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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요, 피앙세 2(완결)

돌아와요, 피앙세 2(완결)

  • 마지노선
  • |
  • 가하 에픽
  • |
  • 2017-04-11 출간
  • |
  • 455페이지
  • |
  • 148 X 200 X 25 mm /553g
  • |
  • ISBN 9791130016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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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사랑하는 남자와의 결혼식을 하루 앞둔 카타리나.
눈을 뜨고 보니 3년 전으로 돌아왔다.

고군분투 속에서 어렵게 진실을 알았고
삼각관계 속에서 어렵게 사랑을 찾았다.
다시금 행복해지려는 찰나,
카타리나의 목숨을 노리는 누군가가 나타났다.
이를 어쩌지?

나는 그의 품속을 향해 가볍게 턱짓했다.
“그럼 경이 가지고 계실 손수건을 꺼내보세요.”
“…….”
“왜 조용하시죠?”
그가 눈을 돌리며 대답했다.
“……잃어버렸습니다.”

나는 입술을 깨물며 그에게 통고했다.
“당신은 내게 진실을 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잃은 거예요.”

* 책속으로 추가
어머니는 내 딸이 미쳤다며 매일 울었다. 아버지는 나를 볼 때마다 점잖게 혀를 찼다. 항상 나를 이해해주던 오라버니 알테조차 내 어깨를 쓰다듬으며 이렇게 말했다.

「카렌, 휴양지에라도 다녀오렴. 정신이 맑아질 거야.」

부드러운 투였지만 그 속에 들어 있는 뜻은 명료했다. 네가 지금 좀 정상이 아니구나?
나는 미래에서 돌아왔다는 둥의 믿기 힘든 주장은 존중받기 어렵다는 사실을 겨우 받아들였다. 그리고 결론지었다. 참으로 엿 같지만 돌아온 이 내 인생, 다시 제대로 살아보겠다고.

그렇게 얌전해진 나를 보고 식솔들은 남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으리라. 나는 아무렇지 않게 그 일들을 언급하며 내 주장들을 농담거리로 전락시켰다.

「살기가 심심해서요. 장난 좀 쳐봤어요.」

우아한 투로 이렇게 말하는 나를 보고 어머니는 입에 거품을 물었다. 부모 걱정을 그렇게 시키더니 그게 다 가족들을 놀리려고 한 짓이었느냐며 뒷목을 붙잡으셨다.

하녀들은 그런 어머니를 부축하며 나를 불안한 눈으로 흘끔거렸다. 사용인들이 언제나 상냥했던 내게 지어준 친절한 아씨라는 별명이 또라이 아씨로 변모하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쌓아왔던 이미지가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 것은 무척이나 가슴 아픈 일이었다.

원래 못하던 사람이 잘하면 괜히 달라 보이고, 잘하던 사람이 못하면 더 실망스럽게 느껴지는 법이다. 나는 내게 경계의 시선을 보내던 하녀들의 얼굴을 가슴 깊이 새겨놓았다. 앞으로 너희는 지속적으로 또라이 아씨의 출현을 보게 될지어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만한 것은 내 전담 하녀 레이가 금방 적응을 마쳤다는 점이었다. 그녀는 제 친구인 다른 하녀들에게 이렇게 변명했다.

「아가씨가 원래 좀 깜찍하시잖아요.」

그녀의 친우들이 그 주장을 받아들였을지는 의문이지만, 어쨌든 리플렉츠가는 다시 조용해졌다.

“아가씨, 요샌 그 소리 안 하세요?”
“뭐가?”
“아가씨가 미래에서 오셨다는 얘기.”

레이가 내 머리칼을 장난스럽게 흔들며 물었다. 한동안 조용하다 했더니 다시 시작이다. 나를 놀리고 싶은 레이의 심정은 이해한다. 하지만 고작 장난으로 받아들이고 넘어갈 수 있었던 레이와 그것을 실제로 겪은 나 사이에는 크나큰 온도 차가 존재했다.

“농담이었다니까.”

내가 귀찮다는 듯 대꾸했다. 그만 치우라는 듯 머리를 까딱였지만, 레이는 아랑곳 않고 꼼꼼히 내 머리칼을 빗어 내렸다.

“그렇지만 저희는 얼마나 무서웠는데요. 얼마나 경황이 없으셨는지 로제 아가씨 생신 파티에도 참석 안 하시고. 로제 님이 많이 서운해하시던데.”

나는 그대로 제자리에 굳었다. 감고 있던 눈은 어느새 번뜩 뜨인 채였다. 자리를 박차고 그대로 뛰쳐나갈 심산이었지만, 그만 치맛자락이 다리에 엉겨 꼴사납게 바닥에 엎어지고 말았다.

“아악!”

무릎을 감싸 안으며 바닥을 나뒹굴었다. 입가에서 된소리가 새어나오려는 것을 필사의 자제력을 동원해 억눌렀다. 고통을 참기 위해 이를 뿌득뿌득 가는 소리가 청아하게 울려 퍼졌다.

관절이 깨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관절 간수 따위가 중요한 때는 아니었다. 아파한 것도 잠시, 나는 부들거리는 손을 뻗어 레이를 붙잡았다. 귀신 같은 내 몰골에 레이가 두렵다는 듯 걸음을 뒤로 물린다.
안 잡아먹어. 얘, 그러니까…….

“오늘이 며칠이지?”

내가 헐떡거리며 물었다. 레이가 무슨 말이냐는 듯 입을 벌리고 나를 쳐다봤다. 나는 다급하게 그녀를 다그쳤다.

“오늘이 며칠이냐고!”
“아가씨, 그건 갑자기 왜…….”
“달력, 달력! 달력 줘봐!”

내 몸을 지탱해주던 레이가 재빨리 명령을 따라 자리를 떠난 통에 그만 자리에서 주르륵 미끄러졌다. 나는 카펫 문양을 하염없이 내려다보며 “아닐 거야. 아니라고. 어떻게 그런 일이…….” 따위의 말을 중얼거렸다.

머지않아 의아한 얼굴의 레이가 달력을 들고 내게 돌아왔다. 나는 그녀가 “여기요.” 하고 내미는 종이를 다급하게 받아 들었다. 그러고는 두 눈을 부릅떴다.

2주 전이었다, 로제의 생일 파티는. 어떻게 이걸 잊고 있을 수 있었을까. 이게 대체 말이나 되는 소리야?

그대로 바닥에 얼굴을 처박았다. 이럴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하늘에 신이 있다면 3년이란 추억을 앗아 간 것도 모자라 내 입에 친히 엿까지 쑤셔 넣어서는 안 되는 거였다. 나는 흡사 다 죽은 듯한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생일 파티에…… 못…… 갔어…….”
“괜찮아요, 아가씨. 로제 님도 이해해주실 거예요.”

레이가 나를 위로하듯 말했다. 나는 광적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레이가 기겁하여 뒤로 물러섰다. 퇴로를 찾는 듯 두 눈이 조심스레 문가를 찾는다.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야. 그런 문제가 아니라고…….”

나는 미끄러진 자세 그대로 몇 번이고 말을 반복했다. 레이는 도망갈 것인지 주인을 챙길 것인지를 고민하다가, 결국 걱정스러운 투로 “괜찮으세요?” 하고 다시 나를 잡아당겼다. 평소라면 그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억지 미소라도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만은 도저히 대답해줄 정신이 없었다.

못 갔다.
과거에 루센을 처음 만났던 곳, 로제의 생일 파티에.

목차

#7. 다시, 시작
#8. 엇갈린 마음
#9. 진짜 사랑
#10. 신전으로
#11. 궁정 연극
#12 작전 개시
#13. 마지막 시험
#14. Epilogue
#작가 후기

저자소개

저자 마지노선은 좋아하는 것을 씁니다.
2015 가하X카카오페이지 공모전 우수상 수상
블로그 http://blog.naver.com/maginot8ln

▣ 출간작
돌아보지 못하고(ebook)
리빙스턴 데이지(ebook)
어릿광대를 보내주오(ebook)

도서소개

마지노선 장편소설『돌아와요, 피앙세』제2권. 사랑하는 남자와의 결혼식을 하루 앞둔 카타리나. 눈을 뜨고 보니 3년 전으로 돌아왔다. 고군분투 속에서 어렵게 진실을 알았고 삼각관계 속에서 어렵게 사랑을 찾았다. 다시금 행복해지려는 찰나, 카타리나의 목숨을 노리는 누군가가 나타났다. 이를 어쩌지?(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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