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가 사람이 되려면 10개월간 엄마 뱃속에서 준비해야 하는 것처럼 이 책이 나오기까지 꼬박 10개월 가량 소요되었다. 내 아이와도 같이 부끄럽지 않고 티 없이 맑은 녀석을 선보이기 위해 남다른 포부를 가지고 작업하였다.
나름대로는 열심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돌아보면 숨고 싶고 보잘 것 없는 내 삶처럼 이 녀석도 그리 된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다. 하지만 그래도 내일의 희망으로 다시금 오늘을 걸어야 하는 사람됨의 도리처럼 부족하나마 세상에 내놓아 거침없는 비판을 구하고, 부족한 점은 거듭남의 시간으로 미룸에 위안을 삼는다.
이 책은 필자의 'Racing 조문판례 민법'이라는 책의 연장선에 있다. 이로써 실체법에 이어 절차법 교재가 완성되어 나로서는 지식에의 목마름과 답답함이 마음 한편에서 절반은 해소되었다.
쓸데없는 소회를 주절대는 것은 이쯤으로 하고, 간단히 책읽기에 참고할 만한 지침을 소개하고 서문을 마치기로 한다.
1. 이 책의 목적
민사소송법의 이해와 정리에 주력하였다. 이 책은 수험서이기에 수험본연의 틀을 벗어나지 않음에 처음과 끝을 두었다. 어떤 수험생에게는 분명 단순암기가 유리할 수도 있다. 그러나 보편적인 수험생에게 적용되는 방법론은 아니라고 본다. 해서 읽으면 읽히고, 차근차근 따라오면 이해와 정리가 되는 책을 만들고 싶었다. 이러한 목적에는 지면과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그래도 독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은 오로지 필자의 연구부족 탓이니 비판과 조언을 바란다. 반드시 고쳐 써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책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드린다.
2. 이 책의 내용
목차 및 본문의 구성은 판례와 통설의 논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구조를 취하였다. 쟁점과 학설이 되도록 본문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본문의 예시·학설·쟁점 등은 들여쓰기의 편집기술을 적용하였다. 독자는 이를 잘 활용하여 자신의 공부수준과 준비하는 시험난이도에 따라 선별적·능동적으로 접근하여 최대효용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법학은 조문·개념·판례의 순서로 학습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 책도 이러한 순서에 따랐다. 특히 소개된 조문은 반드시 읽고 나아가길 바란다.
각주에 소개된 객관식(선택형) 기출지문은 변호사시험과 변호사모의시험만 실었다. 본래는 세상의 모든 민사소송법 기출지문을 분석하여 소개하려고 하였으나, 시간의 압박으로 인해 다음으로 미룰 수 밖에 없었다. 주관식(사례형) 기출문제도 마찬가지 이유로 다음으로 미룸을 양해부탁드린다.
3. 마치면서
어려운 출판업계 상황에도 특유의 온화한 미소로 출판을 흔쾌히 허락해 주신 이인규 학연대표님에게 감사드린다. 자료정리에 소중한 도움을 주신 현정님에게도 감사의 진심을 전한다.
2017년 3월 28일 고 태 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