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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의 역사

추의 역사

  • 움베르토 에코
  • |
  • 열린책들
  • |
  • 2008-12-30 출간
  • |
  • 456페이지
  • |
  • 176 X 240 mm
  • |
  • ISBN 9788932908397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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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미의 역사』에 이은 『추의 역사』 출간,
우리 시대 최고의 지성 움베르토 에코의 미학 사전 완성!


베스트셀러 소설가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중의 한 명인 움베르토 에코의 『추(醜)의 역사』가 전문 번역가 오숙은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전작 『미의 역사』가 <미>의 개념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규명하고자 하였다면, 『추의 역사』는 시각 문화와 예술 작품 속의 아름답지 않은 것들, 즉 그로테스크한 것, 괴물 같은 것, 불쾌한 것과 같은 <추>의 개념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탐색한다. 이 책에서 포괄하고 있는 <악마>, <마녀>, <죽음>, <괴물> 등을 다룬 책들은 더러 있었지만, 이러한 것들을 추의 한 현상으로 아우르고 일종의 문화, 역사 비평을 통해 추의 기호학을 구축한 것은 사실상 첫 번째 시도가 아닐까 한다.
『추의 역사』는 전작인 『미의 역사』와 비교했을 때, 고대부터 현대까지 서구의 미술 작품과 다양한 텍스트를 병치하는 체제 및 편집상의 공통점이 있지만, 책에 실린 수많은 추의 이미지가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없는 작품들인 만큼 보다 희소성을 갖는다. 또한 인간 심리가 끊임없이 추에 매혹되어 온 역사를 이야기하기 때문에 전작에 비해 다루는 대상은 더욱 광범위하다. 추 연구의 토대가 거의 전무한 까닭에 텍스트들은 주로 문학 작품 위주로 소개되었는데, 비주류나 통속적이라고 분류되었을 일부 문학 작품들이 한 시대와 문화를 보여 주는 예리한 단면이 되기도 하고, 유명한 작품이라 하더라도 큰 관심 없이 지나쳤을 대목들이 추에 대한 연민의 시선 아래서 빛을 발하기도 한다. 더불어 추의 이미지들과 시대별로 특징적인 추의 현상들과 사회적 배경, 추에 대한 문화적 수용의 양상들까지 설명하는 텍스트들이 에코의 글과 탁월한 감식안으로 한 페이지 안에 나란히 실려 있어 보다 쉽게 에코의 미학에 다가갈 수 있다.

아름답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 돈을 주고 아름다움을 살 수 있는 시대, 애써 피하려 하지만 그럼에도 무의식적으로 가장 끌리는 것, 추(醜)!
이 <예쁘지 않은 것>에서 미학은 완성된다!


취업을 위해 남성들까지 성형 수술을 하는 시대, 더 많은 이윤을 내기 위해 상품은 물론, 일상의 라이프스타일까지 디자인하는 시대, 다시 말해 아름다움이 그저 <보기 좋은 떡>이 아닌, 다른 것과의 차별화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경쟁력이자 곧 자본이 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돈을 주고 아름다움을 살 수 있는 시대, 그런 만큼 아름답지 않은 것에 대한 혐오와 가치 절하는 갈수록 심각해져 가지만, 한편에서는 기괴하고 아름답지 않은 것들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또
다른 경쟁력이 되고, 새로운 미적 가치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정도와 방법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이것이 인류가 미적 취향을 발전시켜 온 역사였음을 우리는 에코의 『추의 역사』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아름다움과 추함의 기준은 무엇인가? 추함은 곧 악인가? 에코는 전작 『미의 역사』를 통해 시대마다 문화마다 각기 다른 미의 기준이 존재하였음을 보여 주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에서 다음과 같이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추 또한 미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다른 것일까? 우리는 왜 죽음, 질병, 불완전성, 묵시록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우리가 섬뜩한 것, 끔찍한 것에 두려움과 역겨움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자석처럼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추한 것에 대해 느끼는 매력 뒤에 놓인 우리의 관음증적 충동은 무엇일까?
『추의 역사』는 <우리가 ≪추하다≫고 보는 사물이나 사람들에 대한 시각적, 언어적인 묘사들 속에서 그 자체의 기록들>(p. 8)을 찾아내어 방대한 추의 역사를 탐색한다. 시대에 따라 규범으로 정의되었던 획일적 미의 전횡으로부터 추가 인간 이성과 감성을 해방시켜 온 역사, 기피하거나 악으로 규정하고 적으로 여겼던 것들에 대해 부단히 탐구해 가면서 편견과 오해와 두려움을 하나씩 극복해 왔던 역사, 악마와 괴물을 인간화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우리 안의 악마성, 괴물성을 인정해 왔던 역사가 바로 <추의 역사>임을 보여 주는 것이다.
에코는 고대 그리스의 항아리부터 브뢰겔, 보스, 크라나흐, 고야를 거쳐 현재에 이르는 풍부한 회화 및 조각 작품과 함께, 평생의 연구를 바탕으로 시대별로 가장 유명한 작가와 철학자들의 인용문을 함께 제시하면서, 백과사전적 지식과 매혹적인 이야기 솜씨를 결합시켜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추에 관한 연구서를 완성한다. 밀턴의 사탄부터 괴테의 메피스토펠레스까지, 마법과 중세의 고문부터 순교자, 은둔자, 참회자까지, 저주받은 자와 악마 같은 자에 대한 인식부터 태음 발생과 해부된 주검까지, 다종다양한 신비의 괴물들과 송장을 파먹는 귀신부터 사육제의 놀라운 풍경까지, 퇴폐주의와 키치, 캠프, 그리고 과도함과 악의 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들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스스로 방어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실은 우리가 잠재의식적으로 가장 끌리는 것임을 보여 준다.

이상적인 추함, 이상적인 아름다움?
인류 문화사의 빛과 그림자, <미>와 <추>


이 책의 서문에서 에코는 미의 역사와 추의 역사가 어느 정도 공통적인 특성을 공유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미와 추의 개념이 여러 역사 시기마다, 또는 다양한 문화마다 상대적이라는 것이다. 에코는 그리스 시대의 크세노파네스, 중세 시대 비트리의 제임스, 근대 시기의 볼테르의 입을 빌려 이러한 점을 강조한다. 특히 볼테르는 추가 미의 단순한 반대 개념이 아닐 뿐만 아니라, 어떤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우리가 가진 미에 대한 개념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미와 추의 관련성에 관한 인터뷰에서도 에코는 아래와 같은 볼테르의 말을 인용하여 답변하고 있다(별첨 자료 참조).

두꺼비에게 미가 무엇인가, 진정한 미, 토 칼론to kalon이 무엇인지 물어보라. 두꺼비는 작은 머리에서 튀어나온 왕방울처럼 아름답고 둥근 두 눈, 넓고 납작한 목, 노란 배와 갈색 등을 가진 암컷 두꺼비가 아름답다고 대답할 것이다. 기니의 흑인에게 물어보라. 그에게는 검고 기름진 피부, 깊이 파묻힌 눈, 납작한 코가 아름다움일 것이다. 악마에게 물어보라. 악마는 <미>란 두 개의 뿔, 네 개의 발톱, 그리고 하나의 꼬리라고 대답할 것이다. -- 서문, p. 10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시기에 우리는 추를 미의 반대 개념으로 정의하였고, 실은 이러한 정의가 추라고 하는 중요한 개념을 미에 비해 소홀히 다뤘던 이유가 아닌가 생각된다. 에코는 『추의 역사』에서 추란 무엇인가를 밝히기 위한 분류학을 전개하며, <추에 대한 개념이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추를 조화나 비례, 완전무결함으로 이해되는 미의 반대라고 말할 수 없다>(p. 16)는 점을 분명히 한다. 또한 추함 자체와 형식상의 추함을 구분함으로써, <악마도 잘만 묘사된다면 아름다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지나친 아름다움이 추가 되기도 하고, 추가 때론 <이상적인 아름다움>으로 다가올 수도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 준다. 결국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추가 미의 반대 개념이 아니라, <미>와 <추>는 결코 떨어져서 생각될 수 없는, 늘 함께 공존하는 인류 문화사의 <빛>과 <그림자>임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움베르토 에코의 『추의 역사』는 2007년 출간 당시 언론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이탈리아 언론의 관심은 남달랐는데, 그 가운데 일간지 「일 솔레 24 오레」는 <이상적인 추함>이라는 제목으로, 「라 스탐파」는 <추한 것의 아름다움? 추함은 우리를 끌어들이고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든다>라는 제목을 통해, 이 책에서 다루어지는 주제가 얼마나 우리를 매혹시키는 동시에 혼란스럽게 만들었는지를 강조한다.

언론평

『추의 역사』는 혐오감에 관한 깊은 이론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은 깊이에서 부족한 부분을 백과사전적인 풍부함과 생생한 묘사의 넓이로 만회한다. 이 책은 서구 미술과 문학에서 찾아낸 수많은 추의 예들 사이사이에 짤막한 역사적, 철학적 해설을 곁들이면서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현대의 대중문화와 아방가르드 문화까지, 그 주제를 한눈에 바라볼 기회를 제공한다. 독자들은 요란하거나 음란한, 또는 역겹거나 끔찍한 그간의 형태에서는 온전히 드러나지 않았던 추의 한 측면을 발견하느라 몹시 바쁠 것이다. ― 『뉴욕 타임스』

전 시대를 아우르는 미학의 핵심적인 두 개념 사이의 상호 연관 성에 대하여 정통한 에코는 추의 역사가 미의 역사의 반대 면과 그 맥을 같이하고 있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하였다. - 「일 솔레 24 오레Il sole 24 ore」

이미 아리스토텔레스는 추함이 우선은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를 끌어들였다가 그 뒤에 곧바로 내쫓아 버린다고 이야기하였다. 결국 <아름다운 것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매력을 끄는 것이 아름다운 것>처럼, 추한 것이 추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이 추한 것이다. 추함은 아름다움의 반대가 아니라 그 일부이다. ― 「라 스탐파La Stampa」

■ 별첨: 움베르토 에코 인터뷰(이탈리아의 주간지 『오지Oggi』, 2007. 10. 24)
아름답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 돈을 주고 아름다움을 살 수 있는 시대,
애써 피하려 하지만 그럼에도 무의식적으로 가장 끌리는 것, 추(醜)!
이 <예쁘지 않은 것>에서 미학은 완성된다!


(좌) 베르나르도 스트로치, 「바니타스」, p. 158.
(우) 펑크 로커, p. 429.
취업을 위해 남성들까지 성형 수술을 하는 시대, 더 많은 이윤을 내기 위해 상품은 물론, 일상의 라이프스타일까지 디자인하는 시대, 다시 말해 아름다움이 그저 <보기 좋은 떡>이 아닌, 다른 것과의 차별화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경쟁력이자 곧 자본이 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돈을 주고 아름다움을 살 수 있는 시대, 그런 만큼 아름답지 않은 것에 대한 혐오와 가치 절하는 갈수록 심각해져 가지만, 한편에서는 기괴하고 아름답지 않은 것들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또
다른 경쟁력이 되고, 새로운 미적 가치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정도와 방법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이것이 인류가 미적 취향을 발전시켜 온 역사였음을 우리는 에코의 『추의 역사』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아름다움과 추함의 기준은 무엇인가? 추함은 곧 악인가? 에코는 전작 『미의 역사』를 통해 시대마다 문화마다 각기 다른 미의 기준이 존재하였음을 보여 주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에서 다음과 같이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추 또한 미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다른 것일까? 우리는 왜 죽음, 질병, 불완전성, 묵시록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우리가 섬뜩한 것, 끔찍한 것에 두려움과 역겨움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자석처럼 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추한 것에 대해 느끼는 매력 뒤에 놓인 우리의 관음증적 충동은 무엇일까?
『추의 역사』는 <우리가 ≪추하다≫고 보는 사물이나 사람들에 대한 시각적, 언어적인 묘사들 속에서 그 자체의 기록들>(p. 8)을 찾아내어 방대한 추의 역사를 탐색한다. 시대에 따라 규범으로 정의되었던 획일적 미의 전횡으로부터 추가 인간 이성과 감성을 해방시켜 온 역사, 기피하거나 악으로 규정하고 적으로 여겼던 것들에 대해 부단히 탐구해 가면서 편견과 오해와 두려움을 하나씩 극복해 왔던 역사, 악마와 괴물을 인간화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우리 안의 악마성, 괴물성을 인정해 왔던 역사가 바로 <추의 역사>임을 보여 주는 것이다.
에코는 고대 그리스의 항아리부터 브뢰겔, 보스, 크라나흐, 고야를 거쳐 현재에 이르는 풍부한 회화 및 조각 작품과 함께, 평생의 연구를 바탕으로 시대별로 가장 유명한 작가와 철학자들의 인용문을 함께 제시하면서, 백과사전적 지식과 매혹적인 이야기 솜씨를 결합시켜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추에 관한 연구서를 완성한다. 밀턴의 사탄부터 괴테의 메피스토펠레스까지, 마법과 중세의 고문부터 순교자, 은둔자, 참회자까지, 저주받은 자와 악마 같은 자에 대한 인식부터 태음 발생과 해부된 주검까지, 다종다양한 신비의 괴물들과 송장을 파먹는 귀신부터 사육제의 놀라운 풍경까지, 퇴폐주의와 키치, 캠프, 그리고 과도함과 악의 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들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스스로 방어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실은 우리가 잠재의식적으로 가장 끌리는 것임을 보여 준다.

이상적인 추함, 이상적인 아름다움?
인류 문화사의 빛과 그림자, <미>와 <추>

이 책의 서문에서 에코는 미의 역사와 추의 역사가 어느 정도 공통적인 특성을 공유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미와 추의 개념이 여러 역사 시기마다, 또는 다양한 문화마다 상대적이라는 것이다. 에코는 그리스 시대의 크세노파네스, 중세 시대 비트리의 제임스, 근대 시기의 볼테르의 입을 빌려 이러한 점을 강조한다. 특히 볼테르는 추가 미의 단순한 반대 개념이 아닐 뿐만 아니라, 어떤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우리가 가진 미에 대한 개념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미와 추의 관련성에 관한 인터뷰에서도 에코는 아래와 같은 볼테르의 말을 인용하여 답변하고 있다(별첨 자료 참조).


마세이스,「그로테스크한 여인」, p.172.
두꺼비에게 미가 무엇인가, 진정한 미, 토 칼론to kalon이 무엇인지 물어보라. 두꺼비는 작은 머리에서 튀어나온 왕방울처럼 아름답고 둥근 두 눈, 넓고 납작한 목, 노란 배와 갈색 등을 가진 암컷 두꺼비가 아름답다고 대답할 것이다. 기니의 흑인에게 물어보라. 그에게는 검고 기름진 피부, 깊이 파묻힌 눈, 납작한 코가 아름다움일 것이다. 악마에게 물어보라. 악마는 <미>란 두 개의 뿔, 네 개의 발톱, 그리고 하나의 꼬리라고 대답할 것이다. -- 서문, p. 10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시기에 우리는 추를 미의 반대 개념으로 정의하였고, 실은 이러한 정의가 추라고 하는 중요한 개념을 미에 비해 소홀히 다뤘던 이유가 아닌가 생각된다. 에코는 『추의 역사』에서 추란 무엇인가를 밝히기 위한 분류학을 전개하며, <추에 대한 개념이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추를 조화나 비례, 완전무결함으로 이해되는 미의 반대라고 말할 수 없다>(p. 16)는 점을 분명히 한다. 또한 추함 자체와 형식상의 추함을 구분함으로써, <악마도 잘만 묘사된다면 아름다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따라서 지나친 아름다움이 추가 되기도 하고, 추가 때론 <이상적인 아름다움>으로 다가올 수도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 준다. 결국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추가 미의 반대 개념이 아니라, <미>와 <추>는 결코 떨어져서 생각될 수 없는, 늘 함께 공존하는 인류 문화사의 <빛>과 <그림자>임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움베르토 에코의 『추의 역사』는 2007년 출간 당시 언론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이탈리아 언론의 관심은 남달랐는데, 그 가운데 일간지 「일 솔레 24 오레」는 <이상적인 추함>이라는 제목으로, 「라 스탐파」는 <추한 것의 아름다움? 추함은 우리를 끌어들이고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든다>라는 제목을 통해, 이 책에서 다루어지는 주제가 얼마나 우리를 매혹시키는 동시에 혼란스럽게 만들었는지를 강조한다.
언론평

『추의 역사』는 혐오감에 관한 깊은 이론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은 깊이에서 부족한 부분을 백과사전적인 풍부함과 생생한 묘사의 넓이로 만회한다. 이 책은 서구 미술과 문학에서 찾아낸 수많은 추의 예들 사이사이에 짤막한 역사적, 철학적 해설을 곁들이면서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현대의 대중문화와 아방가르드 문화까지, 그 주제를 한눈에 바라볼 기회를 제공한다. 독자들은 요란하거나 음란한, 또는 역겹거나 끔찍한 그간의 형태에서는 온전히 드러나지 않았던 추의 한 측면을 발견하느라 몹시 바쁠 것이다. ― 『뉴욕 타임스』

라울 하우스만,「미술 비평가」, p.375.

전 시대를 아우르는 미학의 핵심적인 두 개념 사이의 상호 연관 성에 대하여 정통한 에코는 추의 역사가 미의 역사의 반대 면과 그 맥을 같이하고 있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하였다. - 「일 솔레 24 오레Il sole 24 ore」

이미 아리스토텔레스는 추함이 우선은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를 끌어들였다가 그 뒤에 곧바로 내쫓아 버린다고 이야기하였다. 결국 <아름다운 것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매력을 끄는 것이 아름다운 것>처럼, 추한 것이 추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이 추한 것이다. 추함은 아름다움의 반대가 아니라 그 일부이다. ― 「라 스탐파La Stampa」

■별첨: 이탈리아의 주간지 『오지Oggi』와의 인터뷰(2007. 10. 24)

진행자: 추의 역사를 쓰게 된 이유는?
움베르토 에코: 진부한 대답일 수 있지만 저는 졸업 논문에서 미학을 다루었고, 대학에서 미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름다움과 추함은 내 직업 자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직접적인 이유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저는 1961년에 봄피아니 출판사와 일하고 있었는데, 그때 <미의 역사>에 대한 자료들을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예산 등의 문제로 일을 접을 수밖에 없었는데, 모든 자료들을 서랍 속에 그대로 두었습니다. 한번 시작한 일을 끝마치지 못할 때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조금 실망스러웠죠. 그러다가 40년이 흐른 뒤에 CD로 만들 만한 주제를 찾아 달라는 요청받고, 비록 새로운 기술들로 예전의 화보들이 더 이상 쓸모없게 되기는 하였지만, 그때 생각했던 것을 다시 시도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CD에 담긴 <미의 역사>가 나오게 되었고 뒤에 책으로도 나오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미의 역사』가 27개국에서 번역되자 출판사가 그것과 유사한 책의 출판을 요청하였고,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추의 역사>입니다.

진행자: <추함은 아름다움의 반대말이다>라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요?
움베르토 에코: 아니지요. 무엇보다 아름답지 못한 것이나 사람이 반드시 추한 것은 아니니까요. 삶은 <그렇고 그런> 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것인데, 추함은 아름다움보다 훨씬 더 다양합니다. 아름다움에 대한 개념 또한 시대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루벤스의 그림 속의 한 여인이 오늘날 패션모델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아름다움은 항상 몇 가지 기준을 따라야만 합니다. 다시 말해 아름다운 코(비록 브리지트 바르도의 코와 그레타 가르보의 코가 다르기는 하지만)는 일정한 길이를 넘어가면 안 되는 것이거든요. 반면 추한 코에 대해서는 피노키오의 코에서부터 넓적코, 콧구멍이 셋인 코, 종기가 많이 난 코, 술주정뱅이의 붉은 코 등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상이 가능하지요. 따라서 추함의 이미지는 아름다움보다 어마어마하게 풍부합니다. 이 책을 펼쳐 보면 그것을 알게 될 겁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추함의 유형은 얼마나 되나요?
움베르토 에코: 비슷한 말을 사전에서 한번 살펴보세요. <추하다>라는 단어의 비슷한 말 가운데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것입니다. <불쾌하다>, <끔찍하다>, <역겹다>, <비위에 거슬리다>, <그로테스크하다>, <징그럽다>, <혐오스럽다>, <밉살스럽다>, <추잡하다>, <더럽다>, <역겹다>, <거부감 들다>, <음란하다>, <흉측하다>, <욕지기나다>, <구역질나다>, <구리다>, <기분 나쁘다>, <무시무시하다>, <천하다>, <천박하다>, <비열하다>, <공포스럽다>, <나쁘다>, <볼품없다>, <흉하다>, <몰골사납다>, <색다르다>, <찌그러지다>, <일그러지다> 등등이 있습니다. 혐오감을 불러오는 추함이 있는가 하면 연민을 불러오는 또 다른 추함이 있는 것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당신의 책에 있는 추한 사람이나 상황들에 대한 수많은 묘사들이 실상은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던데요.
움베르토 에코: 우리는 추함 자체의 표명(똥, 썩은 시체, 악취를 풍기는 주름투성이의 생명체)과 형식상의 추함이라 부르는 것, 예를 들면 추하지는 않지만 이가 빠진 모습의 얼굴과 같은 불균형에서 빚어진 추함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두 종류의 추함을 아름답게 표현한 것이 있지요. 이미 옛날 사람들은 <악마도 잘만 묘사된다면 아름다울 수 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어떠한 형태의 추함이라도 그것에 대한 충실하고 효과적인 예술적 묘사에 의해서 만회될 수 있습니다. 중세에 (이 시기는 고통과 괴로움, 죽음, 악마의 묘사가 매우 중요하였던 때였습니다) 보나벤투라는 악마의 추함이 잘만 묘사가 된다면 그 이미지는 아름다울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 책이 일종의 예술사를 다룬 것이라고 보아도 되나요?
움베르토 에코: 그것은 아닙니다, 이 책은 다양한 시기에 다양한 나라에서 사람들이 추한 것이라고 여겼던 것들의 역사입니다. 다만 과거에는 이용할 수 있었던 유일한 기록들이 사람들이 추하다고 여기던 것을 묘사하였던 예술 작품이었던 반면에 현대에 이르러서는 사진 등과 같은 다른 소재들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 다르다고 할 수 있지요.

진행자: 왜 추함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서양 문명에만 국한시켜 분석하게 되었나요?
움베르토 에코: 이 문제는 미의 역사에서 겪었던 것과 같은 것입니다. 고대 문명과 미개인들에게서도 예술적인 유물들을 발견하였지만 이러한 것들이 미적인 즐거움을 유발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종교와 관련된 두려움 또는 환희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인지를 말해 주는 이론적인 문서들을 이용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괴물들을 묘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벽화나 가면, 조각들이 원래의 이용자들에게 같은 의도나 효과를 보여 주지 않았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시적이고 철학적인 문헌들이 풍부한 다른 문화들(인도나 중국, 일본 문화와 같은)에서 우리는 이러한 이미지들과 형태들을 볼 수는 있지만, 문학이나 철학 서적들을 번역함에 있어서 비록 어떤 개념들을 <아름답다> <추하다>와 같은 서양의 어휘로 번역을 하는 데 익숙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개념들이 얼마만큼 우리 것들하고 같은 것인지를 확립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반인반수(半人半獸)의 미개하거나 원시적인 이미지가 서양인에게 무섭게 비칠 수 있지만 원주민에게는 자비로운 신을 묘사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채찍질을 당하고 피를 흘리는 예수의 굴욕적인 모습이 기독교인에게는 호감이나 연민,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반면에 이러한 끔찍한 모습이 비유럽의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흉측하게만 비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책을 보면 아름다움과 추함은 결국 관련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는데요.
움베르토 에코: 그렇습니다, 이 책은 추함과 아름다움의 이론이 아니라 이러한 개념들의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분명 아름다움과 추함의 개념은 문화와 시대를 통하여 변하였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크세노파네스는 <황소나 말과 사자 등이 손을 가지고 있다면, 그리고 그 손으로 그림을 그리고 인간처럼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말은 말과 비슷하게, 황소는 황소 비슷하게 신을 그려 낼 것이다. 그리고 신들에게도 자신들과 똑같은 몸을 만들어 줄 것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또 볼테르는 <두꺼비에게 미가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 두꺼비는 작은 머리에서 튀어나온 왕방울처럼 아름답고 둥근 두 눈, 넓고 납작한 목, 노란 배와 갈색 등을 가진 암컷 두꺼비가 아름답다고 대답할 것이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미의 인식에 대한 시대를 초월하는 변하지 않는 기준들은 없는 것인가요?
움베르토 에코: 우리는 아름다움과 관련하여 늘 비율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율에 대한 생각은 바뀌어 왔죠. 비율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 중세의 철학자는 고딕 성당의 형태와 면적을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르네상스 시대의 이론가는 1500년대의 교회를 생각하였습니다. 중세의 인물에게 르네상스 시대의 교회는 적절한 비율을 벗어난 것이었던 반면, 르네상스 시대의 사람들에게는 고딕 성당의 비율이 부조화스럽고 야만적으로 비쳤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름다움의 정의 속에서 아름다움의 즐거움이 소유욕(비너스와 사랑에 대한 욕구가 없을 때 밀로의 비너스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됩니다)을 배제해야만 한다는 생각은 거의 일관되게 유지되어 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추함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상황이 보다 복잡해집니다. 감정적인 동조 없이 평온하게 감상할 수 있는 추함이 있기는 하지만 추함은 종종 역겨움이나 거부감 같은 감정의 반발을 불러옵니다. 거듭 말하지만 이 때문에 추의 역사는 보다 흥미롭고 다양합니다.

진행자: 예술과 일상생활에서 아름다움과 추함의 구분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게 사실입니까?
움베르토 에코: 우리는 상반되는 모습을 한 모델들과 함께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도처에서 듣게 됩니다. 이제는 아름다움과 추함의 대립이 더 이상 미학적인 가치를 상실했기 때문이죠. 영화와 텔레비전, 잡지, 광고, 패션은 고대의 모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아름다움의 모델들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르네상스 시대의 한 화가에 의해서 그려진 브레드 피트나 샤론 스톤, 조지 클루니, 니콜 키드만의 얼굴들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미학적, 성적) 이상들과 일체감을 보여 주는 오늘날의 젊은이들이 르네상스 시대의 사람에게는 거부감을 불러일으켰을 행동을 하는 록 가수들에게 열광하고 있습니다. 이 젊은이들은 매릴린 먼로보다는 매릴린 맨슨의 모습과 닮게끔 화장을 하고 문신을 새기며, 자기 살에 피어싱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분명 대중매체들에 의해서 과장된) 이러한 행동들이 (전 세계 인구 전체와 비교할 때) 소수에 의해 행해진 그렇고 그런 현상들이 아닌가 자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피상적인 모습들을 통하여 우리를 엄습해 오는, 알고 싶지 않은 보다 근본적인 추함을 떨쳐 버리고자 하는 것은 아닌지 반문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끔찍한 장면들을 늘 접하게 됩니다. 우리는 부풀어 오른 배에 해골 같은 모습의 아이들이 배고픔으로 죽어 가는 이미지들과 침략자들에 의해서 강간을 당하는 여인들의 이미지, 가스실을 향하는 뼈만 앙상한 사람들의 모습을 계속해서 연상시키는 고문을 당하는 사람들의 이미지들을 보게 됩니다. 우리들 각자는 이러한 것들이 역겨움과 두려움,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단지 도덕적인 의미에서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우리들은 주저 없이 추함을 인식하게 됩니다. 그리고 끝내 이것을 즐거움의 대상으로 바꾸어 내지 못합니다. 따라서 예술이 일그러진 얼굴들과 흉측해진 신체들을 묘사하는 것은 아마도 우리들을 위협하는 추함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함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목차

서문

Chapter I. 고대 세계의 추
1. 미가 지배했던 세계? 2. 그리스 세계와 공포

Chapter II. 수난, 죽음, 순교
1. 우주에 대한 적 관점 2. 그리스도의 수난
3. 순교자, 은둔자, 회개자 4. 죽음의 승리

Chapter III. 묵시록, 지옥, 악마
1. 공포의 우주 2. 지옥 3. 악마의 변형

Chapter IV. 괴물들과 기이한 것들
1. 불가사의한 것들과 괴물들 2. 측정 불가능한 것의 미학
3. 괴물들의 교화 4. 신기한 것들,

저자소개

1932년 이탈리아 알레산드리아에서 태어난 움베르토 에코는 현재 볼로냐 대학의 기호학 교수이다. 우리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는 에코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철학과 중세를 배경으로 한 소설에서부터 현대의 대중문화와 가상현실에 대한 담론에 이르기까지 미학, 기호학, 문학, 에세이, 문화 비평 등의 영역에서 이론과 실천의 경계를 넘나들며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에코의 저서로는 『장미의 이름』, 『바우돌리노』, 『푸코의 진자』, 『전날의 섬』 등의 베스트셀러 소설들과 『미의 역사』, 『중세의 미와 예술』, 『칸트와 오리너구리』, 『논문 잘 쓰는 방법』, 『대중의 슈퍼맨』, 『해석의 한계』, 『소설 속의 독자』, 『기호와 현대 예술』, 『해석이란 무엇인가』, 『무엇을 믿을 것인가』, 『낯설게 하기의 즐거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묻지 맙시다』, 『미네르바 성냥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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