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은행 총재를 지낸 저자가 공직생활 30년, 대학강의 15년을 정리하는 저작을 냈다. 한국경제가 눈부시게 발전하던 1970~1990년대, 저자는 그 치열했던 현장과 공직자의 철학을 담담히 그러나 묵직하게 들려준다. 저자의 실제 경험이 중간 중간 들어간 경제학 강의는 이론과 현장을 충실히 엮어내 마치 유기적 생명체와 같은 역동적인 경제의 흐름을 파악하게 한다.
저자의 공직생활 30년을 한국경제 성장과정과 발맞추어 저술한 1부 ‘공직의 길’에는 한국경제 발전의 중요한 마디와 공직자로서 지녀야 할 태도가 모두 담겼다. 저자는 여러 경험을 곁들여 ‘공직’에 몸담은 사람이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청렴, 책임감 그리고 사익보다 공익을 추구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2부 ‘시장, 경제, 정부 그리고 한국경제’는 저자의 강의생활 15년을 응축한 경제강의로 구성됐다. 저자는 이론과 함께 다양한 사람이 서로 협력하고 갈등하면서 문제를 극복해 나가는 구체적 현장을 담았다. 정부규제와 조세정책, 중소기업육성 등 미시경제부터 글로벌 금융위기와 무역, 국가 간 경제협력 등 거시경제까지 경제의 전체적 흐름을 친절히 설명하여 5개의 장(章)으로 이론적 토대를 정리하고 이에 관계되는 구체적 사례를 ‘단상과 고찰’이라는 범주로 수록했다. 숫자와 이론으로 이루어진 추상적인 경제학과 지하경제, 국민건강보험, KIKO 사태 등 우리가 실제 피부로 느꼈던 경험을 묶어 읽다보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와 함께 뛰고 있는 경제의 심장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