보면 쉽게 연기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어떤 책을 봐도 그 책의 설명으로는 연기법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대학원에 진학하여 불교를 연구하면서, 다른 사람의 설명에 의지할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말씀을 통해 직접 이해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근본경전인 『아함경』과 『니까야』를 연구하면서 연기법에 대한 기존의 이해에 많은 왜곡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1990년에 발표한 제 박사학위 논문 『아함의 중도체계 연구』는 대학원 과정을 통해 제가 나름대로 왜곡을 시정하면서 이해한 붓다의 연기법을 중도체계라는 이름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붓다의 연기법은 중도中道라는 우리의 상식과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이 세상을 바라본 진리라는 것이 이 논문의 주장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중도를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연기법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논문은 현재 안성의 도피안사에 계시는 송암 스님의 권유와 배려에 힘입어 1991년에 불광출판사에서 『아함의 중도체계』라는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기존의 이해와는 전혀 다른 시각이었기 때문에, 이 책은 기존의 불교 해석에 만족하지 못한 많은 분들의 호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박사학위논문을 그대로 출간한 것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차에, 1995년 불교방송으로부터 교리강좌를 맡아달라는 청탁을 받았습니다. 100일 동안 강좌를 진행하면서 쓴 원고를 모아, 그해 겨울에 『불교의 이해와 실천』이라는 이름으로 대원정사에서 두 권의 책을 출간했습니다. 이 책은 불교방송 청취자들의 간청에 의해 급하게 방송 원고를 그대로 출간한 것이기 때문에 미비한 점이 많았지만 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듬해에 출판사가 문을 닫게 되어 이 책은 더 이상 세상에 나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많은 분들께서 『불교의 이해와 실천』을 다시 출간해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저는 그때마다 원고를 다듬어서 곧 출간하겠다고 약속을 하였으나, 매번 좋은 인연을 만나지 못해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2011년 여름에 도피안사로 가서 송암 스님을 찾아뵙고, 원고를 드리면서 책의 출간을 부탁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원고를 살펴보시고 흔쾌히 출판을 허락하셨습니다.
저는 새로운 출판을 위해 원고를 다시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불교의 이해와 실천』의 내용이 하나의 이름으로 책을 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을 둘로 나누어보니, 하나는 불교를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불교 소개서가 될 수 있는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붓다의 연기법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교리 해설서가 될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는 “불교란 무엇인가”라는 이름으로, 다른 하나는 “붓다의 연기법”이라는 이름으로 책을 내기로 작정하였습니다.
“불교란 무엇인가”는 2012년 2월에 송암 스님께서 설립하신 ‘종이거울’ 출판사를 통해 이미 출간하였습니다. 그러나 출판사의 형편 때문에 “붓다의 연기법”은 ‘종이거울’ 출판사를 통해 출간하기가 어렵게 되었으며, 이런 저런 사정들이 겹쳐 출간이 미루어지다가 이번에 전남대학교출판부의 배려로 “붓다가 깨달은 연기법”이라는 이름으로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붓다가 깨달은 연기법을 모두 함께 깨달을 수 있기 바랍니다.

2014. 10. 27.
이중표 합장

저자소개

저자 이중표는
전남대학교 문리과대학 철학과 졸업
동국대학교 대학원 불교학과 졸업, 철학박사
불교학연구회장 역임
전남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 교수
전남대학교 호남불교문화연구소장

도서소개

부처님은 자신의 존재가 세계와 별개의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삶을 통해 나와 세계가 하나로 통일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와 세계가 먼저 존재하고 그 속에 나의 삶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을 통해 나와 세계가 그 결과로 나타난다. 이것이 부처님이 깨달은 연기법이다. 이 책은 그 진리를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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